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자, 언제부터 어떻게 교육해야 할까?
한자, 언제부터 어떻게 교육해야 할까?
  • 이유주 기자
  • 승인 2016.03.18 11:5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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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물을 인지하는 시기부터 배우면 좋아요"

【베이비뉴스 이유주 기자】


우리말과 한자어는 결코 떼어놓을 수 없는 관계다. 우리나라 어휘의 70% 이상이 한자에 기반을 두고 있기 때문. 어릴 때 한자를 미리 배워두면 어휘력은 물론 독해력, 이해력 향상에 도움이 되는 것은 말할 것도 없다. 하지만 한자를 언제 어디서부터 어떻게 교육해야 할 지 막막한 부모가 적지 않을 터. 이규섭 장원교육 연구소 한자팀장의 도움을 받아 올바른 한자교육법을 알아봤다. 

 

깊숙이 관여돼 있다. ⓒ베이비뉴스
깊숙이 관여돼 있다. ⓒ베이비뉴스


Q. 어릴 때부터 한자교육 꼭 해야 하나요?


A. 한글 단독으로는 의사소통에 분명 한계가 있다. 순 한글로만 구성된 단어는 생각보다 그리 많지 않다. 반면, 한자로 이뤄진 단어는 우리도 모르게 일상생활에서 매우 많이 사용된다. ‘성공과 실패는 자신의 노력이 결정한다’라는 한 문장만 봐도 ‘성공(成功)’, ‘실패(失敗)’, ‘자신(自身)’, ‘결정(決定)’ 등 무려 4개의 한자어가 들어있다.


또한 분수(分數, 수학용어), 동물(動物), 식물(植物) 등 꼭 한자어로만 표현할 수밖에 없는 단어들이 있고, ‘배’(선박, 과일, 복부), ‘눈’(신체, 내리는 눈), ‘떨어지다‘(하락, 매진, 탈락 또는 실패) 등 동음이의어를 이해할 때도 한자가 반드시 필요하다.


이처럼 한자는 우리의 일상생활에 매우 깊숙이 관여돼 있다. 때문에 어릴 때 한자를 배워두면 글을 훨씬 쉽게 이해하고, 의사를 잘 표현할 수 있는 등 언어생활에 많은 도움이 된다.


영유아는 두뇌가 폭발적으로 발달하는 시기다. 이 때는 우뇌와 좌뇌를 골고루 사용하는 것이 중요하다. 한자는 이미지로 글자를 표현한 ‘표의문자‘이기 때문에 한자를 배우면 이미지를 관장하는 우뇌, 언어의 담당하는 좌뇌를 고루 자극할 수 있어 두뇌발달에도 효과적이다.


뿐만 아니라 취학 전, 한자를 미리 배워두면 초등학교에 입학해 교과 학습에도 도움을 받을 수 있다. 교과서에 나오는 단어들이 한자어가 많기 때문이다. 국어 교과서만 해도 ‘자음(子音)’, ‘모음(母音)’, ‘單語(단어)’, ‘文章(문장)’ 등 수많은 한자어로 구성돼 있다.


Q. 한자교육, 언제부터 시작하면 좋을까요?


A. 한자교육은 해, 달, 구름 등 다양한 사물을 인지할 수 있을 때부터 시작하면 된다. 처음 시작할 때는 뫼 산(山), 비 우(雨), 귀 이(耳), 입 구(口), 손 수(手), 발 족(足) 등 자연이나 신체와 같이 아이가 주변에서 늘 봐 왔던 것을 위주로 해당 한자를 알려주면 된다. 그 다음 아름다울 미(美), 강할 강(强), 마음 심(心) 등 추상적 개념의 한자를 가르쳐 줄 수 있다.


영어, 한글처럼 한자도 일종의 언어다. 어릴 때 외국어를 배우는 것이 성인이 돼 배우는 것보다 쉽듯이, 한자도 어릴 때 보다 수월하게 습득할 수 있다.


Q. 어떤 교제, 교구 등을 사용해 학습하도록 해야 할까요?


A. 한자만화책, 학습지, 학원, 교구 등 ‘무엇을 통해 시작하는냐’는 절대 중요치 않다. ‘어떤 방식으로 배우는가’가 더 중요하다.


한자를 배울 때는 한자가 뜻하는 의미와 더불어 한자의 자원(한자 속에 구성돼 있는 낱개의 한자들)을 함께 배워야 한다. 예를 들어 밝을 명(明) 자를 배울 때는, 해를 뜻하는 일(日)과 달을 뜻하는 월(月)이 합쳐져 ‘밝음’을 뜻하는 명(明)이 만들어졌다는 방식으로 말이다.


처음에는 물 수(水), 불 화(火), 입 구(口), 마음 심(心) 등 쉬운 한자부터 하나씩 뜻과 함께 알려주고, 그 다음 강 강(江), 말씀 언(言), 참을 인(忍) 등 이 자원들이 조합된 한자를 알려주면 된다. 이러한 학습법이 갖춰져 있다면 어떤 학습지, 교제, 학원 등을 이용해도 괜찮다.


Q. 자격증을 따도록 하는 것도 도움이 될까요?


A. ‘시험’은 긴장감을 유발한다. 적당한 긴장은 집중력 향상에 도움이 되지만, 너무 어릴 때부터 ‘평가’를 위해 한자를 공부하도록 하면, 아이는 부담을 느끼고 한자에 흥미를 읽을 수 있다. 실제로 부모의 욕심으로 시험을 치루는 아이들은 대부분 힘들어한다. 시험을 위한 한자교육은 지양해야 한다.


하지만 아이가 한자에 흥미를 느끼고 스스로 ‘자격증을 따보고 싶다’고 할 때는 도와주는 것이 좋다. 아이가 스스로 도전해 자격증을 취득한다면 성취감과 자신감을 느낄 것이다.


Q. 한자 재밌게 알려주는 방법 없을까요?


A. 한글카드를 이용해 한글놀이를 하듯, 한자도 한자카드를 이용해 재밌게 놀 수 있다. 우선 한자카드를 해당 사물에 붙이는 게임 등을 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아비 부(父)가 적힌 카드는 아빠에게 붙이고, 발 족(足) 카드는 발에 붙여보고, 마음 심(心) 카드는 가슴에 대보는 식으로 말이다.


또 한자가 의미하는 뜻에 맞게 부모가 표현을 풍부하게 하는 것도 한자를 재밌게 알려주는 좋은 방법이다. 큰 대(大) 자를 가르쳐 줄 때는 종이에 大(대)자를 아주 크게 그리고 목소리도 크게 “큰~ 대자야”라고 알려주는 반면, 작을 소(小)를 가르쳐 줄 때는 小(소)자를 아주 작게 쓰고 귓속말로 “작은 소자야”라고 가르쳐주면 효과적이다.


이와 함께 한자가 의미하는 사물, 사람 등을 직접 그리면서 공부하는 방법도 좋다.


아이가 어느 정도 한자를 알고 있다면 좀 더 수준 높은 놀이를 시도할 수 있다. 만일 아이가 사람 인(人), 해 일(日) 두 한자를 모두 알고 있다면, 두 한자를 조합해 새로운 한자를 만들어 보는 것이다.


예를 들어, 해 일(日) 밑에 사람 인(人)을 붙여 ‘사람이 해 밑에서 일광욕을 하고 있네. 일광욕 일이라고 하면 어떨까’라는 식으로 말이다. 이 놀이법은 한자를 공부하는데도 효과적이지만 아이의 창의력 발달에도 좋다.


이규섭 팀장은 “한자와 한글은 관계가 많다. 한글을 없애지 않는 이상 계속 사용될 것이고, 지금 아이들이 성장해 사회생활을 할 때도 한자 사용률은 변하지 않을 것”이라며 “부모가 먼저 한자의 필요성을 알고, 아이가 어릴 때 한자를 미리 배울 수 있는 기회를 주면 좋겠다. 아이도 커가면서 한자의 필요성을 깨닫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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