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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을공동체 품앗이 육아에 필요한 한 가지

"운영진이 주체가 되지 말고 모두가 주체가 돼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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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 마을에서 함께 자라는 아이들

 

문제와 고민을 공유하면서 성장하는 마을공동체. ⓒ안세정
문제와 고민을 공유하면서 성장하는 마을공동체. ⓒ안세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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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와 엄마들이 함께 모임을 지속하다 보니 문제도 지속된다. 소통의 문제, 프로그램 진행의 문제, 장소 사용의 문제, 향후 계획에 대한 문제 등등…….

 

은평 품앗이 육아는 아이 월령별로 3개의 모임이 있고 그 안에 반장, 부반장이 있으며 그 위로는 회장과 총무, 정책부로 1기 회장과 총무가 고문역할을 하고 있다.

 

서울시마을공동체 사업으로 지역에 일익 할 수 있는 방향으로 예산 집행을 해야 하다 보니 운영진은 할 일이 매우 많다. 지역 엄마들을 위한 교육 개설, 내부 엄마들을 위한 마을공동체 의식 강화교육, 관계 기관과의 회의 및 협력을 위한 네트워크 등등. 사정이 이렇다 보니 운영진은 사업 진행으로 인해 회원들과 소통할 기회가 점점 줄어들기 마련이다. 오죽하면 다이어리에 회의와 프로그램 진행으로 빼곡해서 회사 다니나 싶게 느껴질 지경일까.

 

어느 순간, 회원들은 운영진에게 불만을 토로하기 시작했다. 예산 집행은 어떻게 하고 있으며, 육아사랑방 운영도 어떠한 방향으로 할 것인지 알고 싶고 프로그램도 향후 어떤 식으로 이어갈 지 궁금하다는 것이었다. 물론, 매월 전체모임이나 각반 만남이 있을 때마다 공유했지만, 그 때마다 아이가 아프거나 사정이 생겨서 못 오는 회원도 있고 아이들을 동반하다 보니 이야기에 집중하지 못하는 것이 화근이 되었다.

 

우선 큰 문제 몇 가지를 멤버들이 직접 뽑아서 오픈 테이블을 열어보기로 함께 논의해보기로 했다. 첫째로, 엄마표 수업으로 진행되는 ‘엔젤데이 어떻게 하면 좋을까’를 주제로 그 동안 있었던 문제들을 공유하고 고민에 대한 대안을 마련하기로 했다.

 

둘째로, 품앗이 육아라고 막상 서로 깊이 있는 관계 형성이 되지 않는 부분에 대해 생각해보고 방안이 있다면 무엇이 있을지를 이야기 해보기로 했다.

 

셋째로, 육아사랑방의 효율적인 운영에 대하여 생각해보기로 했다. 진정한 우리의 '사랑방' 기능을 하고 있는가에 대한 평가 및 방안 논의를 위해서 말이다.

 

넷째로, 맘스데이를 준비하는 우리의 자세에 대해, 깊이 있고 풍성한 맘스데이를 위한 우리의 준비자세 및 필요사항을 이야기 해보기로 했다.

 

전체모임으로 테이블 4개를 준비하고 위의 주제를 하나씩 각 테이블에 주었다. 들어오는 순서대로 자리에 앉아서 해당 주제에 대해 논의하면 된다. 모두들 꽤 진지하게 의논을 하면서 그 동안 서로 다른 모임으로 알지 못했던 사람들끼리 서로의 모임 분위기를 알 수 있는 뜻 깊은 자리가 마련됐다.

 

각 테이블마다, 전지 한 장에 해당 주제에 대한 대안을 적기 시작했다. 그들은 그 동안 수동적으로 따라가던 일에 대해 주체적으로 생각하고 주동하는 사람으로 변해 있었다. 한참 동안의 테이블 별 논의가 끝나고 각 대표자가 나와서 발표하는 시간을 가졌다. 우리 모두에게 적용되는 문제이기 때문에 다들 정성껏 경청하는 모습을 보였다. 그리고 발표가 모두 끝난 후에는 그 내용을 카페에 공유하기로 했다.

 

이 일을 계기로 우리 모두가 느낀 점이 하나 있다. 모든 문제는 전체가 공유해야 한다는 것. 그래야 모두가 주인공이 되어서 능동적으로 움직일 수 있다는 점. 회원들은 이 오픈 테이블을 하면서 운영진의 노고를 느끼게 되었다. 자신들은 고작 하나의 문제를 위해 길게 논의하는 데 비해, 운영진은 이 많은 문제를 처리하기 위해 얼마나 많은 노고를 쏟고 있겠냐는 것이었다.

 

운영진도 마찬가지였다. 그 동안 우리끼리 해결하려고 애쓰고 조바심 내던 것에 대한 반성. 회원들이 운영진의 힘듦을 몰라준다고 서운해하기 전에 문제에 대한 공유가 필요했던 점을 알게 되었다. 무엇이 힘들고, 어려운지를 알려주지도 않고 그저 힘들고 바쁘다고만 하니까 회원들은 이해할 수 없었다.

 

마을공동체를 운영할 때 꼭 알아야 할 한 가지! “절대 운영진이 주체가 되지 말고, 모두가 주체가 될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문제를 공유하고 이야기를 나누어라.” 그래야 함께 고민하고 서로 이해하고 같이 성장할 수 있을 테니 말이다.


*칼럼니스트 안세정은 4살, 7살 두 아이를 키우는 엄마이다. 첫 아이를 키우면서 우울증에 시달리며 행복한 육아를 고민하다가 ‘품앗이 육아’를 알게 되었고, 2012년 북스타트 행사를 통해 만난 14명의 엄마들과 ‘품앗이 동화책 읽어주기’를 시작했다. 이후 서울시에서 새로 시행된 마을공동체 사업에 선정돼 ‘은평 품앗이 육아’라는 이름으로 재탄생, 30여명의 엄마와 좌충우돌하며 공동육아를 진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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