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평범한 주부, 세월호 집회 가는 이유?
"또 일어날 수 있기에, 아이들을 지키기 위해서"
[연재] 윤이와 엄마의 생각 키우기 --- 아이와 엄마가 함께 성장하는 대화!
열 번째 이야기 ? 함께하면 힘이 나!

서울가는 버스 안이다. 둘째아이는 내 다리를 베고 잠이 들었고 큰아이는 두 칸 앞자리에서 집사님과 재잘재잘 이야기를 나눈다. 꽉 찬 3호차 버스에서 도란도란 옆 사람과 대화하는 소리가 잔잔히 들린다. 모두 서울에서 열리는 세월호 범국민대회에 참석하기 위해서 모인 안산 시민들이다. 서울행은 세 번째다. 그 길에는 언제나 두 아이와 교회 집사님, 권사님이 있었다. 안산에서 크고 작은 집회를 참여했지만 서울에서의 집회는 사뭇 다른 느낌이다. 더 가슴을 울린다고 해야 할까?
세월호 사건이 일어난 지 100일이 되던 날 특별법 제정을 위해 모인 시민들은 어마어마했다. 둘째를 데리고 화장실에 가려고 뒤를 돌아 본 순간 깜짝 놀랐다. 내 눈엔 너무나 많은 사람들의 까만 머리, 하얀 얼굴만 끝없이 들어왔다. 그 감격은 말로 표현할 수 없었다. 이렇게 많은 인파가 한마음으로 모였다니 그 벅찬 생각에 가슴이 쿵쾅거렸다. 그리고 우리의 외침이 시청 앞에서 메아리쳐 다시 들릴 때는 비장함까지 느껴졌다.
집회도중 안산에서 시청까지 비를 맞으며 1박 2일 동안 도보 순례한 유가족, 시민들이 들어왔다. 우리는 모두 일어서 박수를 쳤다. 약속이나 한 듯이 일제히 일어나 지쳐있는 그분들께 드리는 위로와 지지, 희망의 박수였다. 박수치고 안아주며 끝까지 함께하겠다는 메시지에 눈시울이 뜨거워졌고 그 따스함과 하나 되는 장면에 희망을 품게 되었다.
그 순간 링컨이 게티즈버그에서 "국민의, 국민에 의한, 국민을 위한 정부"를 연설했던 것이 갑자기 떠올랐다. 시험을 위해 외웠던 그 문장이 떠오름에 나도 놀랐다. 살면서 이 문장이 가슴으로 느껴지리라고는 전혀 생각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특별법을 제정하라. 국민의 명령이다"라고 외칠 땐 눈물이 왈칵 올라왔다. 그리고 그것은 내가 국가와 국민 그리고 그 둘 간의 의미와 관계에 대해 고민하게 된 계기가 되었다.
난 대한민국의 평범한 주부이고 국민의 한사람이다. 두 아이의 엄마이고 안산에 살고 있다. 앞에 나서는 성격도 아니다. 어쩌면 내가 이렇게 행동하고 있다는 사실을 주위 사람이 알면 놀랄 수도 있다. 무엇이 나를 광장으로 불러냈는가? 아무리 생각해도 답은 하나다. 부모이기 때문이고 이 나라의 국민이기 때문이다. 아이의 냄새가 그리워 아이의 옷을 입고 잔다던 눈물어린 어느 유가족도 대한민국의 부모이고 국민이다. 그러한 국민들이 모였고 외쳤다. 특별법을 제정하라고!
난 두렵다. 세월호와 같은 사건은 또 일어날 수 있기에 엄마인 나는 이 아이들을 지키기 위해 행동하는 것이다. 이런 용기가 나 혼자였다면 도저히 낼 수 없었을 텐데... 내 옆엔 함께 해주시는 분들이 있다. 그래서 6살, 4살 두 아이도 데려 갈 수 있었다. 함께하면 힘이 나고 함께하면 불가능도 가능케 할 수 있다는 사실을 난 체험하고 있다!
이젠 그만했으면 좋겠다는 그 말…. 나도 그러고 싶다. 하지만 그 말은 철저한 진상규명과 재발방지를 위한 법이 바탕이 되어야 말 할 수 있는 것이다. 각자의 삶에서, 일터에서 여러 가지 모양새로 지지해 주길 바란다. 내일이 아닌 우리의 일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함께 하면 힘이 나니까.
3시간이라는 집회시간을 꾹 참아주는 너희들. 더위를 견디며, 비를 맞으며 때론 열이 나도 기꺼이 또 함께 해주는 윤아, 연아 고맙구나! 엄마는 너희 둘과 못할게 없다. 너희들에게 정의롭고 평화롭고 희망찬 미래를 선물해 줄게. 집에 돌아와 씻으려하는데 연이가 먼저 말했다. "엄마 오늘 재밌었어." "뭐가 재미있었는데?", "촛불집회 가는 거 재밌었어. 다음에 또 갈래." 4살 아이에게서 나오는 이 말에 내 마음은 미안함과 고마움으로 뒤엉켰다.
*칼럼니스트 황유순은 덕성여대 유아교육과와 교육대학원에서 유아교육을 공부했다. 5년 동안 유치원 교사로 활동한 경력과 그동안 배운 지식을 총 동원하여 놀이를 통한 교육을 두 아이에게 실천하고 있다. 몸과 생각주머니가 무럭무럭 자라고 있는 아이들을 볼 때마다 행복해하며 살고 있는 엄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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