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재] 책 읽기는 엄마랑 함께해
우리 아이는 책 읽기를 좋아한다. 그런데 둘째를 낳은 뒤로 책을 못 읽어주고 있다. ‘엄마, 책 읽어줘.~’라는 외침이 들리면 못 들은 척 하거나 ‘응.~ ’ 대답해놓고 30분이 지나도록 안 가보기 일쑤다. 결국 TV를 보여주게 된다.
아이 혼자 텔레비전을 보고 있으면 엄마 속이 타들어간다. 미안하고, 죄스럽고 한편으로 화가 난다. 그렇게 1년을 보낸 뒤 둘째를 어린이집에 보냈다. 독서 방해꾼 둘째가 어린이집으로 사라졌으므로 큰 아이와 도서관에 갈 수 있었다. 도서관이 9시에 문을 열면 9시 50분까지 책 읽어주고 어린이집에 등원시키는 방법을 택했다. 부지런 떨길 3개월. 큰 아이도 나도 행복했으나, 아침부터 부지런을 떨다보니 둘 다 피곤해 쌍코피가 터지고 말았다. 아침 독서 NG.
다시 선택한 건 큰 아이 하원 시간을 앞당긴 일이다. 동생보다 한 시간 먼저 하원시켜 책을 읽어줬다. 형 책을 찢던 둘째가 없어 여유롭고 편했다. 그런데 하원하고 돌아온 아이는 집중력이 떨어져 2권 이상 읽어주기 힘들다. 아이도 좋아했고 나도 좋았지만 독서에 적합한 시간이 아니라 NG.
요즘 선택한 방법은 어린이집 안보내기다. 한달에 두 번, 금요일마다 어린이집에 안보내고 책 읽으며 시간을 보낸다. 아이도 편하고 나도 편하다. 물론 내 쪽이 쬐금 더 힘들다. 두 시간만 경과하면 ‘ 어린이집에 괜히 안보냈어. 내 볼 일 보고 이따 살짝 일찍 데려올걸. 아유. 책이고 뭐고 슬슬 화가 치민다...’ 그래도 가장 안정적인 방법인 듯 하다.
아. 요즘 터득한 요령 하나가 더 있는데, 둘째아이 책을 큰 아이 책인양 읽어주는 거다. 달콤한 맛이나요. 풀 숲 뒤에 누가 숨었을까요, 따위의 책은 분명 둘째를 위해 펼치는 하드커버 책이다. 하지만 실감나는 목소리로 읽다보면 형제는 함께 귀를 기울인다. 좋은 책은 나이를 막론한다고 안했던가. 동심의 회귀랄까. 큰 아이책, 둘째아이 책을 대단하게 구분 지을 필요가 없다.
동생 때문에 책 읽어줄 시간이 없다고? 시간과 방법을 쥐어짜면 책 읽어줄 수 있답니다!
*칼럼니스트 김진미는 대학에서 문예창작학을 전공하고 독서논술지도사로 활동했습니다. 출산 후 글쓰기에 전념. 현재 시민기자와 수필가로 활동 중입니다. 아이에게 맛있는 음식, 예쁜 옷은 못 챙겨줘도 책읽어주기만큼은 최선을 다해야한다고 믿는 ‘읽기광’ 엄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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