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 소화 돕고 면역력 높인다
침이 마르면 입 속부터 몸 속 건강까지 나빠져
[연재] 김소형의 힐링타임
한의학에서 침은 우리 몸에 반드시 필요한 진액 중 하나로 옥처럼 귀하다고 해서 옥액(玉液)이라고 불리기도 했습니다. 동의보감에는 어떤 사람이 침 뱉기를 좋아해 몸이 마르고 허약해졌으나 침 뱉기를 멈추고 다시 삼키기 시작한 뒤로 몸에 윤기가 흐르게 되었다는 이야기도 있습니다. 이처럼 한의학에서는 건강을 유지하려면 침도 함부로 뱉지 말라고 했는데, 그만큼 침에는 건강에 도움이 되는 중요한 성분들이 많이 함유되어 있습니다.
소화 효소인 아밀라아제나 리파아제, 면역글로불린 같은 면역물질, 항노화 호르몬인 파로틴, 살균 작용을 하는 라이소자임 등이 모두 침에 들어있습니다. 즉, 침이 잘 분비되어야 소화흡수가 원활해져서 위장의 부담을 줄여줄 수 있으며, 세균이나 박테리아 등 유해물질을 해독할 수 있습니다. 또한 인체의 면역력을 높이고 노화 예방에도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반대로 침이 잘 분비되지 않으면 소화가 잘 되지 않는 상태에서 비위에 부담을 주게 되고 담음(痰飮)이라는 독소가 발생하게 됩니다. 이것이 신진대사를 방해하면서 비만을 초래할 수도 있고, 면역력을 약화시켜 다양한 질병에 노출될 수 있습니다.
침 분비를 원활하게 만드는 가장 좋은 방법은 음식물을 잘 씹는 것입니다. 하지만 조리 도구나 가공 기술의 발달로 옛날과 달리 딱딱하고 질긴 음식을 섭취할 일이 줄어들었습니다. 게다가 시간이 곧 돈인 현대사회에서 대부분의 사람들이 급하게 식사를 하면서 음식을 꼭꼭 씹기보다는 대충 씹어 넘기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런 사소한 생활 습관이 침 분비를 줄이고 소화불량을 유발하고 신진대사를 저해하는 요인이 되고 있습니다. 따라서 식사를 할 때 한 수저에 50회 정도는 씹는 습관을 갖추는 것이 좋습니다.
음식을 먹을 때 뿐만이 아니라 평상시 침 분비를 촉진하는 건강법도 있습니다. 예로부터 전해 내려온 연진법과 고치법이 그것인데, 쉽고 간단하므로 아침마다 활용하는 것도 좋습니다. 동의보감 내경편에 나오는 연진법은 침을 고이게 만들어 삼키는 방법으로 혀 끝을 윗잇몸에 대고 잇몸 전체를 마사지해주면 되는데, 이렇게 하면 자연스럽게 입 안에 침이 고이게 되며 그 침을 삼켜주면 됩니다. 옛 문헌에는 연진법을 장수의 비결로도 꼽고 있는데, 연진법으로 120세까지 건강하게 살았다는 기록도 있습니다.
고치법은 입술을 가볍게 다문 후 윗니와 아랫니를 서로 부딪혀주는 방법입니다. 한번 할 때 36회 정도 해주면 됩니다. 고치법을 하면 입 안에 침이 고이며 치아가 튼튼해지고 머리도 맑아지는 효과가 있습니다. 그러나 고치법을 할 때 치아끼리 심하게 부딪힐 경우 치아가 상할 수 있으므로 강하게 부딪히지 않도록 주의해야 합니다.
이 외에도 침 분비를 촉진하는 다양한 방법들이 있습니다. 껌 씹기도 도움이 될 수 있는데, 껌을 씹을 경우 고치법처럼 치아가 부딪히면서 침이 활발하게 분비될 수 있습니다. 노래를 부르는 것 역시 침 분비를 돕습니다. 노래를 부르게 되면 혀가 위 아래로 활발하게 움직이면서 입 안에 침을 고이게 만들 수 있습니다.
침의 분비를 촉진하는 것이 꺼림칙하다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피로나 스트레스를 비롯해서 건강 상태가 좋지 않아서 침이 원활하게 분비되지 않을 경우에는 당장 구강 청결에 문제가 생길 수 있습니다. 입이 마르게 되면 세균이 증식하고 충치를 비롯해 각종 구강 질환의 발생 위험도 커질 수 있으며 불쾌한 입 냄새도 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우리 몸의 중요한 진액 중 하나인 침이 마르지 않도록 해주는 것이 좋습니다.
*칼럼니스트 김소형은 경희대학교 한의과대학원 한의학 박사로 amicare 김소형한의원 원장, amicare 대체의학 연구원장으로 일하고 있다. 메리어트호텔 B&I클리닉 한방주치의와 SBS의무실 한방주치의를 역임했다. 저서로는 '꿀피부 시크릿', '데톡스 다이어트', 'CEO건강보감', '김소형의 경락 마사지 30분', '김소형의 귀족피부 만들기', '자연주의 한의학', '아토피 아가 애기똥풀 엄마'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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