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로 다르지만 모두 소중한 사람이에요"
양천구장애체험관, 어린이 장애체험 교육 주목
"꼭 약속해요!"라고 외치며 새끼손가락을 드는 아이들. 장애체험을 시작하기에 앞서 다른 모습을 가진 친구들을 놀리지 않고 이상하게 쳐다보지 않겠다고 약속하는 아이들의 모습이다.
옆 친구와 자신의 다른 점을 찾아보면서 "머리색, 옷, 얼굴 색, 키가 다르지만 모두 친한 친구"라고 큰 소리로 외친 아이들은 본격적인 장애체험을 시작했다.
22일 오전 서울 양천구 신정6동 양천해누리타운 4층에 위치한 양천구장애체험관. 양천구 신정3동 구립신서어린이집에 다니는 6~7세 11명의 아이들이 1시간가량 지체장애인과 시각장애인이 돼 보는 체험에 참가했다.
지난 2011년 4월 1일 개관한 양천구장애체험관은 유아부터 성인까지 장애 체험을 통한 교육을 진행하고 있는 곳이다.

장애에 대한 개념도 아직 정확히 모르는 6, 7세 아이들이 손에 손을 잡고 장애체험관을 찾은 이유는 인성이 자리 잡는 시기에 장애에 대한 편견을 없애는 교육은 중요하기 때문이다.
교육관에 모여 앉아 '귀가 다른 친구들보다 짧은 꼬마토끼 동동이 이야기' 영상을 보며 시작한 교육은 귀 모양만 다를 뿐 소중한 친구라는 메시지를 담아 아이들의 눈높이에 맞게 진행됐다.
영상에 집중한 아이들은 영상이 끝나고도 '동동이가 친구들과 어떻게 다른지', '동동이의 마음이 어떨지' 다시 한 번 설명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장애체험관까지 오는 동안 버스 안에서 무엇을 보고 왔는지 대답하도록 유도하면서 시각장애 교육을 진행한 유수연 간사는 "눈 한번 감아볼까요? 눈을 감으면 아무 것도 안보여요"라며 아이들의 자발적인 참여를 이끌었다.
유 간사는 시각장애인들이 가지고 다니는 지팡이인 '케인'을 직접 보여주기도 하고, 아이들 스스로 시각장애를 이해하도록 안대를 쓰고 점자를 읽고 복도를 걸어보는 체험 기회를 줬다.
산만했던 아이들은 체험이 시작되자 두 명씩 짝을 이뤄 시각장애인 역할과 안내자 역할을 할 때는 사뭇 진지해졌다. 점자를 만져보기도 하고 안내하는 친구의 말에 귀를 기울이기도 했다.
안내하는 역할을 맡은 아이들은 안 보이는 친구를 위해 어떻게 이야기를 해줄지 고민하며 "오른쪽에 문이 있어, 잘 따라와"라고 친구를 도왔다.
친구의 손을 꽉 잡으며 시각장애 체험에 참여한 김재윤(6) 군은 "친구가 잡아주지 않았다면 무서웠을 거에요"라며 "설명을 안 해주면 어디로 가야할지 몰라요"라고 말했다.
'하루 종일 눈을 감고 있어야 한다면 어떨까'라는 질문에 임승원(6) 군은 "불편해요. 장난감 찾기 힘들어요. 쾅 부딪쳐요"라고 답했다.

지체장애인 체험에 나선 아이들은 직접 휠체어를 타보며 지체장애인의 불편을 몸소 느꼈다. 아이들은 휠체어를 타고 있는 친구에게 "도와드릴까요?" 묻고, "네, 도와주세요"라고 답하는 상황극에 참여했다.
혼자서는 밀기 어려운 휠체어지만 선생님의 도움으로 휠체어에 앉은 친구를 있는 힘껏 밀어주고 휠체어에 탄 친구가 다치지 않도록 발판 정리와 브레이크 작동까지 완벽하게 소화해낸 아이들의 얼굴에는 웃음꽃이 피었다.
휠체어에 앉은 아이들과 휠체어를 미는 아이들 모두 진지하게 체험에 임하면서 서로 놀라지 않게 배려하는 모습에 선생님들은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또한 휠체어 체험을 한 아이들은 휠체어를 타면 놀이터, 버스, 지하철 등을 이용하기 힘들 것 같다고 고민하는 모습도 보였다.
최은유(6) 양은 '하루 종일 휠체어에 앉아 있는다'는 상상을 해보자는 말에 "재미없고 심심해요. 엉덩이 아파요"라고 전했다.
이날 장애체험 프로그램을 마무리하면서 아이들은 눈 감은 채 캔디 맛을 알아맞히는 체험을 통해 장애를 가진 사람들을 한 번 더 이해하는 시간을 가졌다. 아무런 사고 없이 안전하게 체험을 마친 서로에게 박수를 보내기도 했다.
이날 장애체험 현장에 동행한 구립신서어린이집 김희환 원장은 "아이들 특성상 관심 있는 것은 집중하는 편이다. 직접 체험하는 것이다 보니 집중력을 보였던 같다"며 "말로 설명하는 것보다 체험을 통한 경험이 아이들 인격이 형성되는 데 많은 차이가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김 원장은 "영유아기가 기본생활습관, 도덕성, 배려 협동 인성이 형성되는 결정적인 시기인 만큼 장애에 대해서도 편견 없이 받아들일 수 있는 시기"라며 "아이들에게 반드시 필요한 교육"이라고 덧붙였다.
어린이집 아이들은 집중력이 짧아 '겉모습은 다르지만 모두 똑같이 소중한 사람이다'라는 느낌을 공유하는데 초점을 맞춰 교육을 진행한다는 양천구장애체험관 이상희 관장은 장애체험 교육을 찾아오는 아이들에게 전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다고 했다.
"겉모습만으로 판단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어른들은 이미 선입견이 자리 잡았다. 선입견은 한번 자리 잡으면 내재돼 버린다. 하지만 아이들은 깨끗한 도화지 같아서 어떻게 밑그림이 그려질지가 중요하다. 보이는 모습으로 판단하지 말고 먼저 다가가고, 대화를 통해 알아갔으면 좋겠다."
아울러 이상희 관장은 "아이들 스스로 밀어보고 체험해보면서 평상시에 느끼지 못했던 불편한 부분을 직접 느끼게 된다"며 "두려움을 느끼기도 하면서 동시에 이해를 하게 되는 시간이 될 수 있어, 장애체험 교육은 중요하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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