“안전 잘 지키는 안전지킴이 될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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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은혜 기자
  • 승인 2014.03.24 08:5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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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집안전공제회 영유아 대상 안전인형극 눈길

【베이비뉴스 정은혜 기자】

 

21일 오전 경기도 안양시 신촌어린이집에서 어린이집안전공제회의 찾아가는 안전인형극 '뒤죽박죽 곤충나라'가 상연되고 있다. 이기태 기자 likitae@ibabynews.com ⓒ베이비뉴스
21일 오전 경기도 안양시 신촌어린이집에서 어린이집안전공제회의 찾아가는 안전인형극 '뒤죽박죽 곤충나라'가 상연되고 있다. 이기태 기자 likitae@ibabynews.com ⓒ베이비뉴스

 

“구리야, 선생님께서 책상 위에 올라가면 위험하다 하셨어.”

 

“선생님 잔소리 너무 싫어. 난 내가 하고 싶은 대로 할 거야.”

 

어린이집에서 말썽을 자주 일으키는 개구쟁이 친구인 구리. 오늘도 구리는 친구 래비 근처를 맴돌며 장난거리를 찾고 있었다. 그러던 중 래비가 갖고 놀던 인형을 빼앗아 자신의 손도 잘 닿지 않는 높은 난간 위에 인형을 올려놨다. 그 과정에서 책상을 밟고 올라선 것. 선생님께서 구리에게 ‘그러면 안 된다’고 했지만, 구리는 그때만 ‘예~’하고 돌아서선 또 다른 친구들에게 짓궂은 장난을 쳐댔다. 

 

21일 오전 경기도 안양시 동안구 호계동 신촌어린이집(원장 박춘호)에서 인형극을 보던 아이들은 구리의 모습에 연신 ‘안 돼’, ‘그러지마’라고 소리를 질렀다. 현장에서는 꽃잎반, 나무반, 열매반 아이들 100여 명이 옹기종기 모여 앉아 인형극을 관람했다.

 

아이들의 목소리가 닿은 걸까. 어느날 낮잠을 자던 구리는 ‘뒤죽박죽 곤충나라’라는 곳에서 눈을 뜨게 된다. 이곳은 모든 게 뒤죽박죽이어서 곤충들이 넘어지고 부딪히고 다치는 나라다.

 

낯선 세계에 와서 혼란스러운 구리에게 한 친구가 조언해준다. “곤충 친구들이 다치지 않게 도와주면 별을 한 개씩 줘. 별을 3개 모으면 네가 살던 집으로 다시 돌아갈 수 있어.” 그 후부터 구리는 곤충나라에서 안전지킴이 역할을 수행하게 된다.

 

친구와 손잡고 마구 뛰어다니는 개미에게 ‘이렇게 손잡고 다니면 재밌을진 몰라도 위험할 수 있어’라고 말하며 천천히 걸어 다니라고 말한다. 또 미끄럼틀을 반대로 거슬러 올라가 친구와 부딪힐 뻔한 달팽이에게는 거꾸로 올라가면 안 된다고 조언하기도 했다. 그러면서 구리는 친구들을 안전하게 도와주는 일이 생각보다 쉽고 재미있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변화된 구리의 모습에 아이들은 심각한 얼굴을 풀고 깔깔대며 웃었다. 몇몇 아이들이 안전지킴이 노래를 부르자 거의 모든 아이들이 따라 불렀다. “안 돼요. 안 돼. 그러면 안 돼요. 복도에서 뛰어가면 부딪쳐요. 계단에서 뛰어가면 넘어져요. 친구들과 위험한 장난 안돼요. 안전하게 행동하면 다치지 않아요. 우리는 안전을 잘 지키는 안전지킴이 되어요.”

 

아이들의 눈과 귀를 사로잡은 이 인형극은 어린이집안전공제회(이사장 양희산, 이하 안전공제회)가 기획·제작해 지난해부터 전국 어린이집 만 3~5세를 대상으로 진행하는 ‘찾아가는 안전 인형극’이다. 기존 인형극과 달리 어린이집 내에서 자주 발생하는 안전사고를 에피소드로 구성한 점이 특징이다. 영유아보육법에 명시된 보육의 기본목표 중 가장 우선시되는 ‘안전문제’를 고려한 작품이다. 

 

실제로 어린이집에선 ‘뒤죽박죽 곤충나라’와 같은 유형의 안전사고가 발생하고 있다. 안전공제회에 따르면 지난 2010년 안전공제회에 사고 접수된 어린이집 내 안전사고로는 만 2~3세 사고가 전체의 47%로 높은 비중을 차지했다. 사고유형별로는 부딪힘 사고가 39.3%로 가장 많았고 뛰어가다 넘어지거나, 문틈에 끼이고 떨어지는 등의 사고도 빈번히 일어났다.

 

이러한 어린이집 내 안전사고를 미연에 예방하는 차원에서 안전공제회는 안전인형극을 매달 10회 이상 진행하고 있다. 이를 통해 아이가 위험을 인식하고 자기 스스로 안전을 지키기 위한 태도와 습관을 길러주는 것이 궁극적인 목표다.

 

안전인형극은 이해하기 어려울 수 있는 안전문제를 쉽게 풀어냈다. 아이들의 눈높이에 맞추기 위해 어린이집 보육교사 출신들이 인형극 선생님으로 배치됐다. 이들은 높은 곳에 있는 물건을 내릴 땐 선생님께 요청하고, 미끄럼틀을 어떻게 타야하는 건지, 복도나 계단에서는 어떻게 행동해야 하는지 등 안전수칙을 재미있게 말해준다.
 
또한 안전인형극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사후활동으로의 연계도 가능하다. 기억에 남는 장면을 그리거나 주인공 가면을 만드는 미술영역부터 인형극 놀이를 해보는 역할영역, 우리만의 안전 약속을 정하고 인형극 무대를 구성해보는 등 표준보육과정과 연계한 활동도 할 수 있다.

 

현재 안전인형극은 주로 교육, 문화 취약지역 어린이집 대상으로 진행하며 상·하반기 두 차례 신청을 미리 받는다. 올해 상반기의 경우 55개소를 신청받는 공모에 634개소의 어린이집이 신청할 정도로 인기가 높다.

 

1회 150~200만 원의 비용이 드는 공연을 무료로 제공하기에 안전인형극을 신청한 어린이집이 재신청하는 경우도 드물지 않다. 하지만 인력 한계의 문제로 신규 어린이집을 우선순위에 두고 있다.

 

박춘호 원장은 “부모가 안심하고 아이를 맡길 수 있도록 아이 안전에 대한 부분을 평소에도 많이 신경쓰고 있다”며 “같은 인형극이라도 안전공제회에서 진행하는 인형극이 몇 배나 효과 있다고 생각해서 신청하게 됐다. 아이들 반응보니 내년에도 재신청 해야겠다”고 만족감을 드러냈다.

 

어린이집안전공제회 관계자는 “어린이집에서는 다른 친구들과 어울려 오랜 시간을 보내야 하기 때문에 더불어 안전하게 지낼 수 있는 안전교육은 꼭 필요하다”며 “현재 실내안전 중심에서 교통안전, 현장학습 등을 포함한 실외안전을 주제로 한 인형극을 개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한편 어린이집안전공제회는 안전한 보육환경 조성을 위해 어린이집에서 발생하는 모든 사고에 대해 적정하게 보상하고, 어린이집 안전사고 예방을 위한 다양한 홍보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오는 6~7월 중 안전인형극 하반기 공고를 내고 5월 중에는 안심보육 캠페인 등을 실시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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