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를 한번 혼내면 몇번 사랑해 줘야 할까?
"아이를 혼내는 시간 이외에는 계속 사랑해 줘야"
[연재] 심리학자 아빠의 행복한 육아
“아이를 한 번 혼냈다면 몇 번 사랑해 줘야 할까요?”
부모교육을 하다보면 어떤 비율로 아이를 혼내거나 사랑해줘야 하는지를 묻는 질문을 받기도 한다. 어떤 이들은 한 번 혼냈으면 다섯 번은 사랑해 주라고 하지만 중요한 것은 ‘5배’가 아닐 것이다. 가능한 아이를 많이 사랑해 주라는 의미로 받아들이면 된다. 필자는 이렇게 대답한다.
“아이를 혼내는 시간 이외에는 계속 사랑해 주세요. 사랑을 적극적으로, 그리고 자주 표현하세요.”
미국의 심리학자 바움린드(Diana Baumrind) 역시 부모들의 이런 고민에 대해 나름의 답을 제시한다. 그녀는 부모의 양육에서 중요한 두 가지로 애정과 통제를 꼽는다. 애정이란 자녀를 따뜻하고 친절하게 대하면서 자녀의 요구에 민감한 반응을 보이는 것이다. 물론 자녀를 사랑(애정)하지 않는 부모가 과연 어디에 있겠느냐만, 중요한 것은 표현이다. 무뚝뚝함이 미덕이었던 시대는 지나갔다.
또 다른 차원인 통제란 자녀에게 규칙과 한계를 설정해 주고, 이를 따르도록 요구하는 것이다. 아이가 하고 싶은 대로 하도록 방치하는 것이 아니라, 필요하다면 이를 위해 부모는 강화와 소거, 처벌을 사용해 아이의 행동을 통제는 것이다.
바움린드는 애정과 통제의 높고 낮음에 따라 부모의 양육태도를 네 가지로 구분했다. 가장 바람직한 양육태도는 애정과 통제가 높은 ‘권위적 부모’다. 우리는 보통 권위라는 말 자체를 부정적으로 보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권위라는 말 자체는 중성적이다. 다시 말해 부모가 적절한 권위를 가지고 있는 것은 바람직하지만, 권위만 내세우는 것은 옳지 못하다. 권위적 부모는 바로 자녀에 대하여 적절한 권위를 주장하는 부모이다. 규칙을 제시하고, 이에 따라 강화와 처벌을 준다는 면에서 권위가 있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이 규칙을 자녀와 함께, 자녀를 위해 만든 것이기 때문에 자녀들은 부당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평소 부모가 자신을 얼마나 사랑하는지 잘 알기 때문이다. 이러한 환경에서 자란 아이들은 자신감과 책임감이 높으며, 사회성도 발달하게 된다고 한다.
통제는 많이 하고, 애정은 적게 주는 부모를 ‘권위주의적 부모’라고 한다. 사랑은 표현하지 않고 권위만 내세우는 독재자 스타일의 부모이다. 독재자는 자기 멋대로 하는 사람이다. 규칙도 일방적이며, 규칙을 어길 경우 강력한 처벌을 받게 된다. 그런데 이 규칙 역시 부모의 기분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부모들은 자녀에 대한 사랑을 표현하지 않기 때문에, 자녀들은 자신이 사랑받지 못한다고 느낀다. 그래서 부모의 눈치만 줄곧 본다. 이러한 부모 밑에서 성장한 아이들은 대인관계에서 어려움을 겪기 쉽고, 사회성이 부족한 특징이 있다.
애정은 많이 주되, 자녀를 통제하지 않는 경우를 ‘방관적 부모’라고 한다. 자녀를 사랑한다는 이유로 자녀의 행동을 전혀 통제하지 않는다. 규칙도 없을 뿐더러, 세워 놓은 규칙도 아이의 기를 죽일 것 같으면 무시해 버린다. 이러면 아이는 자기중심적인 아이, 제멋대로 행동하는 아이가 된다. 어떻게 보면 자신감이 넘치는 아이처럼 보이지만, 자제가 필요한 상황에서 쉽게 적응하지 못해 사람들로부터 배척을 당할 수 있으면서 문제아로 인식될 수도 있다.
마지막으로 애정과 통제 모두 낮은 수준이라면 ‘무관심한 부모’다. 자녀에 대한 애정도 표현하지 않고 통제도 하지 않는다. 냉담한 부모라고 할 수 있다. 자녀를 방치하는 것이다. 잘하거나 못하거나 개의치 않는다. 남의 아이를 키우는 것처럼 보이기도 한다. 이런 상황에서 성장한 아이는 위축되어 있으며 자기통제력이 부족하게 된다.
자녀를 키우는 모든 부모는 사랑과 통제 사이에서 균형을 잡아야 한다. 어느 것에도 치우치면 안 된다. 적극적으로 사랑을 표현하고, 필요에 따라 아이를 통제해야 한다. 영양소를 고르게 섭취해야 몸이 건강하게 자라듯이, 부모의 사랑과 통제도 고르게 받아야 마음이 건강하게 자랄 수 있다.
*칼럼니스트 강현식은 ‘누다심’이라는 필명으로 활동하는 심리학 칼럼니스트다. 누다심의 심리학 아카데미(www.nudasim.com)를 통해 많은 이들에게 다양한 심리학 정보와 소식을 전하고 있다. 그러나 자신의 일보다는 두 아들과 함께 하는 것을 좋아하는 행복한 아빠다. 많은 아빠들에게 아빠 육아의 즐거움과 중요성을 알리기 위해서 『아빠 양육』1, 2권을 집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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