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르스 확산, 우리 아이들은 안 된다"
"메르스 확산, 우리 아이들은 안 된다"
  • 윤지아 기자
  • 승인 2015.06.08 18:2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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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10대 환자 발생...소아까지 확산될까 우려

【베이비뉴스 윤지아 기자】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사태로 인해 서울 강남과 서초지역 초등학교와 유치원이 휴업에 들어간 8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초동 한 주택가에서 마스크를 쓴 초교생이 동생의 손을 잡고 엄마 뒤를 따라 걸어가고 있다. 이기태 기자 likitae@ibabynews.com ⓒ베이비뉴스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사태로 인해 서울 강남과 서초지역 초등학교와 유치원이 휴업에 들어간 8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초동 한 주택가에서 마스크를 쓴 초교생이 동생의 손을 잡고 엄마 뒤를 따라 걸어가고 있다. 이기태 기자 likitae@ibabynews.com ⓒ베이비뉴스

 

잘 들어보지도 못했던 생소한 '메르스'라는 이름의 감염병이 대한민국 전역을 뒤덮을 기세로 확산되고 있다. 메르스 사태가 시작된 것은 지난달 20일부터다. 20일 만에 메르스 확진환자는 87명으로 늘었다. 8일 오전 최초로 10대 확진환자까지 발생한 것이 알려지면서 엄마들의 불안감은 커져가고 있다.

 

메르스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MERS-CoV)에 의한 중증급성호흡기질환으로 감염 시 38도 이상의 발열을 동반한 기침 또는 호흡곤란 등의 호흡기 증상을 보인다. 소화기 증상(설사 등)을 보이는 경우도 있는데, 만성질환 혹은 면역기능이 저하된 환자들에게서 폐렴, 급성신부전 등의 합병증이 동반되는 경우도 있다.

 

메르스 바이러스의 본산이라고 할 수 있는 사우디아라비아 연구진이 지난해 자국 내 통계를 연구해 발표한 자료에 의하면 지난해 4~5월 사우디의 메르스 환자 425명 중 14살 이하 환자는 전체의 3%에 지나지 않았다.

 

이와 관련 "어린 아이들은 어른에 비해 비교적 안전하다. 메르스는 나이든 사람일수록 더 위험하다. 손이나 발 등 위생을 철저히 지켜준다면 아이들이 메르스에 감염될 위험은 아주 적다", "면역력이 약하다는 이유만으로 아이들에게 치명적이라고 단정 짓기는 어렵다"는 의료진들의 설명이 뒷받침되고 있지만, 어린 아이들을 가진 부모들을 안심시키기엔 역부족이다.

 

교육부는 지난 7일 오후 메르스 확산을 방지하기 위해 8일부터 전국적으로 1896곳의 유치원과 학교를 휴원 및 휴교하기로 결정했다. 유치원 638개, 초등학교 772개, 중학교 256개, 고등학교 168개, 특수학교 21개, 대학교 11개 등이다.

 

특히 가장 많은 확진 환자를 기록한 경기도는 수원, 용인, 평택, 안성, 화성, 오산, 부천 등 7개 지역의 모든 유치원과 초·중·고등학교 및 특수학교의 휴교 결정을 내렸다.

 

불안감에 어린이집은 물론 되도록 바깥출입까지 삼가고 있는 엄마들은 '메르스'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고 있을까? 아이보다 어른이 더 조심해야 한다는 메르스지만 아이 먼저 생각하는 엄마들로선 전문가나 의료진의 이야기를 들어도 마음이 가볍지 만은 않다.

 

4살 아이 엄마 김영아(43·인천 서구) 씨는 삼대가 함께 사는 가정인 만큼 메르스 진행 상황이나 예방법, 전문가 의견 등 주시하고 있다. "아이가 결핵에 옮았던 기억이 있다. 때문에 공기 중 전염도 솔직히 걱정된다. 외국 전문가들도 공기 중 감염이 아예 가능성이 없다고는 얘기하지 않는 것을 본적이 있다. 뭐든지 100%라는 것은 없기 때문에 염려되는 것은 사실이다."

 

부모 입장에서 아이들이라고 안전하다는 말을 안심하고 믿을 수는 없다는 김 씨는 "버스나 대중교통에서 기침 한번으로도 전염될 수 있다고 본다"며 "아직 인천은 청정지역이라는 주변 사람들의 말에 어린이집은 보냈지만 마스크를 착용시켜 보냈다"고 전했다.

 

이어 김 씨는 "아이 마스크 착용으로 인해 다른 엄마들에게도 '마스크 착용을 해야겠구나'라고 경각심을 일깨워줄 수 있을 것"이라며 "한사람이라도 더 예방에 앞장선다면 모든 아이를 예방시킬 수 있다. 집에만 있는 것을 답답해하는 4살 아이를 위해 놀이터나 밖보다는 오히려 어린이집이 안전하다고 생각한다. 아직은 어린이집에 보내지 않을 생각은 없다"고 엄마의 마음을 토로했다.

 

메르스 공포에 휩싸여 있는 경기도에 거주하고 있는 정영헌(35·경기도 광명시) 씨는 32개월 아이를 어린이집에 보내지 않고 있다. 집이 경기도인 만큼 더욱더 아이의 안전이 걱정된다는 정 씨는 지난주 목요일부터 되도록 바깥출입도 삼가고 있다.

 

"광명시 바로 옆인 부천이나 시흥에서도 확진환자가 나왔다고 하니까 불안감이 더 커진다. 어린이집을 보내고 있는 엄마들과 소통을 계속 하고 있는데 오늘 10대 확진자도 나왔다고 하니까 전문가의 말보다는 걱정이 앞선다."

 

정부에서 발표하는 정보도 정확하지 않거나 달라지는 부분이 있어 불신이 쌓이기도 한다는 정 씨. 요즘 엄마들끼리는 '내 자식 내가 지켜야지'라는 말이 유행할 정도라고.

 

정 씨가 오늘 어린이집 선생님께 전해들은 바에 의하면 7명의 어린이집 같은 반 아이들 중 등원한 아이는 2명뿐이다. 그는 "2명의 부모도 맞벌이라 '울며 겨자먹기'로 아이들을 등원시켰지만 계속해서 확진환자가 나오는 상황에서 부모 입장으로써는 안심하기 힘들다"고 전했다.
 
SNS를 통해서도 엄마들의 메르스에 대한 불안감은 실시간으로 올라오고 있다. 베이비뉴스 페이스북을 통해 공개된 '메르스, 아이 부모들이 알아야 할 진실' 제하의 기사에서 전해진 면역력이 약한 아이라고 해서 더 위험하다는 통계는 없다는 사실에 대해, '그것이 정녕 사실이라고 하더라도 안심할 수 없다'는 반응 일색이었다.

 

양나**는 "통계상으로는 확률이 낮더라도 엄마의 마음은 3%라도 안심이 안되요. 더 이상 확산되지 않고 치료되길 바랍니다"라며 불안감을 전했다. 남윤**도 "사우디의 환경과 우리나라의 환경이 다르고 아직 우리나라 아동이 걸리지 않아 확신하는 것 같은데 안심하면 안된다고 본다"라며 "아이가 있어서 정말 불안하지만 정부의 말도 믿을 수가 없고 지금 퍼지는걸 보면 사우디와는 전혀 다른 양상이라 그쪽 통계를 참고하기엔 무리가 있어요"라고 불안감을 내비췄다.

 

감염에 대한 걱정보다 예방에 대해 강조하는 엄마들의 목소리도 이어졌다. 은우Mo**는 "밖에서 보면 엄마나 아빠는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고 아이들만 착용시키는데 온 가족이 다 착용했으면 좋겠어요"라고 전했다. 그동안 아이만 조심 시켜왔다는 서윤엄**는 "아이만 조심 시키고 저는 막 다녔었는데 가장 중요한건 제가 조심해야 하는 거군요. 다들 메르스 조심하세요"라고 전했다.

 

지난 2일 오후 서울역 대합실에서 한 아이가 엄마와 함께 마스크를 착용하고 아빠를 만나고 있다. 이기태 기자 likitae@ibabynews.com ⓒ베이비뉴스
지난 2일 오후 서울역 대합실에서 한 아이가 엄마와 함께 마스크를 착용하고 아빠를 만나고 있다. 이기태 기자 likitae@ibabynews.com ⓒ베이비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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