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웨딩뉴스팀 김고은 기자】
웨딩플래너 없이 결혼하기는 쉬울까? 어려울까? 김동은 바른웨딩 국장을 웨딩플래너로 만난다면 이 질문에 ‘웨딩플래너가 있어서 정말 좋았다’고 말할 수 있게 될 듯하다. 웨딩플래너 경력 10년 간 ‘내 결혼식처럼’ 신부들의 결혼식을 진행해 왔다는 김동은 국장은 “결혼식 끝나고 ‘덕분에 너무 좋았다’, ‘감사하다’는 연락을 받았을 때 가장 행복함을 느낀다”며 웨딩플래너라는 직업에 대한 이야기를 풀어놨다.
◇ 친구나 가족이 대신 할 수 없는 일
대부분의 신부들에게 결혼 준비는 처음 해 보는 낯선 일이다. 그래서 어렵다. 처음 사보는 것들, 고민하고 또 해도 도무지 선택하기 어려운 것들 틈새에서 버둥거리다 보면 어느 덧 결혼 날짜가 성큼성큼 앞으로 다가온다. 곁에서 내 일처럼 고민해주고 조언해주는 사람이 절실한 이유다. 그 대상으로 신랑은 다소 부적합하다는 점이 ‘웃픈’(웃기다와 슬프다를 합성한 신조어) 일이라면 일이랄까.
“신부들은 보통 본인이 입을 웨딩드레스에 가장 많은 신경을 써요. 이건 조언해드리기가 쉬운 편이예요. 체형과 이미지, 선호하는 스타일의 윤곽이 정해져 있으니까요. 반면 웨딩스튜디오나 웨딩사진, 메이크업은 결정하기 조금 어려워들 하시고 조언하기도 쉽지 않은 편이예요. 선호하는 스타일이 있다고 해도 직접 찍어본 후에 결정할 수는 없는 거라서 전문적인 도움을 드리면 정말 후련해 하시죠. 이 과정에서 메시지를 정말 많이 주고 받아요.”
뭔가 고민이 될 때 신랑이나 엄마, 혹은 친한 친구에게 몇 번 쯤 코멘트를 부탁할 수 있겠지만 매번 그러기란 영 쉽지 않은 일이다. 설령 매번 그럴 수 있다고 해도 결혼이라는 특수한 상황에서 선택해야 하는 것들이란 혹시 모를 리스크를 감수해야 할 것들 투성. 김동은 국장이 웨딩플래너로서 가장 잘 이해하고 있는 게 이런 부분이다. 밤낮으로 쉴 새 없이 울리는 메시지에 내 일처럼 고민해서 가장 좋은 선택을 이끌어 내주는 것. 김동은 국장은 웨딩플래너의 이 역할을 당연하다는 듯 즐겁게 해내고 있다.
“어느 신부님의 본식 날 메이크업숍에 가보니 웨딩드레스가 바뀌어서 와 있었어요. 신부와 가족들을 안심시키고 예식장소로 보낸 후에 저는 웨딩드레스숍으로 달려갔어요. 비상키 찾아서 원래 입어야 할 웨딩드레스를 가지고 현장으로 갔죠. 이런 돌발 상황은 누구에게나 생길 수 있는 거거든요. 아무도 해줄 수 없는 일, 그걸 제가 대신 해줄 수 있다는 게 좋아요. 혼수나 예단 예물 같은 것들 취향이랑 예산에 맞게 골라드리는 건 제가 정말 재밌어 하는 일이라 좋고요.”
◇ ‘결혼’이라는 무대를 함께 만드는 일
신랑과 신부. 그 호칭만큼 특별한 ‘결혼식’이 치러지는 하루. 규모나 방식을 떠나 누구에게나 특별할 수밖에 없는 것이 결혼식이다. 김동은 국장은 이를 두고 “이날만큼은 내가 원하는 대로 하고 싶다는 마음이 당연히 있을 수밖에 없다. 결혼식 주인공은 누구나 마찬가지로 특별하다. 그 특별한 한 사람, 한 사람의 마음을 이해하고 각기 다를 수밖에 없는 상황들을 잘 조율해 드리는 일”이 웨딩플래너의 역할이라고 말했다.
“연예인 대표님이 계시는 회사 오픈멤버로 일하면서 연예인 분들 결혼식을 여러 번 치렀어요. 연예인 결혼식 하면 굉장히 특별하게 생각하잖아요. 그런데 저는 ‘아, 사람은 누구나 똑같구나’는 생각을 많이 하게 됐어요. 결혼이라는 무대 앞에 서면 그런 것 같아요. 평범하게 진행하시는 분이든, 좀 화려하게 진행하시는 분이든, 예산이나 상황만 조금 다른 거예요. 모두 축복받고 주목받아야 하는 분들이라는 생각을 기본으로 최대한 그렇게 되실 수 있게 꾸며드리려고 노력합니다.”
◇ 많은 사람들을 행복하게 할 수 있는 일
김동은 국장은 바른웨딩이 진행하는 프로젝트 ‘나눔웨딩’의 실무자로 지난 1년을 보냈다. 몸이 불편한 장애인의 결혼식을 돕는 나눔웨딩은 올해 15쌍의 신랑 신부에게 턱시도와 웨딩드레스를 입혔다. 김동은 국장은 “우리가 가장 잘하는 일인 ‘웨딩’을 통해 사회에 도움이 될 방법을 찾다가 나눔웨딩을 진행하게 됐다. 많은 협력 업체들이 기꺼이 도움을 주신 덕에 많은 신랑 신부님들이 행복한 순간을 맞으셨다”고 말했다.
최근 결혼한 한 시각장애인 신랑은 일반인보다 큰 체형 때문에 본인 체형에 맞게 새로 지은 턱시도를 입은 일도 있었다. 본래 예복숍이 보유 중인 대여 턱시도를 제공하기로 했지만 김동은 국장의 재치와 숍의 배려 덕에 더 좋은 순간을 만든 경험이었다고.
김동은 국장은 웨딩플래너가 “다른 사람들을 행복하게 하는 일일뿐더러 본인이 행복하게 될 수 있는 일”이라고 말했다. “행복이라는 말이 따라 붙는 결혼을, 그 과정을 함께 할 수 있는 일이라는 게 정말 큰 장점이다. 지금까지 해온 만큼 앞으로 수천 번도 더 치를 수 있을 것 같다”며 미소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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