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궁내막증, 난임의 원인이 되나요?
자궁내막증, 난임의 원인이 되나요?
  • 칼럼니스트 이희준
  • 승인 2016.02.12 14: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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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리통 심하다면 골반 초음파 검사 서둘러야

[연재] 이희준 교수의 난임 클리닉


차의과대학 강남차병원 산부인과 여성의학연구소(불임센터) 이희준 교수. ⓒ이희준
차의과대학 강남차병원 산부인과 여성의학연구소(불임센터) 이희준 교수. ⓒ이희준

얼마 전 난임 센터를 방문한 34세 여성은 결혼한 지 3년이 지났으나 임신이 되지 않으며, 평소 생리통이 너무 심하여 진통제를 복용하지 않으면 일상 생활이 곤란할 정도라고 불편함을 호소했다. 


우선 시행한 초음파 검사 결과 양쪽 난소에 각각 4cm가 넘는 혹(자궁내막종 의심)이 발견되었고, 난임 검사의 일종으로 추가 시행한 난소 기능 검사에서 난소 기능이 매우 저하되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아주 심한 증상을 유발하는 자궁내막종을 가진 경우에는 우선 수술적 절제를 고려할 수 있으나 이 환자처럼 난임이 의심되고 난소 기능이 저하되어 있는 경우에는 마냥 수술적 치료부터 할 수 없는 경우도 많다. 수술적 치료 후에는 난소 기능이 더 떨어질 가능성이 있고 이는 임신을 더욱 어렵게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자궁내막증이란 자궁 내에만 있어야 할 자궁내막의 조직이 자궁 밖으로 퍼져나가 자라는 상태로, 대부분 골반 장기 위를 덮고 있는 상태를 말하며, 특히 난소 내에 혹으로 존재하는 경우를 자궁내막종이라고 한다. 


한 달에 한 번 있는 월경 현상이 자궁내의 내막이 아닌 자궁 밖의 난소나 다른 복강 및 골반내 장기 등에도 발생함으로써 국소적인 심한 복통과 염증이 매달 생리통으로 반복해서 발생하는 것이다. 이러한 염증 반응은 골반내 심한 유착을 야기하고 결국 난관이나 골반내 해부학적 구조 이상을 유발해 난임을 유발하기도 한다.


그러면 이러한 자궁내막증은 왜 발생하는 것인가? 아직 그 원인을 정확히 알고 있지는 못하나 자궁내막이 난소나 복강내에 존재하게 되는 이유에 대해 몇 가지 가설들이 있는데, 그 중에서 월경혈의 역행설이 아주 유력한 이론 중에 하나이다.


생리시 탈락한 자궁내막이 자궁 경부를 통해 체외로 흘러 나가야 하나, 그 일부가 거꾸로 난관을 통해 복강내로 역류해 흘러 들어가 난소나 복강(골반)내에서 자라게 된다는 가설이다. 발생빈도는 가임기 여성의 5~10%, 난임 여성에서 25~30%, 골반통을 호소하는 여성에서 40~80% 정도까지 이환되어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 진단을 위해서는 초음파나 다른 영상학적 검사를 통해 확인할 수 있는데 확진을 위해서는 수술을 통한 병리학적 검사가 이뤄져야 한다.


자궁내막증의 궁극적인 치료는 수술적 치료를 통한 병변의 완전한 제거인데, 완전한 제거가 쉽지 않고 재발률도 높기 때문에 추가적인 약물치료를 병합하는 경우가 많다. 


약물치료는 주로 난소에서 에스트로겐 호르몬의 분비를 억제하는 약물을 사용하는데 부작용으로 일시적인 폐경 증상을 야기할 수 있어 약물치료 중에 어려움을 겪을 수도 있으며, 이외에도 에스트로겐을 차단할 수 있는 프로게스틴 제재의 약물을 사용하기도 한다. 


그리고, 앞선 환자처럼 난소 기능이 저하되어 있는 난임 환자분의 경우에는 수술적 치료를 우선 고려하기보다는 빠른 임신을 위해 체외수정시술(시험관 아기 시술)을 시행하여 먼저 임신을 시도하고 추후에 수술 및 약물 치료를 고려하는 경우가 많다.


자궁내막증에 대한 일차적 예방은 매우 어려우나, 병의 진행으로 인한 난임과 같은 추가 합병증을 최소화하기 위해서는 조기 진단이 꼭 필요하며, 다음과 같은 증상이 있을 때에는 자궁내막증을 의심하여 조기에 병원 방문을 권고할 수 있다.


첫째는 사춘기가 지나고 20대 이후에 갑자기 월경전이나 월경중에 상복부 또는 하복부의 통증이 심하거나 특히 월경직전에 통증이 심해지는 경우, 월경 전후로 서혜부쪽으로 확장되는 통증이 있는 경우를 들 수 있다.


둘째, 자궁내막증이 난소에 혹을 형성하여 자궁내막종이 된 경우에는 생리와 관계없이 간헐적인 하복부 통증을 유발할 수 있다. 


셋째, 자궁내막증이 골반내 방광, 직장 등에도 발생할 수 있으므로 배뇨, 배변시 심한 통증을 호소하는 경우를 들 수 있다.


자궁내막종은 근본적으로 양성 질환이나 0.5~1% 정도에서는 악성으로 변화하는 경우도 있으니 상기와 같은 증상이 있는 경우에는 주저하지 말고 가까운 병원을 방문해 골반내 초음파 검사를 받아 볼 것을 권유한다. 이러한 조기 진단과 조기 치료를 통해 난임와 같은 합병증도 조기에 예방할 수 있다.


*칼럼니스트 이희준은 서울대학교 의과대학 의학과를 졸업했으며, 서울대학교병원에서 산부인과 전공의, 생식내분비(불임) 임상강사 수료 후 현재 차의과대학 강남차병원 산부인과 여성의학연구소(불임센터) (조)교수로 근무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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