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비뉴스 윤지아 기자】
초등학교 1학년 교사의 77.4%가 영어교육 적기연령으로 초등학교 진학 후를 꼽았다.
사교육걱정없는세상은 지난달 24일 '영유아 조기영어교육에 대한 인식·실태 분석 및 대안을 모색한다'라는 주제로 국회의원회관에서 유은혜 국회의원과 함께 토론회를 열어 이같은 내용의 설문조사 결과를 놓고 토론을 벌였다고 26일 밝혔다.
이번 토론회에서는 사교육걱정없는세상 최현주 연구원이 발표한 ‘조기영어교육의 인식·실태 조사결과 분석’ 결과에 따르면 먼저 영어교육 시작에 가장 적합한 시기로는 초1교사의 77.4%가 취학 이후(초등학교 1~3학년)라고 응답했다.
반면 만 5세 유아 부모 중 29.1%는 영어교육을 시작하기에 만 5세가 적합하다고 응답했다.
자녀의 연령대가 높아질수록 취학 이후를 영어교육의 적합시기로 인식하는 비율이 높아졌다. 초3 학부모 집단은 30.5%가, 중2 학부모 집단은 31.4%가, 고2 학부모 집단은 30.5%가 초등학교 1학년이 적합한 시기라고 응답했다.
이번 설문 결과를 보면 너무 어린 시기에 시작하는 영어교육은 실효성이 낮고 오히려 취학 이후가 더욱 적합하다는 인식이 높은 상황이다.
이날 지정토론자로 참석한 서울대 이병민 영어교육학과 교수는 "조기영어교육의 효과는 근거가 없다"며 "조기영어를 비롯한 우리 사회 전반적인 영어 열풍을 해결하기 위한 근본적인 대안으로 ‘공교육에 대한 신뢰’가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또한 "부모들의 불안감 해소를 위한 확실한 증거가 제시되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청암예술학교 조광현 유아교육학과장은 "유아교육기관 내 영어교육에 대해 많은 교사들은 발달상 적합하지 않다는 문제의식을 가지고 있지만 유아교육기관에서는 영어를 할 수밖에 없다"고 현실을 호소했다.
숙명여대 정선아 아동복지학부 교수는 "유아교육 전공자들에 대한 처우 개선"이 조기영어 문제의 해결을 위한 대안이라고 제시했다.
정 교수는 "최근 조기영어교육은 사교육 업체와 유착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들 업체 종사자 대부분이 유아교육 전공자"라며 "유아교육 전공자가 사교육 업체로 빠지는 배경에는 유아교육계의 저임금 고노동 문제가 있다"고 분석했다.
영유아 부모 자격으로 참석한 박정미 부모는 "유아교육·보육기관내 영어교육 프로그램을 거부하면 아이가 소외·방치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시켜야 하는 불가피한 상황"이라며 "영어교육 프로그램이 유아교육·보육기관 내의 강제적 운영되고 있다"고 호소했다.
이 밖에도 "유아교육·보육기관의 설치 부족으로 사교육기관인 놀이학원, 영어학원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교육부 박주용 유아교육정책과장은 "조기영어교육의 실효성에 대해 자신 있게 이야기할 수 있는 연구결과가 아직 없기 때문에 정책 결정을 내리기가 어렵다"고 전했다.
박 과장은 "정부 차원의 조사나 연구가 진행되는 것에 대해서는 긍정적이지만 유아교육기관 내 영어교육에 대해서는 이를 금지할 경우 오히려 사교육 시장이 더 팽창될 것"이라고 말했다.
종합토론에서는 국가 누리과정 도입 이후 오히려 특성화프로그램 등의 추가 사교육이 증가하고 있는 현실을 지적하면서 교육부의 적극적 대처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나왔다. 또한 학부모들이 영어에 집착하고 유아교육·보육기관에 영어교육을 요구하는 심리를 분석하기 위한 추가 조사가 필요하다는 의견도 있었다.
이번 토론회를 주최한 유은혜 의원은 "토론회에서 다뤄진 이러한 문제점과 개선 방안을 수렴해, 정부 차원의 적극적 대책이 마련될 수 있도록 관심을 갖고 촉구하겠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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