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야기가 있는 미술놀이] 사람그리기
그리기에 대한 지지와 응원을 해주세요!
[연재] 이야기가 있는 미술놀이 - 엄마와 함께 이야기하며 미술놀이 하기!
일곱 번째 마당 ? 사람그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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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4월부터 5살 연이는 사람그리기에 푹 빠졌다. 어린이집 7살 언니에게 배우기 시작한 공주 그리기는 연이에게 큰 도전이자 놀라운 발전을 가져다주었다. 매일 어린이집에서 놀이시간마다 공주를 그리고 집에 와서도 열심히 그렸다. 하루하루 그림이 달라지는 모습을 보면서 연이가 얼마나 열정적으로 진지하게 그림그리기에 임하고 있는지 느낄 수 있었다.

연이를 어린이집에 데리러 가면 연이 바구니에 그날 그린 공주 그림들이 쌓여 있었다. 어느 날은 언니가 공주그림을 안 그려줘서 속상해 하는 날도 있었다. 그런 날은 혼자서 공주그림을 떠올려 과감히 혼자 그리기에 도전도 했다. 얼굴하나하나, 눈동자하나하나에 연이가 들인 노력이 엿보였다. 맘에 안 들면 다시 그리며 도전한 흔적들도 그림에 묻어났다. 그런 연이의 그림을 볼 때 마다 어제보다 더 잘 그렸다고 칭찬해주며 이제 언니가 안 그려줘도 혼자서 그릴 수 있는 연이의 시도에 박수를 보냈다.

이제 연이는 다양한 공주그림을 그리게 되었다. 천사공주, 치마공주, 신데렐라 공주, 밸리스 공주(연이가 이름 지음) 등 그렇게 몇날 며칠을 스스로 공주그리기에 도전한 연이의 그림에서 제법 사람의 형태가 나타나기 시작했다. 길게 그리던 치마를 짧게 그리고, 왕관만 쓰던 머리는 다른 머리 모양으로 바뀌고, 언니가 그린 눈만 고집하더니 눈모양도 변하기 시작했다.

공주그림의 변화는 치마에도 나타났다. 엄마에게 치마만 그려달라고 부탁해서 여러 가지 치마를 그리면서 무늬도 넣었더니 연이도 치마에 다양한 무늬를 넣기 시작한 것이다. 꽃무늬, 동그라미, 세모, 네모 무늬 등 치마를 꾸미는 데도 정성을 기울였다.

연이가 너무 공주그리기에 빠져있어서 엄마인 나는 다른 그림에도 관심을 갖게 하고 싶었다. 그래서 집에 있는 책을 꺼내 보면서 토끼를 그려주려고 했더니 그 많은 토끼 중 웨딩드레스를 입은 토끼를 그려달라고 했다. 토끼공주라며. 그렇게 나는 토끼공주를 그리기 시작했다. 엄마가 먼저 그리고 나면 연이는 그 옆에 자기만의 토끼공주를 그렸다.

책에서 나온 그림을 그리기 시작했더니 연이는 자연스럽게 자기가 보는 그림책에 나온 사람을 그려달라고 부탁했다. 그러면 또 자기 나름대로 해석한 그림을 그려냈다. 솔직히 엄마의 정형화된 그림보다 훨씬 더 자유롭고 매력 있는 그림이었다.

이제 연이는 마음대로 사람을 그린다. 처음 시작한 공주의 모습에서 많은 부분이 달라졌다. 팔과 다리도 그려 넣고 머리, 몸통, 다리 비율도 비교적 안정적인 모습이 되었다. 무엇보다 어떤 그림을 그려도 연이만의 스타일이 묻어났다.

2달여 동안 연이의 사람그리기를 지켜보며 발전하는 과정에 놀라기도 하면서 즐겁기도 했다. 사실, 나는 보고 그리는 그림에 대한 부담감이 적어서 책에 나온 그림을 열심히 그려주었을 뿐인데 연이에게는 엄마와 함께하는 놀이어서 즐거웠고 그림그리기에 계속 도전하고 싶은 욕구가 생겼던 것 같다. 어쩌면 아이들에게는 잘 그린 그림보다 그리기에 대한 지지와 응원, 진지한 태도, 즐기는 모습 등이 더 중요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칼럼니스트 황유순은 덕성여대 유아교육과와 교육대학원에서 유아교육을 공부했다. 5년 동안 유치원 교사로 활동한 경력과 그동안 배운 지식을 총 동원하여 놀이를 통한 교육을 두 아이에게 실천하고 있다. 몸과 생각주머니가 무럭무럭 자라고 있는 아이들을 볼 때마다 행복해하며 살고 있는 엄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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