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은 잘 놀아야 잘 큰다"
"아이들은 잘 놀아야 잘 큰다"
  • 이유주 기자
  • 승인 2014.08.21 18: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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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동전문가들이 전하는 놀이가 중요한 이유

【베이비뉴스 이유주 기자】

 

"아동들에게는 놀이로써 상상의 세계를 마음껏 경험하게 해야 한다"

 

안소영 인덕대학교 사회복지과 아동보육전공 조교수는 21일 오전 서울시 구로구 구로동 테크노마트 브라이드룸에서 개최된 제13회 서울국제장난감도서관대회에서 "놀이 속의 영유아의 활동은 자신의 욕구와 관심, 흥미, 세계에 대한 이해가 그대로 녹아 있는 상상 활동"이라고 강조했다.

 

국제장난감도서관대회는 세계 각국 장난감도서관협회의 유대 강화와 장난감도서관의 활성화를 위해 국제장난감도서관협회 주관으로 1978년부터 3년마다 열리는 행사다. 22일까지 열리는 이번 국제대회는 'PLAY FOR LIFE'를 주제로 세계 각국의 놀이문화와 놀이지원정책을 통해 놀이의 의미와 중요성을 되세기고자 마련됐다.

 

이번 대회에는 20개국 54명의 협회 회원과 더불어 아동전문가, 구민 등 700여 명이 참석해 점차 아동의 놀이공간과 놀이시간이 현격하게 줄어들고 있는 안타까운 현실에서 아동의 놀 권리와 건강하고 안전한 놀이환경을 보장할 수 있는 방안들을 함께 논의했다.

 

◇ "상상의 세계를 마음껏 경험하도록 해야"

 

안소영 조교수는 경험에 상상력을 더해 놀이하는 활동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안 조교수는 "해리포터의 작가 조앤롤링은 상상력으로 무려 1조 2080억 원을 벌어 들였다"며 "과거 농경시대와 달리 앞으로는 감성과 꿈과 상상력이 동반되는 이야기의 세계가 핵심이 갈 것"이라고 운을 뗐다. 

 

안 조교수는 "내 아이를 미래의 주인공으로 만들고 싶다면 '어떻게 하면 더 많이 상상하고, 더 기발한 상상을 하게 할 수 있을지'를 고민해야 한다"며 "상상력은 이미 알고 있는 사실이나 경험에 대해 호기심과 의문을 갖고, 그것을 해결하기 위해 아이 스스로 재구성하면서 있지 않지만 있을 수 있는 것을 만들어내는 능력"이라고 설명했다.

 

안 조교수는 "현실 세계에서 어린이는 시간과 공간에 제약을 받고, 건강, 성격 등 개인적 특성이나 부모형제 혹은 또래와의 관계에서 어려움을 겪기도 한다. 또한 늘 만나는 사람들과의 한정된 인관관계를 맺는다"며 "상상의 세계에서 어린이는 시간과 공간에 제약을 받지 않고 마음껏 이야기를 펼쳐나갈 수 있다"고 말했다.

 

또한 안 조교수는 "자기가 만든 세계에서 모든 사람과 사물을 자신이 마음에 드는 방식으로 재배열하면서 일상에서 가졌던 문제를 해결한다"며 "자연과 사물과 대화하고 상상의 인굴이나 사물을 만들어내면서 다차원적인 관계를 맺는다"고 설명했다.

 

특히 어린이는 상상의 세계에서 자신이 이야기 속의 주인공이 돼 스스로 스토리를 구성하면서, 현실의 어려움을 해결하고 감정을 해소하며 자신과 일상의 삶을 재발견하면서 성숙해진다. 많은 제약을 받는 현실과는 다른 상상의 세계 속에서, 어린이는 세상을 다르게 보고 다르게 읽어내며 고정관겸을 틀을 깨는 것이다.

 

안 조교수는 "경험이 풍부하면 풍부할수록 상상도 점점 풍부해진다"며 "상상력을 높이기 위해서는 어린이가 더 많이 경험하고 탐구할 수 있도록, 그리고 더 많은 호기심과 의문을 가질 수 있도록 지원해줘야 한다"고 조언했다.

 

계속해서 안 조교수는 "상상놀이는 직접 그 대상이 돼 감정이입을 함으로써, 대상에 대한 지식과 감성이 함께 어우러져 생겨나게 된다"며 "영유아가 직접 그 인물이나 사물이 돼 온 몸으로 움직일 수 잇는 공간이 제공될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예를 들어 어린이가 '나무'에 대해 인지적으로 아는 것에만 초점을 맞춘다면 어린이는 '나무 박사'만 될 것이다. 하지만 나무가 돼 보는 경험을 통해서는 나무에 대해 아는 것뿐만 아니라 감정이입을 통해 나무에 대한 사랑을 느끼게 된다. 또 나무에 대해 더 알고 싶다는 호기심이 유발되고, 이는 깊은 탐구활동의 강력한 동기가 된다.

 

끝으로 안 조교수는 "다양한 경험의 기회와 그 경험을 마음껏 상상해 표현할 수 잇는 시간과 공간이 주어질 때 영유아는 세상을 관찰한다"며 "관찰하고 알고 느낀 것에 상상을 더하며 자신만의 이야기를 만들어 가게 된다"고 강조했다.

 

국제장남감도서관대회가 열리고 있는 21일 오전 서울 구로구 신도림 테크노마트 브라이즈룸에서 '놀이와 관계', '놀이와 치유' 등 놀이에 관한 다양한 주제로 참가자들이 토론을 하고 있다. 이기태 기자 likitae@ibabynews.com ⓒ베이비뉴스
국제장남감도서관대회가 열리고 있는 21일 오전 서울 구로구 신도림 테크노마트 브라이즈룸에서 '놀이와 관계', '놀이와 치유' 등 놀이에 관한 다양한 주제로 참가자들이 토론을 하고 있다. 이기태 기자 likitae@ibabynews.com ⓒ베이비뉴스

 

◇ "놀이 속에서 또래간의 협력을 경험할 수 있어"

 

숙명여대 아동복지학과 박사과정을 수료한 권신영 씨는 지난 2011년 9월부터 이듬해 2월까지 만 2세 영아들을 대상으로 '종이 자르기' 놀이를 실시하고, 해당 활동을 관찰한 결과를 발표했다.

 

권 씨는 "종이 자르기를 하면서 만 2세 아이들은 아이디어를 발견하고, 만들며, 수정하고 또 다른 것을 창조하는 모습을 보였다"며 "영아들은 종이 자르기 과정 속에서 또래와 대화를 나누며 서로의 방법을 공유하고 부족한 부분을 채워나가며 또 하나의 새로운 놀이를 고안해 내는 협동적 사고과정을 거쳤다"고 전했다.

 

종이 자르기 놀이를 접한 아이들은 처음에는 종이를 비비고, 구기고, 자르고, 말고, 찢는 등 온 몸으로 종이를 경험했다. 그러다 두꺼운 종이가 손으로 잘 찢어지지 않자, 아이들은 교사에게 가위를 요청했다. 가위가 주어지자 아이들은 아빠, 엄마, 인형, 집, 놀이터 등의 익숙한 공간이나 자신이 소중하게 생각하는 것들을 만들기 시작했다.

 

초기에는 아이들이 자신이 만든 작품에만 관심을 보였지만 점차 또래의 작품도 돌아보는 모습을 보였다. 자신이 만들지 못하는 매력적인 작품을 가진 또래에게 다가가 만드는 방법을 물으며 서로 비법을 나누기도 했다.

 

권 씨는 "2주가 넘게 똑같은 과정을 반복하는 아이들에게 정체된 놀이를 활성화하기 위해 '종이에 구멍 뚫기' 과제를 줬다"며 "아이들은 과제를 해결하기 위한 고민을 했고, 과제를 성공한 또래의 사례발표를 통해 또래간의 배움 활동도 경험했다"고 말했다.

 

이 과정 속에서 한 아이가 긴 지렁이 모양으로 종이를 자르는 방법을 발견했고, 아이들은 지렁이 모양으로 종이를 자르며 서로 더 긴 종이를 자르기 위한 연습을 시작했다. 더 나아가 어린이집에서 근처 놀이터, 카페, 집까지 가는 긴 종이를 만드는 목표를 수렴하게 됐다.

 

권 씨는 "아이들은 수많은 시행착오 속에서 혼자의 힘으로 교실과 목표지점을 잇는 긴 종이를 만드는 게 불가능 하다고 깨닫고, 테이프를 이용해 친구의 종이와 자신의 종이를 연결하기 시작했다"며 "친구들과의 반복 시도를 통해 더욱 길고 튼튼한 종이를 만들기 위한 도전을 이어갔다"고 전했다.

 

권 씨는 "'종이 자르기' 놀이는 정해진 공식, 유형에 적응하는 활동이기 보다는 아이 스스로 궁금한 것에 가설을 세우고 실험과 도전이 이뤄지는 활동"이라며 "어린이들은 놀이 속에서 성공과 실패를 반복하며 발생한 고민을 또래와의 대화를 통해 해결해 갈 수 있다"고 전했다.

 

끝으로 권 씨는 "교사는 어린이들의 노력이 활용될 수 있도록 놀이의 주도자 역할에서 벗어나야 한다"며 "어린이의 이야기에 항상 귀를 기울이며 또래 간 협력적인 대화가 이뤄질 수 있고, 놀이의 가치가 발현되도록 지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 놀이가 주는 치유의 기능

 

이상희 두원공과대학교 아동복지과 교수는 "놀이는 내부세계의 불안을 탐구하고 정복해나가는 작업"이라며 "치료의 기능이 중요하게 작용한다"고 설명했다.

 

이 교수는 "아동은 놀이를 통해 자아를 탐색하고 부정적인 경험에 대한 긍정적 재경험을 하도록 도와 정서적 표출이나 치료적 이완을 통해 긴장을 해소하게 된다"며 "놀이에는 치료적 효과가 있다"고 강조햇다.

 

이 교수는 "놀이를 치료에 활용한 많은 기법들은 치료자와의 역동적 관계를 통해 외상이나 스트레스에 대한 적응, 안정감을 갖게 된다"며 "놀이 과정을 통해 아동은 자아존중감, 환경에 대한 정응력, 현실의 억압 된 행동에 대한 보상과 적응적 행동 능력을 갖게 된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놀이를 활용한 치료기법 중 특히 치료놀이는 약 35년 전 미국 시카고에서 창안된 방법인데,아동의 건전한 성장과 발달에 필수요소인 애착 관계, '여기, 지금'의 구체적 경험, 신체적 접촉, 부모와의 상호작용 등을 중시한다"고 설명했다.

 

치료놀이는 한계를 설정해줌으로써 아동이 보호받고 있다는 느낌과 안정감을 갖게 해준다. 명확한 규칙과 시작, 중간, 끝이 잇는 놀이로 이뤄진다. 이 원리는 지나치게 활동적인 아이, 주의집중이 안 되는 아이, 불안한 아이들에게 유용하다.

 

또한 치료놀이는 아동이 활동에 성공하는 경험을 하게 함으로써, 할 수 있다는 자신감과 성취감을 느끼도록 해준다. 더불어 아동에게 새롭고 즐거운 경험을 제공함으로써 타인과 의사소통하고, 친밀감을 형성하도록 돕는다. 이 원리는 위축되고, 접근을 회피하며 지나치게 경직된 아이들에게 적용된다.
 
이 교수는 "치료놀이의 효과는 다양한 연구들을 통해 효과가 입증됐다. 놀이의 치유적 요소는 놀이의 중요한 기능 중 하나"라며 "아동이 놀이를 통해 전인적 발달과 더불어 심리적, 정서적, 사회적 문제를 해결하고 아동의 발달을 이루는 데 중요한 요소"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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