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아이 첫 책 그리고 마지막 책
아이를 품에 끼고 어떤 마지막 책을 읽을지 고민해보자
[연재] 책 읽기는 엄마랑 함께해
새 생명을 잉태한 순간부터 예비부모는 서점을 드나든다. 태교책, 임신출산대백과로 출발해 출산이 임박해오면 삐뽀삐뽀119 같은 육아지침서, 아이가 태어난 후엔 초점책, 헝겊책, 사운드북, 그 외 팝업북 등을 월령에 맞춰 구입하느라 바빠진다.
아이 첫돌은 엄마표 동화 구연이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시기다. 책을 물고 찢고 엉망으로 만드는 행동 때문에 ‘우리 아이는 왜 책을 싫어하지?’라는 부모의 고민이 시작되기도 한다.
두 돌 지나 세돌 무렵 되면 부모와 아이 모두 독서에 진한 흥미가 붙어 책 읽는 소리가 끊이지 않는다. 아이는 책을 읽어달라며 밑도 끝도 없이 엄마 꽁무니를 쫓아다니고 엄마는 엄마대로 유명 단행본, 전집류를 구하기 위해 눈에 불을 켜는 시기다.
아이가 대여섯 살 접어들면 책 읽어주는 일이 슬슬 귀찮다. “빨리 글씨 배워. 글씨 배우면 혼자 책 읽을 수 있어”라며 부모는 꼼수를 부린다. 속 보이는 꼼수에도 불구하고 아이는 엄마가 읽어주는 책이 좋다며 눈을 반짝이고, 한글을 겨우 깨쳤을 땐 글씨 낭독하는 재미에 빠져 자기가 책을 읽어주겠노라고 큰소리다.

지침에 의하면 초등 2학년까지는 엄마가 입 밖으로 소리 내어 책 읽어주는 것이 다른 독서법보다 효과적이라고 한다. 품 안의 아이는 어느 덧 자라 초등 고학년이 되는데 이쯤 되면 독서록 체크해주는 일도 아이 눈치를 봐야한다. 간혹 강한 정신력으로 <동물농장>, <장발장> 같은 고전명작을 건넌방에서 예습하는 모범엄마가 있지만, 꼬맹이 시절처럼 부모와 자녀가 호흡을 나누며 책 읽는 시간은 허락되지 않는다.
이상, 아이 첫 책부터 마지막 책까지의 프로세스를 소개해 보았다. 조금 빠른 감이 있지만 ‘마지막’을 준비해 보는 건 어떨까. 독서엔 끝이 없어도 부모가 아이를 품에 끼고 책을 읽어주는 일엔 분명 마지막이 있다. 어느 날 어떤 식으로 아이와 마지막 책을 읽을지, 영원히 기억될 마지막은 책은 어떻게 고르는 게 좋을지 지금부터 고민해보자.
인생선배들이 말하지 않던가. 아이는 쑥쑥 자라고 그 아이들에게 책 읽어줄 시간은 얼마 남지 않았다. ‘마지막’ 책 읽기를 고민하다보면 현재의 책 읽기에 충실해지는 것은 물론이고 아이와 함께하는 책 읽기가 참 감사한 일임을 깨닫게 된다.
*칼럼니스트 김진미는 대학에서 문예창작학을 전공하고 독서논술지도사로 활동했습니다. 출산 후 글쓰기에 전념. 현재 시민기자와 수필가로 활동 중입니다. 아이에게 맛있는 음식, 예쁜 옷은 못 챙겨줘도 책읽어주기만큼은 최선을 다해야한다고 믿는 ‘읽기광’ 엄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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