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아휴직, 엄마 아빠 같이 쓰면 어떻게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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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장점을 기꺼이 알리고 발휘해보자

잃어버린 '나' 찾을 수 있는 또 하나의 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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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 마을에서 함께 자라는 아이들


지난해 11월, 각자의 장점을 살려 서로 도와서 ucc작품을 만들어  아이사랑 공모전에 출품하여 최우수상을 받은 은평품앗이육아 별님반 멤버들. ⓒ안세정
지난해 11월, 각자의 장점을 살려 서로 도와서 ucc작품을 만들어 아이사랑 공모전에 출품하여 최우수상을 받은 은평품앗이육아 별님반 멤버들. ⓒ안세정


엄마들이 품앗이 육아를 처음 시작하는 가장 큰 이유 중에 하나가 바로 ‘외로워서’이다. 언뜻 생각하기에는 활동을 결정하는 대부분의 엄마들이 오직 ‘아이를 위해서’ 품앗이 육아를 결심했다고 여기기 쉽지만, 많은 엄마들에게 왜 이곳에 오셨냐고 물어보면 “혼자 애 키우기 너무 힘들다”는 답변과 “저도 친구가 필요해요”라는 말을 가장 많이 건네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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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또래의 아이들을 중심으로 엄마들이 만나는 것은 꽤 큰 의미가 있다. 아이가 아플 때 서로 증상을 이야기 하면서 먼저 지나온 사람이 조언을 해주거나 추천해 줄만한 방법 등을 기꺼이 함께 공유하면서 자연스레 아이를 넘어, 남편, 가족 생활 전반에 대한 이야기를 스스럼없이 풀어놓고 관계까지 발전하게 된다. 어느 모임이든 ‘소통’은 매우 중요하다. 엄마들은 아이를 키우면서 굉장한 단절감을 느끼게 된다. 이전의 ‘나’는 없고 좋은 엄마, 좋은 아내로서 갖추어야 할 새로운 일들 앞에서 당혹스럽지만 그 모든 것을 토로하고 함께 나눌 곳이 전무후무하다. 하지만, 우리는 이 안에서 그런 어려움을 함께 나누면서 고민을 풀어가면서 나만 힘든 엄마의 길이 아님을 느낀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이 안에서 ‘나’를 찾아가게 된다는 사실이다. 공동체 안에서 각자의 장점을 찾게 되고 그 장점을 이용해서 서로 음과 양으로 조화를 이뤄가는 과정이 곧 나를 찾는 새로운 계기가 된다. ‘맞아, 내가 원래 그런 것을 잘했었지? 그런데 애 키우느라 잊고 있었어.’라며 자신을 새로 돌아보게 된 경우가 꽤 많다. 뿐만 아니라, 자신은 잘하는 일이라 여기지 않았던 것이 사람들 안에서 부각되는 때도 종종 있다. 실제로 내가 활동할 당시, 우리의 회의 기록을 해 줄 사람이 필요했는데 그 때 한 엄마가 우리의 어수선한 의견들을 카페에 일목요연하게 정리한 것을 보고 모두 감탄했었다. 그 이후 그녀는 우리 안에 정리의 달인으로 통했고, 이어서 총무와 서기 역할을 기꺼이 감당해주기도 했다. 하지만, 막상 본인은 자신이 그렇게 정리를 잘한다는 생각을 해본 적이 없었다고 하면서 함께 하는 멤버들이 잘한다고 하니까 그게 자신의 장점임을 알게 됐다고 했다.

 

이렇듯 함께 활동을 하다 보면, 서로가 서로의 거울이 되어 상대의 장점을 찾아주게 된다. 어떤 사람은 요리를 잘하고, 어떤 사람은 싼 물건을 잘 검색하고, 어떤 이는 맛집을 잘 알고, 어떤 이는 아이를 잘 달래고, 어떤 이는 운동을 잘하고…… 이 하나하나의 장점들이 공동체를 다채롭게 만든다. 그러면서 서로를 이해할 수 있는 폭도 넓어지기 마련이다. 무엇보다 이렇듯 서로의 장점을 찾아주면서 자아를 발견하게 되고 자존감을 살릴 수 있게 되니 그 건강한 에너지가 당연히 내부로 발현될 수밖에 없다. 하지만, 때때로 자신의 이런 장점을 굳이 펼치고 싶지 않아하는 안타까운 경우도 있다. 아이 키우는 것만으로도 벅찬데 나서고 싶지 않다는 것이다.

 

하지만, 공동체 안에서 나의 장점으로 새로운 에너지를 불어넣을 수 있음은 의외로 내 자신에게도 꽤 큰 에너지가 된다. 실제로 초창기 멤버들과 첫 소식지를 만들 때 소식지 전반에 디자인을 담당했던 멤버는 소식지가 모두 완성되었을 때 “사실, 처음에는 내가 괜히 나서서 이렇게 고생하는구나 싶었다. 하지만, 모두 완성된 후에 그 뿌듯함은 그 어디에서도 맛볼 수 없는 기쁨이었다.”라는 말을 했다. 더군다나 공동체 안에서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을 함으로써 함께 맛보는 성취는 개인이 했던 성취와는 전혀 다른 그 무엇이었다는 말도 덧붙였다.

 

엄마들이여, 아이를 키우느라 자신을 잃었다고 생각하는가. 그럼 기꺼이 내 장점을 나눌 마음의 각오로 아이와 동참해보라. 뿌린 만큼 거둔다는 말이 있듯이 내가 얼마나 애정을 쏟느냐에 따라 품앗이 육아의 즐거움은 배가될 것이다.


*칼럼니스트 안세정은 5살, 8살 두 아이를 키우는 엄마이다. 첫 아이를 키우면서 우울증에 시달리며 행복한 육아를 고민하다가 ‘품앗이 육아’를 알게 되었고, 2012년 북스타트 행사를 통해 만난 14명의 엄마들과 ‘품앗이 동화책 읽어주기’를 시작했다. 이후 서울시에서 새로 시행된 마을공동체 사업에 선정돼 ‘은평 품앗이 육아’라는 이름으로 재탄생, 30여명의 엄마와 좌충우돌하며 공동육아를 진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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