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생제가 되레 면역력 저하 초래할 수 있어
항생제가 되레 면역력 저하 초래할 수 있어
  • 칼럼니스트 김종승
  • 승인 2014.05.16 16:0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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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균을 죽이기 보다는 이기게 하는 치료 받아야

[연재] 맑은 한약 이야기

 

요즘 아이들은 예전과 달리 감기를 달고 사는 경우가 참 많은 것 같습니다. 감기에 자주 걸리기도 하고 요즘은 감기가 감기로 끝나지 않고 심해지면 입원까지 자주 하는 아이도 많습니다. 감기뿐 아니라 예전에는 듣도보도 못한 비염이나 아토피, 천식 같은 알레르기 질환이 전염병 수준으로 창궐합니다.

 

그렇다면 왜 요즘 아이들은 이렇게 면역력이 약할까요? 흔히 얘기하는 공해 때문에? 인스턴트 음식이나 첨가물 많이 든 과자를 많이 먹어서? 아니면 모유를 안먹어서 일까요?

 

일반적으로 나쁘다고 알려져 있는 것들이 여러 가지가 있지만 임상에서 직접 진료를 하다 보면 공해가 거의 없이 공기 좋고 물 좋은 시골에서 사는 아이도 감기, 비염 달고 사는 아이도 있고, 첨가물이 없는 유기농만 먹고도 심한 아이들은 심하거나 좀 나아지긴 하지만 딱 떨어지진 않는 경우도 있으며 또한 모유를 먹고도 알레르기로 고생하는 아이들이 생각보다 많습니다.

 

원인은 위에 얘기한 것들 외에도 복합적으로 작용했겠지만 많이 간과하고 있는 원인이 따로 있는데 그것은 바로 무분별한 항생제의 남용입니다.

 

일반적으로 아이들이 감기 걸리면 가정용 상비약이나 혹은 바로 소아과 데리고 가서 약 처방 받아서 먹이게 됩니다. 그런데 최근에 조금 줄었다고는 하지만 여전히 소아과 처방을 보면 좀 심한 아이들은 항생제가 들어가 있습니다. 몇 년 전 EBS를 통해서 방송되었던 ‘감기의 진실’만 보아도 외국 의사들이 항생제 처방이 많이 들어가 있음에 놀라워 하며 우려하는 인터뷰를 한 것이 있습니다. 美 FDA에서는 2세 미만 영유아에게 감기약 금지시켰고 심지어 제약회사들은 스스로 4살미만 아이들에게 처방하지 말라고까지 경고했습니다.

 

그렇다면 항생제가 왜 안좋을까요? 항생제는 세균을 죽이는 약입니다.

 

항생제를 복용하면 전신에 작용하기 때문에 당연히 장내에 세균들도 항생제의 영향을 받아 죽게 됩니다. 장내에는 나쁜 균들도 있겠지만 유산균 같은 유익한 균도 있는데 이러한 좋은 균들도 다 같이 없어지게 됩니다. 즉, 우리 몸에서 면역의 70~80%를 담당하고 있는 곳이 장인데 항생제로 인해 유익균과 결부된 장의 기능이 저하되면 몸 전체의 면역기능에도 이상이 생기는 것은 당연한 결과일 수 밖에 없습니다.

 

몸 속 장내 세균들은 수 억년 전부터 공생해 오던 균들입니다. 이런 균들이 해오던 역할들이 요즘 들어 속속 밝혀지고 있습니다. 장내 미생물들이 우리의 육체적 건강뿐 아니라 정신적 건강에도 일정부분 역할을 한다는 정도까지 밝혀지고 있습니다.

 

유익균들의 역할을 간단히 정리하면 크게 3가지로 구분할 수 있는데,

 

1.대장으로 들어온 미처 소화되지 못한 음식물을 추가 분해해서 영양분을 획득합니다.

 

2.외부에서 침입한 식중독균 같은 병원균을 자라지 못하게 합니다.

 

3.비타민 등 여러 가지 인체에 필요한 물질을 생산하는데 그 물질들이 면역이나 비만, 동맥 혈관에 쌓이는 혈전, 심지어 우울증 정신적인 영역에도 직접 관여합니다.

 

특히 면역력과 관련하여 2012년 ‘사이언스’ 지에 장내 미생물들이 인체면역에 중요하다는 사실이 실렸습니다. 즉 장내 미생물 중에는 인간의 면역세포, 특히 T세포를 활성화하는 ‘유익한 미생물’이 있고 이것이 적절한 선을 유지하지 않으면 면역에 문제가 생겨 대장염, 알레르기 등이 생기며 소아당뇨, 류머티즘 같은 자가면역질환, 즉 자기 세포를 적으로 오인해 공격하는 병이 발생한다는 것입니다. 이런 연구는 속속 계속 되고 있습니다. 얼마 전에도 영국 의학잡지 '란셋' 지에도 천식에 있어서 미생물과 점막면역이 관계가 있다는 연구도 나왔습니다.

 

이렇게 많은 역할을 하는 장내 생태계에 항생제 폭탄으로 융단폭격을 가하면 유익균들까지 다 사라져 버려 여러 가지 건강상의 문제가 나타나게 되는 것이고 그 중 면역력이 약화되는 문제도 나타나게 되는 것입니다. 그래서 어렸을 때 항생제를 많이 사용한 경우 천식 등 각종 알레르기질환, 비만, ADHD 등이 늘어나게 되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무심코 내 아이에게 먹인 항생제가 이런 무서운 결과들을 초래할 수 있습니다.

 

면역과 관련된 다른 내용으로 위생가설 등도 있지만 최근 뉴스 중에 ‘신생아 때의 세균 노출이 평생 건강에 도움이 된다’는 연구 결과도 있고 작년에 SBS를 통해 방송된 ‘99.9% 살균의 함정’이라는 내용을 보아도 나쁜 것은 없애겠다고 살균, 소독을 통해 미생물을 박멸시키는 것이 오히려 유익균까지 죽여 우리의 면역력을 떨어트리는 결과를 초래했다는 내용이 방송되었는데 다시 생각해 보면 항생제도 똑같은 역할을 하고 있다는 것을 이해하실 수 있을 것입니다.

 

감기 증상이 조금만 있어도 병의원에서 항생제 처방을 받아 먹이는 것 보다는 조금 힘들더라도 그냥 놔두면 자연스럽게 나아집니다. 왜 이렇게 오래 갈까 생각하시지만 원래 아이들은 감기의 자연 경과가 2주 정도 갑니다. 그렇게 해야 자연스럽게 면역력이 길러지는 것이죠. 즉, ‘물고기(세균이나 박테리아)를 잡아 주기(항생제) 보다는 물고기 잡는 법(면역력)을 알려줘야 한다’는 것이 아이의 평생 건강을 위해서도 필요하다는 것입니다.

 

만약 증상이 심하거나 감기나 중이염이 너무 자주, 너무 오래 간다면 항생제나 기타 면역계를 교란시키는 약들보다는 인체에 친화적이고 아이의 나이에도 상관없이 처방할 수 있는 맑은한약과 같은 한방 치료로 케어해 준다면 감기가 한약으로 치료할 때 오히려 더 잘 낫는다는 걸 알 수 있습니다.

 

*칼럼니스트 김종승은 현재 1997년부터 소아청소년 임상치료를 하고 있는 아이엔여기한의원(www.inyogi.com)의 대전점 원장으로 난치질환을 포함한 다양한 소아질환을 치료하고 있다. 잘못된 상식으로 관리하다 아파서 오는 아이들을 임상에서 치료하면서 안타까워 하여 풍부한 진료 경험과 다양한 국내외 연구 논문들을 바탕으로 건강한 육아를 위한 바른 정보를 널리 알려 바로 잡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현재 베이비뉴스 맘스닥(http://momsdoc.ibabynews.com) 주치의로도 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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