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가 우선되는 세상이 되길"
유모차는 가고 싶다 소망식 참석한 황동희 씨 가족
【베이비뉴스/뉴시스 공동취재팀】

“아이들에게 위험한 요소들이 사라져 있는 사회, 아이들이 위험에 닥쳤을 때 남 일이라고 생각하지 않고 돕고 배려하는 사회가 됐으면 좋겠어요.”
황동희 씨는 방금 유모차에서 내린 작은 아들의 손을 꽉 잡으며 말했다. 9일 서울 시청 앞 광장에서 열리는 유모차는 가고 싶다 소망식에 오기 위해 네 살, 세 살배기 두 아들, 남편과 지하철 2호선 시청역에서 내린 후였다. 9일 결혼기념일을 맞아 특별한 이벤트를 하고 싶던 차에 황 씨는 유모차는 타고 싶다 서포터스 소망식 참여를 결심했다. 평소 유모차 보행이 어려웠던 일들이 떠올라 유모차가 배려 받는 사회를 만들 수 있었으면 하는 마음이 컸다.
이날도 1시간 여 지하철을 이용해 친정이 있는 서울 광진구에서 서울 시청으로 오는 길은 꽤 녹록치 않았다.
“평소에 지하철로 유모차와 이동할 때 늘 휠체어 전용 칸을 찾아서 그쪽만 이용해요. 오늘도 그 칸으로 왔는데 공휴일이라 그런지 사람이 많더라고요. 양보는 크게 기대하지 않는 게 좋은 것 같아요.”
경기 남양주시에 거주하는 황 씨는 평소 두 아이들을 데리고 자주 지하철을 이용한다. 작은 아이는 유모차에 태우고 큰 아이는 걷게 하다가, 큰 아이가 다리가 아프다고 하면 작은 아이를 업고 큰 아이는 유모차에 태워 다닌다. 이렇게 지하철로 집에서 친정까지 1시간 30분 여 거리도 종종 다니곤 한다. 그런데 황 씨는 “의외로 남양주보다 서울에서 유모차 이용하기가 더 힘들다”며 서울의 도로 보행 문제점을 지적했다.
황 씨는 “서울에 오면 도로에 턱이 높은데 깎여 있지 않아서 유모차를 들어 옮겨야 하는 곳도 많고, 턱이 깎여 있는 곳은 불법주차를 해놓은 차가 자리를 차지해 유모차는 오도 가도 못할 때가 많다. 남양주 쪽은 신도시라서 그런지 이런 불편이 조금 덜 하다”고 말했다.
도로 이용의 불편은 둘째치더라도 지하철을 이용할 때 받는 따가운 시선도 유모차 보행을 힘들게 하는 큰 요소라고 황 씨는 말했다. 남에게 불편을 끼치지 않으려고 휠체어 칸을 이용하지만, 오고 가는 길에 마주치는 사람들의 눈길이 ‘애 둘 데리고 다니면서 극성부리는 엄마’로 보는 것처럼 느껴져 마음이 편치 않다고.
“첫째 둘째 임신했을 때 지하철 타도 양보해주는 건 늘 20~30대 초중반 분들이었다. 애 다 키워 봤을만한 40~50대 분들은 양보도 안 해주시지만 ‘저 정도가지고 뭘’ 이런 식으로 말씀하시는 분들도 있고, 눈초리도 사나운 경우도 많았다.”
지하철을 이용하며 가장 곤란한 순간은 엘리베이터가 없거나 에스컬레이터도 없는 경우다. 아이 둘을 데리고 유모차로 계단을 이용하는 건 아이들에게 위험해 시도할 수 없다. 이런 경우 계단 사이드에 설치된 휠체어 리프트를 이용할까 싶지만 혼자서는 사용이 불가능하고 위험해, 공익요원을 불러야 한다고. 황 씨는 “남대문 시장을 가끔 가서 도움을 청하긴 하지만 오히려 더 불편하게 느껴질 때가 있다”고 말했다.
집안 식구가 모두 카톨릭 신자인 황 씨는 ‘아이들이 우선인 사회’가 되는 것이 바람이라고 했다. 이런 세상을 위해 선행하고 봉사를 베풀어 아이들을 위한 더 좋은 환경을 물려주고 싶다고.
황 씨는 “사랑하는 우리 아이들이 범죄와 위험에서 자유롭고 그 자신이 우선되는 세상에서 살게 하고 싶다”며 “유모차는 가고 싶다 서포터즈를 통한 행동도 그런 세상을 만드는 데 도움이 될 거라고 생각한다”며 미소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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