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 정말 건강의 적일까?
고마운 지방과 함께하는 즐거운 식탁 만들기
[연재] 아이를 살리는 밥상 멘토링
‘지방’하면 어떤 것부터 생각나세요? 날씬한 몸매를 망치고, 성인병을 유발하는 ‘공공의 적’이자 왠지 피해야 할 영양소라고 여겨지시나요? 식품을 통해 섭취하는 지방은 탄수화물이나 단백질보다 2배 이상 많은 열량을 내지요. 따라서 많이 먹으면 살이 찌고 여러 만성질환을 일으키는 원인이 되기도 합니다. 그러나 뱃살의 주범, 비만의 상징인 체지방은 단지 지방에서만 기인한 것은 아니고, 탄수화물, 단백질, 지방 그 어느 것이라도 과하게 섭취했을 때 그것들이 지방으로 전환되어 저장된 것이랍니다. 그러니 지방만 너무 미워할 일은 아니랍니다.
지방은 모든 세포를 구성하고, 에너지를 제공하며, 체온을 유지하고 장기를 보호하는 담요와 같은 역할을 하는 고마운 영양소입니다. 또한 호르몬이나 신호전달물질 등을 만들기도 하고, 지용성 비타민(A, D, E, K) 흡수에도 필요하지요. 그래서 우리 몸의 대사와 기능이 자연스럽고 원활히 작동하려면 적당량의 지방을 먹어야 해요. 특히 아이의 식사에서 지방은 탄수화물이나 단백질만큼 중요한데요, 만약 성인처럼 아이들에게도 심하게 고지방식품 섭취를 제한하면 에너지가 부족할 수 있을뿐더러 아이의 성장 발달에 꼭 필요한 필수지방산이 결핍되거나 비타민, 무기질 섭취량도 부족해질 수 있어요.
그런데 지방이라고 다 같은 것은 아니어서 그 가치는 어떤 지방산으로 구성되어 있는지에 따라 다르지요. 우리가 먹는 지방의 주성분은 지방산인데, 지방산은 크게 포화지방산, 불포화지방산, 트랜스지방산 세 가지로 나눌 수 있어요. 불포화지방산은 특히 필수지방산은 우리 몸에 꼭 필요하고 건강에도 도움이 되지만 포화지방산은 많이 먹으면 해가 더 많고, 트랜스지방산은 가능한 피해야 하는 지방이에요. 바로 트랜스지방이나 포화지방은 고혈압, 동맥경화, 심장병, 뇌졸중 등 심뇌혈관질환의 위험도를 높이기 때문이지요. 참고로, 지방과 지방산은 엄밀히 말하면 다르지만 그냥 쉽게 지방산 대신 지방이란 명칭을 쓰기도 해요. 예를 들어 포화지방산이 많이 들어있는 지방을 그냥 포화지방이라고 하는 거지요.
포화지방은 보통 실온에서 딱딱하게 굳는 지방인데, 육류나 우유 및 유제품 등 동물성식품에 많이 들어 있어요. 불포화지방은 콩기름, 올리브유, 카놀라유 등 실온에서 액체인 식용유와 견과류(땅콩, 호두, 아몬드, 해바라기씨) 등 식물성식품에 많아요. 동물성식품으로는 고등어, 꽁치, 청어, 연어나 참치 등 생선에 풍부하고요. 두뇌발달과 시각에 중요하고 고지혈증 위험을 낮춘다는 생선의 오메가 3 지방산(DHA, EPA 등)도 바로 불포화지방산 중의 한 종류예요. 한편 트랜스지방은 액체 기름을 인위적으로 반고체 상태로 만드는 과정 중에 생성되는 것인데, 마가린이나 쇼트닝 등을 통해 먹게 돼요. 이들은 불포화지방이긴 하지만 그 성질이 포화지방 보다 더 고약하고 좋지 않은 지방이에요.
우리가 먹는 지방은 ‘기름’이라고 이름 붙은 음식뿐 아니라, 고기와 생선, 우유, 치즈, 라면, 마요네즈, 또는 견과류 등의 식품에도 많이 들어 있답니다. 눈에는 안 보인다 해도, 입에 넣어 부드럽고 고소하고 풍미가 있는 음식에는 모두 지방이 들어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지요.
가급적 기름이 적은 살코기와 생선 위주로 먹고, 식으면 굳는 기름은 걷어 내거나 국물은 적게 먹고, 튀김 요리를 할 때는 식용유를 반복해서 사용하지 말아야 좋은 지방, 건강한 지방을 섭취할 수 있어요. 그리고 아이들이 즐겨 먹는 도넛, 빵, 쿠키, 피자 등 과자류에도 트랜스지방이나 포화지방이 많이 들어 있으므로, 제품을 구입하시기 전에 원재료와 영양표시를 반드시 확인하는 습관을 들이시는 것이 좋아요.
남는 지방, 나쁜 지방은 우리 몸의 독소가 되지만, 적정량의 지방과 건강한 지방은 명약이 된답니다. 오늘부터는 미운 지방이 아니라 고마운 지방과 함께하는 식탁을 차려 보세요.
*칼럼니스트 남기선은 서울대학교를 졸업하고, 미국 위스콘신 주립대학교에서 영양학 전공으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성균관대학교 의과대학 소아과학과 연구교수 역임 후 현재 (주)풀무원 식생활연구실 실장으로 일하고 있다. 저서로 <저염밥상>, <맛있는 다이어트>, <똑똑한 장바구니>, <아이를 살리는 음식 아이를 해치는 음식>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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