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비뉴스 이유주 기자】
'아이에게 어떤 책을 골라줘야 할까?' 부모라면 누구나 한번쯤 하게 되는 고민거리다. 수많은 책들 가운데 우리 아이에게 맞는 책을 고르기는 쉽지 않은 일. 유아기 때 형성된 독서습관이 성인이 된 후에도 영향을 미치는 만큼, 아이가 책을 친근하게 여기고 즐거움을 느낄 수 있도록 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베이비뉴스는 자녀와 함께 읽을 책 고르기에 어려움을 겪는 부모들을 위해 매달 국립어린이청소년도서관 사서가 추천하는 유아도서 3권씩을 소개하고 있다. 9월의 유아 추천 도서는 '무슨 생각하니?', '사자가 작아졌어!', '곧 이 방으로 사자가 들어올 거야'다.
◇ '무슨 생각하니?'(로랑 모토 글·그림, 로그프레스, 2015)
사람들의 표정을 보고 덧대어진 종이를 펼쳐서 그 속에 감추어진 생각을 살펴보는 방식의 책으로 프랑스의 그림책 작가 로랑 모로가 그렸습니다.
마을 사람들의 다양한 생각과 감정을 각각 두 장면에 걸쳐 소개하고 있습니다. 오른쪽 면에는 마을 사람들의 얼굴(사각형의 플랩)이, 왼쪽 면에는 사람의 생각이 짤막한 문장으로 적혀있습니다.
그럼 책 속의 인물들은 무슨 생각을 하는지 알아 볼까요? 신나는 모험을 좋아하는 막심은 야생동물에 올라타고 유유히 걷는 상상을 해요. 아나엘의 생각을 열어보면 달콤한 아이스크림이 가득합니다.
마지막 장에는 고양이가 등장해서 인간만이 생각할 줄 아는 것이 아니라 동물도 생각한다는 것을 알려줍니다. 다 읽고 나서 지금까지 거쳐왔던 등장인물들을 마지막 장에서 하나씩 연결시키면서 다시 찾아보는 것도 흥미롭습니다.
이 책은 멋진 그림으로 여러 사람의 생각들을 묘사하고 있어 보는 이의 호기심을 자극하고 상상력을 높여줍니다. 작가의 다른 작품 '근사한 우리 가족'도 함께 읽어보면 좋을 듯 합니다.
◇ '사자가 작아졌어!'(정성훈 글, 비룡소, 2015)
사자는 늘어지게 낮잠을 자고 있었어요. 그 사이에 나무도 풀숲도 들쥐도 개울도 너무 너무 커져 버렸어요. 대체 사자에게 무슨 일이 일어난 걸까요?
갑자기 작아진 사자는 그만 개울에 폭 빠져 버렸어요. 물속으로 가라앉던 사자를 누군가가 건져 주었어요. 바로 새끼 가젤이었지요. 그런데 자신이 건져준 사자가 어제 엄마 가젤의 목숨을 빼앗은 그 사자라는 걸 알게 된 새끼 가젤은 "널 당장 다시 물에 빠트려 버려야겠어!"라고 소리칩니다.
깜짝 놀란 사자는 가젤을 달래 보려고 노래도 불러주고 꽃도 갖다주고 뿔장식도 해주겠다고 통사정을 합니다. 하지만 가젤은 "다 소용없어! 그냥 우리 엄마를 돌려달란 말이야!"라고 뿌리칩니다. 사자는 어떻게 사과해야 가젤의 용서를 받을 수 있을까요?
정성훈 작가는 진정한 사과란 무턱대고 '미안하다', '잘못했다'고 말하는 것이 아니라 상대방의 아픈 마음을 잘 헤아리고 온 마음을 담아 진심으로 사과하는 태도에서 시작된다고 말합니다.
이 책은 참다운 사과란 무엇인가에 대해 생각해볼 기회를 건넵니다. 아프리카 열대우림의 모습을 생동감 넘치게 표현한 선명한 색감과 콜라주 기법의 그림이 보는 재미도 줍니다.
◇ '곧 이 방으로 사자가 들어올 거야'(아드리앵 파를랑주 글·그림, 정글짐북스, 2015)
두려움은 모양이나 색깔도 없고 만져지지도 않습니다. 여러분은 보이지 않는 두려움을 경험한 적이 있나요? 이 책은 사자의 방을 배경으로 하여 이러한 두려움에 대해 표현하고 있습니다. 판화 기법의 간결한 선으로 구성된 사자의 방은 상상속의 불안을 한눈에 보여줍니다.
어느 날 텅 빈 사자의 방에 호기심 많은 소년이 들어옵니다. 조금 후 밖에서 나는 소리에 소년은 재빨리 침대 아래로 숨습니다. 사자가 돌아온 걸까요? 곧이어 소녀, 개, 새떼가 차례차례 방으로 들어온 뒤 무서운 사자가 귀가하는 순간을 피해 몸을 숨깁니다. 모두들 사자에게 들키지 않고 안전하게 살아남을 수 있을까요?
이 책은 2015년 볼로냐 국제 아동 도서전에서 라가치상 픽션 부분을 수상했습니다. "용감한 사자를 방에 숨어 벌벌 떠는 존재로 그리며 통쾌한 반전의 재미를 선사한다"는 심사평을 받았습니다.
밀림의 왕 사자와 여러 동물의 아슬아슬한 숨바꼭질을 상상하며 재미있게 읽어보세요. 판화 제작 과정에서 생겨나는 흐릿한 부분을 활용한 방안의 소리없는 교감 장면을 찾아보는 것도 흥미롭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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