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는 어린이집에서 2월 마지막 주에 졸업식을 한다. 다섯살이 되어서 유치원을 보냈지만 무엇인가를 스스로 하기에는 아직 준비가 덜 된 것 같아서 한달 유치원 다니다 4월에 어린이집에 옮겨서 다른 친구들보다 한달 늦게 어린이집에 시작하려고 적응하느라 한달, 그리고 어린이집에서 새로운 친구들과 지내느라 세 달을 보내고 친구들과 선생님과 익숙해져 즐겁게 지내려 하니 졸업이란다.
졸업을 하고 아이는 이제 유치원에 가는데 어린이집에서 많은 것을 경험했던 것 같다. 스스로 무엇인가 하는 독립심, 친구들과 어울리는 사회성, 그리고 엄마와 떨어져서 자기 스스로 무엇인가를 계획하고 실행하는 자기 주도력, 자기를 표현하고 남에게 이야기하는 표현력, 때론 순해서 짓궂은 친구에게 맞기도 해 마음을 아프게 했지만 최근에 그 아이에게 엄마인 내가 잘 타일러서 마무리를 잘 마감하기까지 많은 일들이 있었다.
“엄마 나 검은색으로 생긴 모자 쓰고 졸업식 사진 찍었어. 밖에서도 찍고 교실 안에서도 얌전하게 차렷 자세하고 멋지게 찍었어.”
이렇게 이야기하는데 새삼 나의 졸업식이 생각이 난다. 졸업식을 떠올려보면 어떤 목표한 바에 대한 꾸준한 노력, 그리고 성취감에 대한 보람을 얻는 순간이기에 매우 감동스럽고 의미 깊다.
아이가 졸업을 한다니 나도 모르게 눈물이 ‘핑’돈다. 아이가 일 년 동안 다닌 어린이집 원아수첩에는 그 동안 내가 손글씨로 선생님과 장문으로 쓴 편지, 그리고 정말 아이를 격려하고 칭찬하고 또 고민하며 쓴 글들로 가득하다. 아이로 인해 행복했던 일, 고민하고 힘들고 잠 못 이루고 눈물흘렸던 일, 사실 크나큰 사건사고는 없었지만 우리아이가 누군가에게 맞았거나 혹은 아프거나 하면 나의 마음도 같이 아프고 눈물도 나오게 된다. 그리고 우리아이가 좋은 일로 상을 받거나 혹은 점차 성숙된 모습을 보이면 나도 같이 덩달아 즐거워진다.
아이가 졸업을 한다고 해서 기념으로 그림편지를 써보았다. 그리고 동시도 써보았다. 얼마 전에 문단에 데뷔한 나는 이제 우리 아이에게 만큼은 멋진 동시작가 엄마다.
졸업식
병아리가 나는 법을 배우려
‘푸드득’ 날아본다.
날면서 떨어지기도 하고
상처투성이로 온몸에 그림을 그린다.
검은색 모자가 너무나 잘 어울리는 날
빨리 달리는 기차 안
멋진 밖의 풍경이 잘 안 보이듯,
행복하고 슬펐던 기억들이
뿌옇게 지나간다.
슬퍼서 운다.
기쁘기도 해서 웃는다.
어린이집에서 친구들과 즐겁게 수업도 하고 야외수업도 하고 했던 사진들을 고스란히 홈페이지에서 다운받아 저장한 폴더를 넘겨보면 참 주마등처럼 그간의 일이 스친다. 나의 졸업식에는 눈물이 안 나왔는데 아이가 졸업을 한다고 하니 눈물이 나온다. 그리고 또 더 멋진 곳에서 새롭게 도약하고 도전하고 성숙해 있을 모습을 그려본다. 아이가 다닌 어린이집 근처에는 돌맹이로 꾸민 개울이 있는데 그 개울이 인상적이어서 아이는 어린이집을 늘 ‘개울 어린이집’이라고 했다. 그래서 아이의 졸업식을 축하하는 그림에 아이가 늘 이야기했던 개울 어린이집 졸업을 축하한다는 메시지를 적어본다.
새롭게 시작한다는 것은 늘 기대감과 두려움을 동반한다. 그리고 아이에게 행복한 미래를 격려하고 옆에서 도와주고 채찍질 하는 것은 부모의 몫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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