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영원한 라이벌, 형제 그리고 자매
가장 영원한 라이벌, 형제 그리고 자매
  • 칼럼니스트 홍미영
  • 승인 2015.08.25 18:1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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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을 나누는 지혜, 온가족이 함께하면 좋아요

[연재] 홍미영 소장의 행복한 부모, 행복한 아이

 

형제는 같은 엄마와 아빠 아래에 태어나서 엄마와 아빠의 관심과 사랑을 함께 나누어야 하는 관계입니다. 이는 곧 엄마 아빠를 사랑을 가운데 두고 경쟁하는 라이벌이라는 말이죠. 그렇다고 대놓고 서로 미워할 수 있는 관계도 아닙니다. 그 관계는 일시적이어서 싫으면 안 만날 수 있는 관계가 아니라 오히려 평생 이어지는 바뀔 수 없는 관계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부모 자식 관계와 마찬가지로 형제관계도 매우 어렵지만 절대 포기할 수 없고 끝까지 아름답게 가꾸어 나가야 하는 관계인 것입니다.

 

제 막내 동생은 결혼을 늦게 하여 이제 겨우 5살이 된 큰 아들 철진이와 두 돌이 막 지난 둘째 아들 호진이가 있습니다. 얼마전 올케는 진지한 얼굴로 ‘요새는 방학이어서 생각지도 못하던 일을 보게 되요. 보통 때는 낮잠을 함께 재우는 경우가 거의 없는데 어제는 둘을 함께 낮잠을 재워 놓고 나왔어요. 근데 철진이가 일어날 시간이 지났는데도 기척이 없어서 방안을 조용히 들여다보니, 철진이는 벌써 잠에서 깨어서 호진이 쪽으로 얼굴을 돌리더라구요. 그러더니 호진이 옆구리를 세게 꼬집더라구요. 호진이는 자지러들게 울기 시작했고. 제는 놀라서 방으로 급하게 들어갔어요. 그때 철진이는 나를 태연하게 쳐다보면서 호진이가 이제 깼네!라고 천연덕스럽게 이야기하더라구요. 저는 정말 놀랐어요. 철진이가 아무 이유도 없이 호진이를 그렇게 세게 꼬집고 내게는 또 그렇게 천연덕스럽게 이야기하는 것을 보고 철진이가 왜 저럴까 걱정이 되었어요’라고 이야기 하더군요.

 

물론 앞뒤 전후 맥락을 더 자세히 관찰해보아야 철진이가 왜 그렇게 행동했는지 정확한 이유를 파악할 수 있을 것입니다만, 그 시기 많은 아이들은 새로 동생이 생기게 됩니다. 그리고 새로 생긴 동생에 대한 질투와 미움은 큰 아이 입장에서는 어쩌면 당연한 것일지도 모릅니다. 이 세상의 완전한 보호자였던 엄마와 아빠의 사랑, 큰 아이에게 그 사랑은 이제까지 절대적이었고 완전한 것이어서 그 누구와도 나누어야 할 필요가 없었습니다, 적어도 동생이 태어나기 전까지는요. 그런데 어느 날, 느닷없이, 갑자기 ‘동생’이라는 존재가 큰 아이의 인생에 나타난 것입니다. 그 절대적이고 완전했던 엄마 아빠의 사랑을 나눠야 한다고 강요당하게 되었습니다. 심지어는 그 아이를 이뻐하고 보살펴야 한다고 합니다.

 

그런 맥락에서 지금 큰 아들 철진이가 보여주고 있는 행동은 엄마 아빠로부터 '나'만을 위한 세심한 관심을 받고 싶다고 외치고 있는 것입니다. 동생 호진이와 나누어 갖게 되는 사랑과 관심이 아니라 동생 호진이가 생겼지만 '너'는 여전히 너무나 중요하고 소중한 존재라는, 그 누구(동생을 포함하여)와도 비교될 수 없이 귀한 존재라는 것을 확인하고 싶어하는 것입니다.

 

동생이 태어나도 큰 아이도 엄마와 아빠의 손길이 필요한 아이인 것은 여전한 사실입니다. ⓒ베이비뉴스
동생이 태어나도 큰 아이도 엄마와 아빠의 손길이 필요한 아이인 것은 여전한 사실입니다. ⓒ베이비뉴스

 

동생이 어리면 어릴수록 엄마는 갓난 아기 동생을 돌봐야 하는 1차 양육자이기 때문에 항상 동생과 함께 있어야 합니다. 철진이가 엄마와 함께 하고 싶어도 동생의 필요가 더 우선적이기 때문에 철진이가 기다려야 하거나 포기해야 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철진이는 호진이를 꼬집으면서 아마도 엄마, 아빠로부터의 관심을 얻기 위한 것이었습니다. 아이들에게는 칭찬만이 관심이 아니라 나무라고 혼내는 것과 같이 부정적인 관심도 관심이기 때문입니다. 이럴 때에는 온 가족이 함께 하는 작전이 필요합니다. 물론 호진이에게 더 많은 도움과 손길이 필요한 것은 사실입니다. 그러나 큰 아드님도 엄마와 아빠의 손길이 필요한 아이인 것은 여전한 사실입니다. 그러니 일과표를 지혜롭게 짜서 효과적으로 행동하자는 것입니다.

 

1. 일과 중에 엄마가 또는 아빠가 큰 아이하고만 지낼 수 있는 시간을 마련할 것

 

예를 들어 둘째 아이가 낮잠 잘 때 큰 아이하고만 산책 나가 둘이서 아이스크림 사먹기, 또는 아이 재우는 것을 아빠가 도와주고 그 시간에 엄마는 큰 아들 방에서 함께 동화책 읽어주는 시간을 갖을 것 등과 같이 엄마와 큰 아이와 함께 하는 질적인 시간을 계획하는 것입니다.

 

2. 긍정적으로 칭찬해줄 것

 

바쁘다보면 아이가 일을 저지르고 문제를 일으킬 때에만 관심을 보이게 되는 경향이 있습니다. 그것도 칭찬과 같이 긍정적인 관심이 아니라, 혼내고 나무라는 부정적인 관심을 보이게 되지요. 무엇보다도 의지적으로 하루에 적어도 5가지 이상 긍정적인 칭찬을 하는 것을 목표로 해보세요. 칭찬거리를 찾는 것이 어렵다면 아이의 상태를 긍정적인 언어로 확인해주시는 것도 좋은 방법 중에 하나입니다. 예를 들면 '오늘은 책읽는 것보다는 그림을 더 열심히 그리고 있네. OO가 책 읽는 것만 좋아하는 줄 알았더니 그림 그리는 것도 아주 좋아하네. 이제 아빠도 OO와 그림 좀 그려볼까?.'라고 할 수 있습니다.

 

3. 아기에게 관심을 가질 때 의도적으로 큰 아들의 것에도 관심을 가질 것

 

한 아이가 태어나면 그 아이의 탄생에서부터 성장하는 모든 과정에 사람의 관심이 쏟아지게 마련입니다. 이때 새로 태어난 아기에게만 집중하지 말고 큰 아들에게도 동일한 관심을 제공하는 작업이 필요합니다. 예를 들면 아기의 탄생 사진을 거실에 놓을 때에는 새로 태어난 아기의 사진만 놓는 것이 아니라 큰 아들의 탄생 했을 때 사진을 함께 다시 놓아두는 것입니다. 이런 과정을 거치면서 큰 아들은 '나도 똑같이 관심 받고 있구나' 느낄 수 있을 것입니다.

 

*칼럼니스트 홍미영은 연세대학교에서 아동학과 가족학을 공부했다. 미국 캘리포니아에 있는 Association of Children’s Services, Asian Multi-Culture Child Care Center, La Petite Academy에서 주임교사 및 원장을 역임하고, 한국어린이보호회 신나는 어린이집 원장, 서남재단 별나라어린이집 원장, 파라다이스 복지재단 상담위원장과 서울시보육위원, 보건복지부 보육발전기획단 자문위원 등을 역임했다. 동아일보에 주간칼럼 ‘홍미영의 탁아일지’를 연재한 바 있으며, 저서로 ‘물 한모금 만 더, 뽀뽀 한번 만 더(그린비)’, ‘아이와 함께 놀자(웅진미디어)’, ‘영유아용 창의성 보육프로그램(보건복지부)’, ‘한국을 찾아라: 한국의 역사와 문화(북가주한국학교 협의회)’ 등이 있다. 현재는 시공미디어 어린이교육문화연구소(www.nurinori.com) 연구소장으로 일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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