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가루, 비만의 원인 1순위가 아닐까
비만의 원인, 밀가루에 대한 고찰
[연재] 다이어트 명강사 박창희의 살과 사랑 이야기
“자연이 성장의 한계를 정함에 있어 인간의 창의성에는 적수가 되지 못한다.” 밀 교배에 성공한 녹색 혁명의 아버지 볼로그 박사를 월 스트리트 저널은 이렇게 칭송했다. 오만의 극치라는 생각을 억누르고 들어보면 맞는 말이기도 하다.
줄기가 짧은 밀은 성장 속도도 빠르고 이삭이 비대해져도 쓰러지지 않으므로 성숙단계에 빨리 도달했다. 성장 기간을 단축했으니 불필요한 줄기를 키우는데 들어가는 비료의 사용량도 줄일 수 있었다. 전 세계에서 굶주리고 있는 많은 사람을 구해야 하는 상황에서 다수확 왜소종 밀은 기아해결에 큰 도움을 주었다.
늘씬한 밀들을 밀어낸 단신의 왜소종 밀은 화학비료를 양껏 빨아먹고 비대해진 나락을 잔뜩 머리에 진 채 인류의 굶주림을 어느 정도 해결했다. 광활한 들판에 마치 백만 대군처럼 당당하게 서 있는 밀들의 위용을 볼로그 박사는 흡족한 표정으로 바라다보았을 것이다. 노벨 평화상을 목에 건 채 말이다.
이제 재래종 밀은 그 어디에서도 찾아보기 힘들다. 모든 밀이 다수확 왜소종 밀로 99% 이상 대체되었기 때문이다. 낮은 키의 흔들리지 않는 점령군 탓에 흔들리지 않는 식품산업의 근간이 될 수 있는 훌륭한 식자재 역시 탄생되었다. 이제 인간의 요구에 길든 채 인간의 품에 안긴 야생의 풀은 자연으로 돌려보내도 살아남지 못한다.
이쯤에서 잠깐 언급할 것이 있다. 필자는 과거의 시대상을 반영하지 못한 편협한 사고로 일면식도 없는 볼로그 박사의 업적을 깎아내리려는 것이 아니다. 밀가루로 만든 빵이 아사 직전의 많은 사람을 구해냈다는 엄연한 사실도 부정할 수 없다. 문제는 급조된 일차 산업의 결과물이 인간에게 적합한지 아무런 검증도 거치지 않은 채 공급되었다는 것이다.

새로운 밀을 만드는 과정에서 수많은 이종 교배가 시도되었다. 유전적으로 결정된 특성에 수없이 많은 유전자 변형을 가해 성장 속도와 구성 성분이 조작되었지만, 그 누구도 부정적인 영향을 고려하지 않았다. 인간이나 동물을 대상으로 한 것이 아니라 단지, 풀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 불과했기에 사회적 이슈도 발생하지 않았다. 더구나 몇 천 건의 이종 교배가 이루어졌기 때문에 현재로써는 어떤 잡종이 토종 밀과 부딪혀 부정적 영향을 증폭시켰는지 알 길이 없다. 그리고 현재 우리는 급조된 이종 교배의 산물인 밀가루를 무서운 속도로 먹어치우고 있다. 거대한 식품기업들의 약진을 등에 업고 전 세계 각계각층의 소비가 비약적으로 이루어지고 있다.
그렇다면 밀가루의 어떤 점 때문에 이 곡물을 우리가 주의해야 할까. 필자는 수분의 함량이 적고 입자가 희고 고운 하얀 가루의 정체가 궁금할 때가 많다. 식이섬유나 비타민, 또는 무기물질을 얼마나 가지고 있을까에 대해 의문이 들게끔 하는 단순한 외형이다.
이 백색 가루는 그 자체로 쓰임이 있기보다 물을 만났을 때 비로소 그 진가를 발휘한다. 밀가루 반죽을 가지고 놀아본 경험은 누구나 가지고 있다. 자르고 뭉치고 늘리며 갖고 논 후 연탄난로 표면에 붙여 구워 먹기도 한다. 우리 입에 들어오는 먹을거리 중 이토록 점성이 뛰어나고 성형이 쉬운 물질은 아마 없을 것이다.
식당에서 음식을 만들던, 공장에서 찍어내어 비닐봉지에 담던 이 물질은 상업적 용도 변경을 수없이 거친 후 천의 얼굴, 만의 얼굴로 변신한다. 식품 가공에 적합하고 생산성이 우월한 품종을 위하여 얼마나 많은 교잡실험이 진행되었는지 짐작케 한다. 경제력이 커질수록 밀가루의 소비도 늘어나는 듯하다. 그와 동시에 인간의 형태와 크기도 달라지고 있다.
몸무게가 100kg에서 최대 630kg 사이의 사람들이 우리 주위에 급속도로 늘어나고 있다. 씨름 천하장사에 어울릴 체중을 요즘은 일반여성들도 쉽게 가진다. 밀가루가 원인제공 물질 1번이 아니라면 과연 어떤 물질 때문일까. 운동부족과 더불어 우리가 먹는 기름, 설탕, 소금 중 과연 무엇이 가장 큰 문제일까. 다음 호에 계속 알아보자.
*칼럼니스트 박창희는 전산과 체육학을 전공한 다이어트 전문가로서 다이어트의 필요성과 방법을 알리는 강사와 칼럼니스트로 활동하고 있다. 그는 비만사회운동가로서 비만을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사회 구조적인 문제로 바라보고 비만을 야기하는 사회 구조적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서 노력하고 있다. 그는 현재 광고대행사와 방송스튜디오의 대표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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