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熱)'을 보면 아이 건강이 보인다
'열(熱)'을 보면 아이 건강이 보인다
  • 칼럼니스트 이권세
  • 승인 2014.06.30 09: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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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은 열이 많은 생리적, 병리적 특성을 갖고 있어 열 배출하지 못하게 하는 식·생활습관이 병증 만들어

[연재] 맑은 한약 이야기

 

많은 사람들이 아이들을 새싹에 비교합니다. 땅을 뚫고 올라오는 생명력을 보면 아이들의 무궁한 가능성도 담겨 있는 듯 느껴지지만 작고 여려서 보호해줘야 한다는 점도 닮았습니다. ‘애들 앞에서는 냉수도 못 마신다’는 말처럼 어렸을 때부터 부모의 하나하나를 따라하고 닮아가기 때문에 한편으론 대견스럽기도 하지만 이런 것은 안배웠으면 하는 것까지 닮아버려 고민할 때도 있게 되죠. 그 중에서도 진료를 하는 원장 입장에서 가장 걱정되는 것이 바로 엄마 아빠의 잘못된 생활습관이나 식습관까지 어렸을 때부터 길들여져 이로 인해 아파서 한의원을 찾아올 때는 매우 안타까울 따름입니다.

 

그러면 같은 음식을 먹는데도 아이들은 왜 자주 아플까요? ‘애들이니까’라는 답이 맞기도 하지만 더 자세히 들여다 보면 엄마 아빠와는 다른 아이들만의 특징이 있습니다.

 

기본적으로 아이들은 아프면 가장 많이 나타나는 증상 중 하나가 열이 오르는 경우가 많습니다. 바로 아이들의 생리, 병리적인 특징 중 하나가 ‘열’이라고 표현할 수 있는 것입니다. 즉, 다른 말로 바꿔 ‘열’을 잘 조절하면 아이도 건강하고 병도 쉽게 나을 수 있다는 뜻이 됩니다.

 

아이들은 성장하면서 세포분열이 활발하게 진행되는데 많은 에너지의 필요하고 또한 많이 움직이면서 에너지를 소모하여 많은 열을 생성합니다. 이렇게 발생된 열은 건강하면 잘 순환되어 처리되지만 건강하지 못하면 처리하지 못해서 열을 몸에 내재하고 있는 상태가 지속되게 됩니다. 이러한 상태를 한의학에서는 기체증이라 하는데 일정기간 누적되면 질병으로 변화되어 열증으로 표현되는 것이 소아질환의 특징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진료를 하다보면 의료는 계속 발전한다지만 해가 갈수록 예전과 비교해 요즘 아이들에게 나타나는 열증 증상이 증상에 머물지 않고 깊어져 병증으로 발전돼 나타나고 더 다양해지고 있습니다. 그 중에서도 대표적으로 만성화 되고 있는 것이 바로 식생활과 밀첩하게 관련있는 생활습관병이나 알르레기와 같은 면역성 질환들입니다.

 

그렇다면 요즘 아이들에게 열증이 더 많이 나타나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그 첫 번째가 바로 열량의 공급과잉입니다. 예전에는 아이들이 영양부족인 경우가 상당히 많았었지만 요즘은 영양의 부족은 거의 없습니다. 잘 먹고 잘 자라길 바라는 마음에 맘껏 주지만 오히려 그것이 문제가 되어 과잉공급이 많아진 것입니다. 아이들이 소모할 수 있는 열량은 어른에 비해서 아주 적은데 요즘 아이들이 먹는 것을 보면 어른들보다 많거나 어른만큼 먹고 있다는 것입니다. 하루 세 번의 식사 이외에 과일, 치즈, 우유 등의 간식을 포함하면 어른들도 비만해질 정도의 양이다 보니 아이들이 소모시킬 수 있는 것보다 훨씬 많은 영양을 섭취해서 문제되는 것입니다.

 

두 번째는 소모하는 열량이 적다는 것입니다. 요즘 아이들은 어른만큼 바쁘다고 합니다. 하지만 예전과는 바쁜 패턴이 다릅니다. 예전에는 하루 세 번의 식사만하고 하루 종일 흙장난, 달리기 등을 하면서 바쁘게 에너지를 소모했다면 요즘은 과잉 섭취는 하지만 운동 없이 앉아서 공부를 하기 때문에 소모시키는 에너지가 절대적으로 적습니다. 물론 공부하는 것도 칼로리를 소비하지만 운동에 비하면 아주 적을 수밖에 없습니다.

 

그렇다면 아이들에게 열증이 나타나고 있다는 것을 어떻게 알 수 있을까요? 아이들에게 열증이 생겨 나타나는 생리적인 현상을 살펴보면 첫번째 현상이 땀을 많이 흘리는 것입니다. 부모님들이 보약을 먹이러 한의원에 내원해서 허약해서 땀을 많이 흘린다고 하는데 허약해서 땀을 많이 흘리는 경우는 요즘 아이들에게는 거의 없습니다. 오히려 열량과다로 생기는 땀 배출이 대부분입니다.

 

체크해 볼 수 있는 두 번째 현상이 산만해진다는 것입니다. 아이들이기 때문에 산만할 수도 있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또래와 비교만 해봐도 금세 티가 납니다. 아이들이 열이 많으면 열을 주체하지 못하기 때문에 계속해서 몸을 움직이거나 생각이 왔다 갔다 하면서 한 가지를 지속적으로 하기 어렵습니다.

 

마지막으로 체크해 볼 수 있는 세 번째 현상이 차가운 것을 매우 좋아하게 됩니다. 아이들이 차가운 빙과류를 원하는 것은 단맛에 길들여진 것도 있지만 몸에 열이 많이 축적되어 있어서 계절에 관계없이 찬 것을 좋아하게 됩니다. 또한 자면서도 시원한 창가로 굴러가서 자는 경우도 흔히 볼 수 있습니다. 당연히 열이 많은 상태이기 때문에 더운 여름에 짜증이 심해지는 것도 비슷한 현상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아이들의 열증이 병적인 증상으로까지 발전하면 어떻게 나타날까요?

 

첫째, 열이 피부에 쌓여서 풀지 못하는 경우로 표열기체증 생긴 것인데 흔히 볼 수 있는 것은 피부건조증이나 심해지면 아토피 등의 증상으로 나타납니다. 또한 몸에 안 맞는 음식을 먹고 독소가 생겨서 열이 피부에 정체되어서 풀리지 않으면 두드러기 등의 증상으로 나타나는 경우도 있습니다.

 

둘째, 열증이 호흡기에 쌓이면 나타나는 경우로 상초기체증이 생겨 잦은 감기, 천식, 편도선염, 비염 등의 호흡기 증상이 나타나고 깨끗이 치료되지 않고 만성적으로 반복해서 병치례를 하게 됩니다.

 

셋째, 열증이 소화기에 영향을 주는 경우로 중초기체증이나 하초기체증으로 인해 소화불량, 복통, 변비, 가스참. 속쓰림, 야뇨증 등의 증상이 나타납니다.

 

넷째, 열증이 근육이나 뼈에 영향을 주는 경우로 하초기체증이 생겨 성장통, 성장부진, 성조숙증 등의 신체적인 증상이 나타납니다.

 

다섯째, 열증이 뇌와 정서에 영향을 주는 경우로 상초기체증이 머리쪽으로 올라가 ADHD, 우울증, 학습장애, 자폐증 등의 증상으로 나타납니다.

 

이렇게 열증은 우리 몸의 순환이 안되는 기체증으로 인해 나타나는 현상으로 심해지면 질병이 됩니다. 열증은 영양적으로 균형이 깨진 음식을 먹고 열량을 소모하는 대사기능에 문제가 생기면 나타나는 현상입니다.

 

또한, 음식을 먹고 바로 나타나는 것이 아니라 그것이 쌓이고 쌓여 병증으로 나타나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열증이 질병이 되었을 경우에는 기체증 치료에 효과적인 맑은한약 등의 처방으로 가급적 빨리 풀어주고 식습관과 생활습관을 꼭 바꿔줘야 만성화가 되지 않습니다. 균형이 깨지기 전에 건강관리를 위해서 영양소가 균형 잡힌 음식을 섭취하고 운동으로 신체를 단련시키는 것이 질병을 예방하는 방법이며 어른들에게도 해당이 되겠지만 특히 ‘열’로 대변되는 아이들에게 있어서는 더 중요하므로 열의 순환을 관리해줘서 건강하고 씩씩하게 자라도록 엄마 아빠의 관심과 노력이 꼭 필요합니다.

 

*칼럼니스트 이권세는 경희대학교 한의학과를 졸업하고 현재 1997년부터 소아청소년 임상치료를 하고 있는 아이엔여기한의원(www.inyogi.com)의 강남본원 대표원장으로 일하고 있다. 아이와 엄마 치료에 탁월한 맑은한약 처방을 하는 한방증류제형학회의 부회장이기도 하며 소아 난치질환 치료에도 관심을 가지고 아이들이 바르고 건강하게 자라도록 버팀목이 되고자 노력하고 있다. 현재 베이비뉴스 맘스닥(http://momsdoc.ibabynews.com) 주치의로도 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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