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유식, 몇 개월부터 시작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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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가영의 MOM대로 육아] 엄마가 되고 달라진 것들

생활습관부터 관심사까지··· 마음가짐도 크게 변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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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정가영의 MOM대로 육아

 

"미안. 아기 자느라 이제 확인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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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산 후 자주 하는 말 중 하나다. 아기가 생긴 뒤 내 휴대폰은 하루 대부분 무음모드였다. 아기 재우는 건 전쟁이다. 신생아이던 아기는 엄마의 어깨, 목 근육이 쑤시든 말든 30분을 내리 안고 토닥여야만 겨우 눈을 감았다. 젖니가 하나둘 올라오는 요즘에도 잠투정이 심해 재우는 데 애를 먹을 때가 있다. 그렇게 열과 성을 다해 아기를 재웠는데 휴대폰 벨소리 혹은 진동소리에 아기 눈이 놀란 토끼 눈이 된다면 그것만큼 허무하고 슬픈 일은 없다. 그런 허무함과 슬픔을 최소화하고자 요즘도 가끔 휴대폰을 무음모드로 유지하고 있다.

 

아기를 낳기 전에는 상상도 할 수 없던 일들이 아기 엄마가 된 후로는 가능해지는 경우가 많다. 아니, 아기를 키우려면 자의반 타의 반으로 아기 낳기 전과는 달라져야 한다. 아기가 만 6개월인 나의 경우 생활습관, 스타일, 취미는 물론, 마음가짐까지 많은 것들이 달라졌다.

 

엄마가 되고 달라진 것 하나, 수면시간이 대폭 줄었다. 아기를 재우면서 꾸벅꾸벅 졸기라도 해야 부족한 수면시간을 조금이라도 보충할 수 있다. 정가영 기자 ⓒ베이비뉴스
엄마가 되고 달라진 것 하나, 수면시간이 대폭 줄었다. 아기를 재우면서 꾸벅꾸벅 졸기라도 해야 부족한 수면시간을 조금이라도 보충할 수 있다. 정가영 기자 ⓒ베이비뉴스

 

먼저 먹는 것과 자는 것. 인간이기에 가장 기본적으로 충족돼야 할 욕구에 아주 큰 변화가 왔다. 우선 밥 먹을 시간이 없거나 줄어들었다. 몸조리를 잘하려면 뭐든 잘 먹어야 된다고 하지만 잘 먹을 수가 없다. 아기가 신생아일 때는 젖 먹이고 재우는 일을 무한 반복하는 시기다. 아기의 생활패턴을 전혀 가늠할 수 없어 아기의 울음에 따라 기저귀 보기, 젖 물리기, 잠재우기에 집중할 수밖에 없다. 그 와중에 내 끼니를 챙길 여유는 존재하지 않는다. 겨우 두유 한 팩 챙겨 먹으면 다행이다. 아기가 조금 크면 괜찮아질까? 물론 신생아 때보단 나아진다. 김에 김치 반찬, 혹은 고추장에 밥만 비벼 먹지만 그래도 챙겨 먹기 때문이다. 그러나 식사 시간이 굉장히 짧아진다. 아기 낳기 전에는 빨리 먹으면 살찔까 봐, 소화 안 될까 봐 30분 동안 꼭꼭 씹어 먹었는데, 이젠 5분도 필요하지 않다. 빛의 속도로 밥 한 공기 뚝딱이다.


남편은 그런 내게 “옛날엔 안 그랬는데···”라며 천천히 먹으라고 핀잔을 준다. ‘옛날엔 아기가 없으니까 안 그랬지!’라는 말이 목까지 치밀어 오른다. 가끔은 식탁에 앉을 필요도 없다. 싱크대에 서서 후딱 밥을 먹기도 한다. 아기가 잠에서 깨기 전에, 울기 전에, 놀아달라고 징징대기 전에 내 배를 채우기 위해 터득한 방법은 이제 습관이 됐다.

 

수면시간도 대폭 줄어들었다. 아기를 낳기 전에는 적어도 7시간, 임신했을 때는 10시간도 더 잤다. 그러나 아기를 낳은 순간부터는 겨우 3~4시간이다. 특히 신생아 때는 짧게는 1~2시간 간격으로 수유를 해야 하기 때문에 잘 수가 없다. 젖을 물리고 꾸벅꾸벅 졸며 부족한 잠을 채우기도 했다. 이 땐 오직 자고 싶은 생각뿐이다. 아마 잠이 고파서 배가 고픈 것도 잊었던 것 같다. 10분이라도 시간이 남으면 잠을 잤으니까. 아기가 6시간 이상 통잠을 자게 되는 3~4개월 이후로는 엄마의 수면시간도 조금 늘어나긴 한다. 물론 그 시간도 아기의 컨디션에 따라 기복이 심하다. 어른들은 “아기가 잘 때같이 자라”고 하지만 아기가 자면 아기 빨래며 청소, 이유식 준비하기 바쁘다.

 

요즘 아기는 젖니가 하나둘 올라오고 있다. 평생을 살면서 만든 습관들이 아기로 인해 조금씩 변하고 있지만, 나만 보면 웃어주는 아기가 있다는 사실에 행복하다. 정가영 기자 ⓒ베이비뉴스
요즘 아기는 젖니가 하나둘 올라오고 있다. 평생을 살면서 만든 습관들이 아기로 인해 조금씩 변하고 있지만, 나만 보면 웃어주는 아기가 있다는 사실에 행복하다. 정가영 기자 ⓒ베이비뉴스

 

패션 스타일도 달라졌다. 20대 때는 머리를 가만히 안 둘 정도로 파마, 염색, 매직 등 이것저것 시도했다. 그러나 지금은 앞머리가 흘러내려오지 않게 머리를 뒤로 바싹 넘겨 고무줄로 대강 묶은 스타일을 고수하는 중이다. 가끔 머리띠도 착용해준다. 미용실 갈 시간이 없는 내가 할 수 있는 유일한 스타일이다. 아기 얼굴에 머리카락이 떨어질 일도 없고 아기 손에 머리채를 잡히는 일도 없어 편하다.


옷 스타일도 달라졌다. 출산 후 늘어난 몸무게 때문에 출산 전에 입던 옷은 꽉 끼거나 들어가지도 않는다. 연예인들이 출산 후에도 완벽한 몸매를 유지하는 건 나와 상관없는 일이었다. 그나마 넉넉한 니트 종류의 옷들은 아기 때문에 입을 수가 없다. 오로지 면 티나 수유 티, 수유 내복으로 패션을 완성시키고 있다. 그마저도 아기가 잡아당기는 통에 목 부분이 쭉쭉 늘어지기 일쑤다. 내 스타일이 영 볼품이 없나 싶어 옷 하나 장만하려다가도 ‘옷 살 돈으로 아기 옷 사야지’, ‘장롱 속 옷들은 살 빼서 다시 입을 건데 뭐’, ‘거의 집에만 있으니 괜찮아’라는 생각으로 미루고 있다.

 

취미생활이나 관심사도 크게 바뀌었다. 아기 낳기 전에는 짬짬이 영화 보고 책 보는 게 즐거움이었다. 그러나 영화는 작년 8월에 본 게 마지막이고 책은 이유식 책만 열심히 훑는 중이다. 새롭게 생긴 취미는 온라인 쇼핑. 밤에 아기가 잠이 들면 소셜커머스를 누비며 아기 기저귀, 이유식기, 장난감, 아기 옷 등을 주문한다. 다음날 아침 집 앞에 택배 박스가 차곡차곡 쌓여있으면 마음이 든든해진다. 아기 낳기 전에는 기분 전환을 위해 여행을 떠났는데 이젠 수유실이 잘 갖춰진 백화점, 대형마트 한 바퀴 도는 게 유일한 낙이다. 또 짬짬이 아기 사진을 찍어주고 잠자기 전 찍은 사진을 다시 보는 버릇도 생겼다. 이뿐이랴. 내 우선순위는 남편에서 아기로 바뀌어버렸다. 남편이 서운해해도 어쩔 수 없는 사실이다.

 

아기 낳고 새롭게 생긴 취미는 온라인 쇼핑. 아기를 재운 밤 스마트폰을 붙잡고 열심히 아기용품을 주문하면 다음날, 집 앞에 택배 박스가 차곡차곡 쌓인다. 정가영 기자 ⓒ베이비뉴스
아기 낳고 새롭게 생긴 취미는 온라인 쇼핑. 아기를 재운 밤 스마트폰을 붙잡고 열심히 아기용품을 주문하면 다음날, 집 앞에 택배 박스가 차곡차곡 쌓인다. 정가영 기자 ⓒ베이비뉴스

 

무엇보다 가장 크게 달라진 건 마음가짐인 것 같다. 아기를 낳고 나니 엄마, 부모로서의 마음들이 하나하나 생겨난다. 다른 아기를 바라볼 때도 내 아기 같은 마음이 들어 다 예쁘고 사랑스럽다. 아기라는 존재가 있어 세상이 참 아름답다는 생각도 든다. 아동학대 사건, 사고 뉴스를 접하면 내 아기가 아픈 것 마냥 눈물이 뚝뚝 흐르고 밤잠을 설친다. 특히 요즘처럼 아이들을 대상으로 벌어지는 잔인한 일들을 보면 이 나라 어른이라는 게 너무 죄스럽다. 그래서인지 부모로서, 어른으로서의 책임감도 커졌다. 내가 아기의 거울이라는 생각에 말이나 행동을 할 때 더욱 신중하게 하려고 노력 중이다.

 

위에 적은 것들 외에도 다양한 면에서 많은 변화를 겪고 있다. 나뿐 아니라 아기 엄마가 된 모든 이들이 엄마가 되기 전과는 많이 달라진 자신을 발견했을 것이다. 평생을 살면서 만든 생활습관, 인간관계도 아기 낳기 전과 후로 달라지기도 한다. 처음에는 그 변화가 답답하고 서글펐다. ‘혼자였을 때가 몸은 편했지’라는 생각이 들 때도 있었다. 그러나 그 많은 변화들이 이 세상에 와준 아기를 위해 당연히 겪어야 할 일이라고 생각하니 마음이 편해졌다. 매일 나만 쳐다봐주고 웃어주는 소중한 아기를 얻었는데 아기 중심으로 많은 것들이 바뀌는 건 당연한 것 같다. 부모만이 누리는 변화라고 생각하니 뭔가 훈장을 얻은 느낌도 든다. 아기가 커갈수록 얼마나 더 아기 중심으로 달라질까? 그 변화들을 즐기다 보면 어느 순간 진짜 부모가 되어 있지 않을까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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