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교여행 갈 때 이것만은 기억하세요
여행가기 좋은 시기는 임신 4~8개월 사이
[연재] 의사 아빠, 의학기자 엄마가 쓰는 ‘아내는 임신 중’
임신한 부부가 듣게 되는 가장 끔찍한 소리는 ‘애 낳으면 끝이다. 배 속에 있을 때 놀 만큼 놀아라’는 이야기입니다. 아내는 아내대로 첫 임신에 적응하느라 힘들어하고 남편은 남편대로 아내의 비위를 맞추느라 고생을 하는데, 주변에서는 눈치 없이 ‘배 속에 있을 때가 편한거다’라는 말을 쉽게 내뱉습니다. 앞으로의 인생이 막막해지는 순간입니다.
덧붙여 아이가 태어나기 전에 여행을 많이 다니라는 조언을 듣게 됩니다. 본격적인 육아가 시작되면 오붓하게 여행을 떠나는 일 자체가 불가능한 일이 된다는 이유에서입니다. 그런 탓인지 최근 태교여행이 인기입니다. 특히 해외로 태교여행을 떠나는 산모가 많습니다. 휴양지에서 만삭사진을 찍어 오는 게 트렌드가 됐을 정도입니다.
사실 전문가들은 임신 중 여행을 그다지 권하는 편은 아닙니다. 현지에서 응급상황이 생길 수 있고 그곳의 병원에서 적절한 조치를 받기 어려울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무리할 경우 산모와 태아의 건강에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최근엔 우울해지기 쉬운 임신부의 마음을 즐겁게 하고 새로운 환경에서 태교를 한다는 차원에서 여행을 권하는 분위기가 커졌습니다. 태교여행을 바라는 건 아내뿐 아니라 남편도 마찬가지입니다. 나이를 먹어도 해외여행이 기대되는 이유는 바로 비행기 때문입니다. 호텔 식당에 비해 음식 맛이 크게 뛰어난 건 아닌데도 비행기 기내식은 여행객의 마음을 설레게 합니다.

◇ 태교여행지, 임신부 건강 상태에 따라 달라져야
먼저 태교 여행지 선정에 들어갔습니다. 예비부부들에게 가장 핫(?)한 태교여행지는 괌, 방콕, 필리핀, 말레이시아 등입니다. 괌은 비행시간이 4시간 정도로 임신부에게 적당한 데다 프리미엄 아울렛과 로스 등이 위치해 있어 해외 유명 유아 브랜드의 제품을 비교적 저렴한 가격에 구매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하지만 해외 아울렛은 규모가 큰데다 초행길인 경우 이동 경로가 복잡할 수 있기 때문에 미리 지도를 보고 필요한 상점을 체크해 두고 꼭 구매할 물건을 리스트로 작성해 놓는 게 좋습니다. 쇼핑 도중 수분을 섭취하고 휴식을 취하는 건 필수입니다. 요즘에는 해외 직구 등을 활용해 해외 브랜드 상품을 저렴하게 구매할 수 있어 우리 부부는 여행지로 괌은 제외했습니다.
태국도 저렴한 가격과 짧은 비행시간 때문에 태교 여행지로 선호되는 지역입니다. 특히 마사지가 유명합니다. 하지만 임산부는 일반 마사지를 받아서는 안 됩니다. 특히 아로마 마사지에 사용되는 로즈마리, 재스민, 페퍼민트, 캄퍼 등은 자궁수축을 유발할 수 있어 피해야 합니다.
혈자리를 잘못 누르면 유산, 조산 등의 위험성이 있기 때문에 담당자에게 임신했다는 사실을 알려 임신부 전용 마사지를 받는 게 좋습니다. 마사지를 받고 나면 근육이 풀어져 피로감이 들기 때문에 되도록 가볍게 받아야 합니다. 사우나나 42도 이상의 고온의 물에서 즐기는 온천욕도 피해야 합니다.
임신부는 오랜 시간 걸어 다니는 여행은 적합하지 않습니다. 이 때문에 필리핀이나 말레이시아 등의 리조트에서 휴양을 즐기는 여행이 선호됩니다. 직사광선이 강한 시간대를 피하고, 하루에 8~9잔 정도의 물을 마셔 수분 섭취를 해줍니다.
◇ 유산과 조산 위험성 높은 시기 피해야
태교여행을 떠나기 전 방심은 금물입니다. 예비 아빠가 해야 할 일이 많기 때문입니다. 일단 태교 여행을 떠나는 시기를 잘 결정해야 합니다. 여행을 떠나기 가장 좋은 시기는 임신 4개월에서 8개월까지입니다. 임신 초기(12주 이내)와 후기(32주 이후)는 삼가는 것이 좋습니다. 유산과 조산의 위험이 있는 시기이기 때문입니다.
물론 주변에서는 임신 초기에 유럽 배낭여행을 하는 부부를 본 적도 있지만 개인의 건강 상태에 따라 달라지기 때문에 되도록 이 시기는 조심하는 게 좋습니다. 특히 임신 8개월(32주) 이후에는 항공사에서 비행기 탑승에 적합하지 않다고 판단해 탑승을 거부할 수 있어 탑승 전 72시간 내에 진단한 병원의 진단 증명서가 있어야 합니다.
임신부의 비행기 좌석 예약도 달라져야 합니다. 날개 부근이나 비행기 앞머리 부분은 다른 쪽보다 흔들림이 적어 임신부에게 적당합니다. 비행기의 맨 앞줄 복도 좌석도 공간 여유가 있어 좋습니다. 또 작은 비행기일수록 흔들림이 심하기 때문에 되도록 큰 비행기를 예약해서 타도록 합니다. 안전벨트는 배 아랫부분으로 느슨하게 매는 게 좋습니다.
비행기 탑승 시 방사선 때문에 걱정하는 분도 있습니다. 공항 보안 검색대의 방사선은 태아에게 미치는 영향력은 미미해 큰 문제가 없지만 미리 임신부라고 말하면 검색대를 거치지 않고 손이나 검색 막대를 이용해 통과할 수 있습니다.
높은 기압이 태아에게 미치는 영향은 없을까요? 높은 고도에서 비행하더라도 태아는 특수하게 구성된 헤모글로빈으로 산소 공급에 특별한 영향은 받지 않으므로 크게 걱정할 필요는 없습니다. 그러나 심각한 빈혈이나 혈전정맥염 내력이 있거나, 태반 이상, 조산 위험이 있는 임신부는 비행기 여행을 피해야 합니다. 산모에게 탈수 및 혈전증을 유발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비행기 안에서 똑같은 자세를 오랫동안 취하고 있는 것도 좋지 않습니다. 기지개를 펴거나 가벼운 운동을 해서 몸의 긴장도를 풀어 줍니다. 비행기 여행 시 한 시간 간격으로 일어나 걸으며 혈액순환을 시켜야 합니다.
여행 중에는 편안한 옷차림이 좋습니다. 배를 꽉 쪼이는 것을 피하고 입고 벗기 편한 가디건이나 웃옷을 준비합니다. 여행지마다 기후 차이가 나서 자칫 감기에 걸릴 수 있기 때문입니다. 구두는 낮은 굽이나 운동화를 신고 미끄러지기 쉬운 샌들이나 조리 등은 피합니다.
TIP 항공사별 임신부를 위한 편의지원 서비스
- 대한항공
국제선 탑승 임신부를 대상으로 임신부용 편의용품(풋크림, 피부케어크림, 수면양말, 입덧완화 차, 가방고리 등) 제공
- 아시아나
국제선 노선의 경우 해피맘 전용카운터(인천공항은 프리맘 전용카운터)에서 탑승 수속 서비스를 받을 수 있음. 도착지에서 위탁수하물을 우선적으로 받을 수 있음. 사전 신청한 임신부에게는 출국장 지역에서 항공편 탑승구까지 전동차로 이동하는 전동차 서비스를 실시
*칼럼니스트 장치선은 중앙대학교에서 신문방송학을 전공하고, 중앙일보 건강팀에서 의학건강기자로 일했습니다. 펴낸 책으로는 <데이트인 서울>, <서울, 여자가 걷기 좋은 길>, <하이힐을 신은 자전거>, <까불래용 알겠지용_화장실편> 등이 있습니다. 결혼 5년 만에 늦은 임신으로 입덧기간을 만끽(?!)하고 있습니다. 윤완은 명덕외고, 성균관대 의과대학을 졸업하고, 삼성서울병원에서 수련 생활을 거쳐 의사로 일하고 있습니다. 서울대학교 보건대학원에서 보건정책학을 공부했습니다. 임신과 출산을 텍스트로만 배웠습니다. 텍스트와 현실은 다릅니다. 그래서 의사 아빠도 헤맵니다. 아내의 임신 기간 10달은 공부의 연속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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