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비뉴스 정가영 기자】
서울 지역 가임기 여성의 혈중 중금속 기준이 미국 보다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환경부는 16일 지난해 5월부터 올해 3월까지 양천구 등 서울 지역 가임기 여성(만 30~49세) 307명을 대상으로 이들의 중금속과 내분비계 교란물질 농도를 조사한 결과, 혈중 중금속 평균농도가 미국 등 선진국의 참고기준 보다 낮은 것으로 조사됐다고 밝혔다.
이번 조사는 국정과제인 ‘환경성질환 예방·관리 체계 구축에 기여하고 환경유해인자 노출과 여성 질환과의 관련성을 규명하기 위해 마련됐다. 조사는 서울지역 중에서 양천구, 강서구, 마포구 등에 거주하는 가임기 여성 307명을 대상으로 생체시료(혈액, 뇨) 임상검사, 환경노출에 대한 설문조사 등으로 진행됐다.
그 결과 이들 가임기 여성의 혈중 중금속 평균 농도는 납 1.4㎍/L, 카드뮴 1.0㎍/L, 수은 1.9㎍/L 등으로 나타났다. 이는 미국의 혈중 중금속 참고 기준인 납 10㎍/L, 카드뮴 5㎍/L, 수은 5.8㎍/L 기준보다 낮았다.
뇨 중 내분비계교란물질인 비스페놀A(BPA)의 평균농도도 1.67㎍/g으로 독일, 미국 등 해외의 유사한 연구사례 보다 기준치가 약 절반 이하로 낮았다.
뇨에 포함된 프탈레이트(Phthalate) 대사체 중 모노 2-에틸-5-하이드록시헥실 프탈레이트(MEHHP)와 모노 2-에틸-5-옥소헥실 프탈레이트(MEOHP) 합의 평균농도는 23.64㎍/g, 모노부틸 프탈레이트(MnBP)의 평균농도는 40.92㎍/g으로 기존 연구된 산모·영유아 환경노출에 따른 건강영향조사 결과(2006~2014, 1750명)보다 낮은 것으로 파악됐다.
주요 유해환경인자와 건강영향간의 상관성을 분석한 결과, 혈중 카드뮴 농도가 높은 군이 낮은 군에 비해 자궁근종, 자궁내막 용종, 자궁질환, 에스트로겐 의존성 종양 등의 유병률이 2.53~4.06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결과는 카드뮴이 체내에서 여성 호르몬인 에스트로겐과 비슷한 작용을 한다는 기존의 연구결과와도 일치된 것이라고 환경부는 전했다.
납의 고노출군에서는 자궁내막 용종 진단율이 4.46배, 수은의 고노출군에서는 비만 진단율이 저노출군에 비해 2.53배 높게 분석됐다.
비스페놀A의 경우 기존 연구결과와 유사하게 고노출군에서 불임 발생율이 저노출군에 비해 4.01배 유의하게 높았으나, 불임으로 진단 받거나 치료 받았다고 응답한 대상자는 18명(5.9%)으로 일반 인구집단의 여성 불임율(7%)보다 적은 것으로 조사됐다.
환경부는 불임 진단명이 배란장애, 나팔관 장애, 원인불명 등으로 다양해 이번 조사만으로는 비스페놀A가 어떻게 불임 위험을 높이는지 추정하기 어렵다고 전했다.
이호중 환경부 환경보건정책과장은 “이번 가임기 여성 조사는 서울 일부지역의 소규모 연구로써 환경노출과 여성질환 발생간의 상관성 규명에 한계가 있으므로 올해 하반기 중으로 가임기 여성 500여명을 추가로 조사해 가임기 여성들을 위한 맞춤형 건강 가이드라인을 마련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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