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재] 부모가 아이 성장을 위해 알아야 할 것들
완연한 겨울에 접어들면서 추위로 인해 호흡기 질환이 증가하고 있습니다. 아이들의 경우 어른에 비해 더 쉽게 감기에 걸리고, 잘 낫지 않고, 재발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는 면역력의 차이인데요, 면역력이란 질병의 원인에 대항하여 병이 발생하지 않도록 하는 인체의 방어력을 말하며, 동시에 질병에 걸려도 빨리 낫도록 하는 자연치유력을 의미합니다.
그러므로 아이들에게는 면역력을 향상시키고 유지하는 것이 특히 겨울에는 중요하며, 이는 곧 성장과도 연관됩니다. 감기를 한번 하면 2주간 성장이 멈춘다는 얘기가 있습니다. 감기에 걸리면 몸은 위기를 넘기기 위해 에너지를 병을 이겨내는 데에 집중하므로, 그 동안은 성장에 필요한 영양분을 쌓을 수 없게 됩니다. 감기 앓는 기간엔 식욕 또한 저하되는 경우가 많아, 잦은 감기는 소아의 후천적 성장부진의 3대 요소(식욕저하, 불충분한 수면, 잔병치레) 중 하나가 될 정도입니다.
감기는 흔한 질병이고 걸렸을 때 잘 이겨내면 오히려 몸속 면역력을 단단히 하는 계기가 될 수 있기 때문에 크게 걱정하지 않아도 되지만, 다음의 경우는 성장에 영향을 미칠 수 있으니 주의해야 합니다.
① 한달에 1번꼴로 감기가 발생하고, 특히 목이 잘 붓고 발열이 동반되는 경우가 많다.
② 감기에 걸리면 회복되는 데에 10일 이상 오래 간다.
③ 감기에 걸린 후 나았으나, 며칠 지나지 않아 재발한다.
④ 감기에 걸려 급격한 증상은 호전되었으나, 깨끗하게 낫지 않고 콧물, 기침 등의 증상이 오래 간다.
⑤ 알레르기 비염, 축농증 등으로 인해 겨울 내내 호흡기 증상을 달고 있다.
⑥ 편도염, 구내염, 중이염, 기관지염 등 종류별로 호흡기 감염 질환에 계속 걸린다.
여기에 해당되는 것이 있다면, 호흡기가 허약해진 상태로 볼 수 있으며, 이런 경우 특히 겨울철 아이의 면역력을 강화시키기 위해 노력해야 합니다. 특히 요즘은 단체생활을 일찍 하게 되어 감기에 쉽게 노출되고, 또 단체생활을 하는 형제로부터 전파되어 영아시기부터 감기를 앓는 경우가 많아졌습니다.
만 2세까지가 일생 중 가장 중요한 급성장기임을 감안한다면 생후부터 유아기까지의 호흡기 면역력이 건강한 성장의 기초가 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지요. 다르게 말하면, 아이가 겨울을 잔병 없이 잘 보내 몸속 기혈이 충분하면 겨울 뿐 아니라, 대자연이 싹을 틔우는 봄에는 키 성장이 더 원활하게 이루어집니다.
한의학에서 감기(感氣)는 나쁜 기운에 감촉되었다는 뜻으로, 특히 차가운 기운을 받았을 때 잘 발생한다고 하였습니다. 그러므로 몸속 기혈이 충분하고 따뜻한 기운이 잘 유지되며, 이 기운이 사지말단까지 잘 순환되도록 하는 것이 곧 면역강화 방법이라 할 수 있습니다. 한방에서는 이를 위해 찬기운을 몰아내고 온기를 더해주는 ‘겨울뜸’과 아이의 체질과 증상에 맞는 탕약으로 면역강화를 돕습니다.
뜸요법은 경혈과 경락에 쑥뜸을 떠서 쑥의 향과 따뜻한 기운이 몸으로 흡수되면서 감기증상을 완화시키고 자연치유력을 촉진시킵니다. 또 탕약은 본인의 체질과 감기의 증상에 맞게 다양한 약재를 구성하여 치료할 수 있습니다. 감기에 좋은 탕약으로 익히 알려진 쌍화탕은 따뜻한 기운을 보강하는 황기, 계지의 약재와 몸속 영양분의 기초가 되는 혈을 보강하는 당귀, 천궁, 작약 등의 약재가 포함되어 활동 많은 아이의 감기 예방 및 체력 약한 아이의 몸살감기 등에 쓰일 수 있는 좋은 탕약이라 할 수 있겠습니다.
일상생활에서는 실내 온도와 습도를 잘 관리하고, 외출 시 찬바람으로부터 호흡기 감염을 막아주는 마스크를 꼭 하며, 외출 후에는 꼭 손을 씻고 따뜻한 물로 수분섭취를 해주는 것이 중요합니다.
*칼럼니스트 천상열은 한의학박사로 바른생각, 바른진료를 모토로 하는 아이조아한의원(aijoa.co.kr) 부산점 원장으로 일하고 있다. 특히 10년 이상의 소아과 임상경험을 바탕으로 부모의 마음을 그대로 담아 소아 청소년의 건강한 성장을 위해 힘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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