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안 읽는 둘째 때문에 속탈 줄이야
책보다는 애착형성이 먼저였다
[연재] 책 읽기는 엄마랑 함께해
슬픈 예감은 틀린 적이 없다던 노랫말이 있다. 둘째를 임신했을 때 왠지 이 아이는 책을 안 좋아하는 장난꾸러기 일 것 같았다. 낳아보니 진짜 그랬다. 형과 달리 책을 싫어하고 뭘 하든 꽥꽥 소리만 지르는 둘째 모습은 슬픔 예감의 현실판이다.
큰 아이와 책의 만남은 자연스러웠다. 옹알대는 큰 아이와 책을 접했던 시기는 지금 생각해도 순탄하고 행복한 추억이다. 이 놈의 둘째는 등에 업고 책을 읽어주면 내려 달라 아우성이고 기타 다른 놀이도 오래 지속하는 법이 없다. 헝겊책을 펼쳐주면 ‘곰세마리’는 좀 듣는 것 같다가 ‘나비야’를 불러주면 냅다 기어가 버린다. 책을 덮고 옛이야기를 들려주면 듣다말고 딴 청이다. 기가 차서 헛웃음이 난다.
지푸라기라도 잡자는 심정으로 둘째가 10개월쯤 됐을 때 부모교육을 들었다. 강사님 말씀에 따르면 ‘부모와 애착이 없는 아이는 책 읽기를 비롯한 모든 놀이에 흥미를 보이지 않는다’고 한다. 아이에게 가장 필요한 건 안전이다. 애착을 통한 안전과 안락이 보장되어야 책이든 놀이든 할 수 있다. 즉, 부모 품이 안전하다는 믿음이 있어야 그 품에 안겨 책을 읽을 수 있다고 한다.

부모교육을 들은 뒤 아이와 친해지려 애썼다. 그런데 기질의 차이라는 것도 무시할 수 없다. 큰 아이가 먼저 다가와 뽀뽀하는 타입이라면 둘째는 뽀뽀하자고 해도 듣는 둥 마는 둥이다. 기질이 다르니 책을 대하는 태도도 다를 수밖에.
다행인 건 형이 책 읽는 모습을 많이 봐서 책을 낯설어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대신 자기 보고 싶을 때 보고 자기가 읽고 싶은 책만 보며 책이 읽고 싶을 땐 책을 들고 꽥꽥 소리 질러댄다. 어디서 저런 놈이 태어났나, 화를 냈는데 요즘은 인정하려한다.
‘책이 읽고 싶으면 소리 지르지 말고 음음~하면 안돼겠니? 엄마 너무 귀 아파.’
책 안 읽는 둘째들 때문에 고민하는 엄마들이 나 말고도 많으리라. 우리가 할 수 있는 노력이 뭘까. 큰 아이를 이뻐했던 만큼 이뻐해주고 큰 아이에게 정성 쏟았던 만큼 쏟아주며 책 읽기의 초심을 기억하면, 둘째도 엄마의 노력을 알아챌 것이다. 책은 둘째고 관계형성이 먼저다.
*칼럼니스트 김진미는 대학에서 문예창작학을 전공하고 독서논술지도사로 활동했습니다. 출산 후 글쓰기에 전념. 현재 시민기자와 수필가로 활동 중입니다. 아이에게 맛있는 음식, 예쁜 옷은 못 챙겨줘도 책읽어주기만큼은 최선을 다해야한다고 믿는 ‘읽기광’ 엄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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