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아보다 더 중요한 것은 태아발달
임부의 건강이 태아의 정신적·육체적 특징 좌우한다
[연재] 하라비의 생활 섭생(攝生) 이야기
소리꾼 장사익 선생님의 ‘역’이란 노랫말 중에 “한 세월 그냥 버티다 보면 덩달아 뿌리 내려 나무 될 줄 알았다”는 구절이 있는데, 사람들의 일상적인 삶을 잘 표현했다는 생각을 합니다. 사실 이미 성장한 결과로서의 나무를 보면 모든 나무들이 그냥 시간이 흐르면 저절로 커진 것처럼 보입니다. 그러나 그 나무되는 과정을 조금만 더 살펴보면 아주 작은 씨앗일 때부터 치열한 삶을 살아야 햇볕과 땅과 물과 바람을 느낄 수가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마찬가지로 사람도 결혼하면 누구나 아이를 낳고 기르게 된다고 생각하기 쉽습니다. 그러나 현실에서는 아이 때문에 고민하는 부모들이 많습니다. 그 고민의 많은 부분을 유전적인 체질이나 집안환경 혹은 어떤 사건 때문이라고 생각하기 쉽습니다만, 의외로 아기의 발달이 시작하는 태아 때의 환경이 가장 크게 영향을 미칩니다. 이해를 쉽게 하기 위해 예를 들면 흰 도화지에 가장 먼저 칠하는 색이 나머지 색에 영향을 많이 주는 것과 같습니다.
그러면 태아 때의 환경은 구체적으로 어떤 것일까요?
일단 임부의 몸입니다. 임부의 몸이 건강해야 고른 영양으로 아기의 발육을 정상적으로 발달시키고, 또한 육체적 불안에서 오는 고통이 없어야 감성이 고루 발달합니다.
그 다음은 임부의 정서입니다. 임부의 정서가 불안하면 그 정서는 그대로 아기한테 전달되어 아기도 불안해집니다. 그러면 아기는 그 불안을 회피하기 위하여 일부 감각을 차단하기도 하는데 그것의 결과가 자폐증이라고 생각됩니다. 한편 방사선 초음파 그 외 전자기선이나 우리가 매일 섭취하는 물이나 음식 속에 들어 있는 제초제 등의 독극물에 의한 것은 분명히 실재하는 불안요소이지만 현대사회에서 개인이 어찌할 수 있는 부분은 아닙니다.
태아의 발달환경 가운데 임부의 정서 역시 많은 사람의 협조가 필요한 부분이기도 하고 때로는 어쩔 수 없는 과거사가 되는 경우도 있어 실제로는 임부가 선택할 수 있는 범위는 매우 제한적입니다. 그에 비해 임부의 몸은 태아에 가장 직접적인 영향을 주는 부분인데 그러나 약간의 정성과 비용으로 쉽게 바꿀 수 있어 바로 이 부분에 대해서 말하고자 합니다.
임상에서 아기의 건강 때문에 상담하는 경우, 백이면 백이라고 말할 수 있을 정도로 산부의 건강에 문제가 있다는 것입니다. 개인마다 제각각인 임부의 건강상태를 열거할 수 없으나 간단한 한방진단을 이용하면 누구나 쉽게 임부에 건강에 문제가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물론 일반인들이 그 문제가 어떤 것인지는 알기 어렵습니다만, 다만 문제가 있다 없다 정도는 알 수 있다는 것이지요. 다음에 열거해 봅니다.
첫째 임부(이하 새색시 포함)가 가만히 바로 누운 다음 손으로 가슴과 배를 여기 저기 눌러보아 유난하게 아프거나 혹은 근육의 탄력이 없이 단단한 부분이 있는지 알아봅니다. 아프거나 단단한 것은 몸 안에서 병리가 진행되고 있다는 뜻입니다.
둘째 등을 여기 저기 두드려보아 유난히 아프거나 울리는 부분이 있나 확인해 봅니다.
셋째 임부의 혀를 보아 혀가 크거나 얼룩져있거나 너무 새빨갛거나 백태가 두껍거나 백태대신 황태나 갈색인지 확인해 봅니다.
넷째 생리나 대소변에 이상이 있는지 알아봅니다.
이상의 지극히 간단한 검사에 자신은 분명히 다른 사람들과 다르다고 느꼈다면 비록 임신과 임신유지가 가능한 체력이라고 하더라도 태아한테는 부정적인 영향을 주는 것이 확실한 것입니다. 그러니 반드시 몸을 다스리고 난 후에 아이를 가지는 것이 좋고, 이미 가졌다면 임신 중이라도 한약으로 치료해 주는 것이 최선입니다.
이러한 정성과 비용이 개인에 따라 설사 크게 느껴지더라도 그러나 아이가 태어나서 이로 인하여 겪게 되는 아이나 엄마의 고통에 비하면 너무도 작은 것에 불과합니다. 자동차를 대충 만들면 도중에 수리비가 많이 들어갈 뿐 아니라 평소의 성능도 떨어집니다. 그러나 처음부터 정성들여 만들면 비록 시간은 걸리지만 도중에 수리비도 적게 들고 평소의 성능도 우수합니다. 장 선생님의 노랫말로 끝맺습니다. 덩달아 뿌리내려 나무 될 리는 없다고요.
*칼럼니스트 조연상은 현재 '하라비(강남 할아버지) 한의원' 원장으로 선(仙)의학 학회장을 맡고 있으며 서울대 동양사학과와 세명대 한의학과를 졸업했다. 엄마와 아이의 건강한 몸과 마음을 위한 올바른 섭생법을 알려주고자 베이비뉴스에 칼럼을 연재하고 있으며 한의원 홈페이지(www.harabiclinic.com)를 통해서도 환자들과 꾸준히 소통하고 있다. 저서로는 『생활의 기미』, 『밥상 위의 한의학』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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