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들의 가정학교
세상에서 하나밖에 없는 학교, 문을 열다!
[연재] 우리집 보물 넷, 사람 만들기
2011년 8월 말, 초등학교가 2학기 개학을 하는 날, 우리집 큰아들은 마지막으로 학교에 가서 장기결석 신청서를 쓰고 왔다. 2학기부터는 집에서 엄마랑 홈스쿨을 하기로 한 것이다.
처음 학교에 입학해서 아이가 너무나 즐거워하는 모습에, 일이년 정도는 학교를 다니는 것도 좋겠다는 생각을 했었다. 여러가지 문제들도 있었지만, 아이가 첫 사회생활에 적응해 나가는 모습을 보는 것도 꽤 보람찼다. 그러나 방학이 되자 생각이 바뀌었다. 무엇보다 학교 다닐 때보다 너무나 여유로웠다. 학부모들은 알 것이다. 아이들이 어른들보다 더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는 것을 말이다. 남편과 나는 다시한번 홈스쿨에 대해서 의견을 나눴다. 그래서 방학을 지내본 후 결정을 하기로 했었다.
아이는 방학 내내 엄마보다도 더 시간표를 잘 지키고, 자기가 할 일은 알아서 했다. 매일매일 해야하는 수학 숙제가 있으면, 시간 맞춰 그것부터 하고나서 놀곤 했다. 어른보다 낫다는 생각이 들었다. 충분히 홈스쿨을 할 수 있겠다고 결정했다.
우선은 독서와 영어와 한자, 주산, 만들기, 그리기, 피아노, 태권도 등으로 시간표를 짜고 둘째와 셋째가 어린이집에 가고나면 둘이서 알콩달콩 투닥투닥 시간을 보내고 있다. 막내도 맡기고 둘이서 도서관에도 한번씩 간다. 한가하니 참 좋다. 아이는 우선 엄마가 골라준 책을 읽고 난 후, 제가 좋아하는 마법천자문을 두 권이나 읽었다.
홈스쿨을 시작한 후, 아이는 틈만 나면 책을 붙들고 있고, 엄마랑 이야기도 많이 해서 좋은가보다. 예전에도 책을 좋아하긴 했지만, 학교에 들어간 후 독서 시간이 부족했던 것이 사실이다.
그리고 1시만 되면 시계를 보며, 엄마 밥 먹을 시간이에요, 하고 말해준다. 먹는 것에 관심이 없는 녀석, 된장국, 나물, 고기는 좋아하지만 햄이나 소시지, 햄버거, 새우 튀김 등을 안 먹는지라 늘 급식이 걱정이었었다. 담임선생님께서도 늘 덕형이가 급식을 꼴찌로 먹고, 안 먹는 것도 많다며 말씀을 하시곤 했었다. 혼자라면 대충 때우고 말 것을 아이와 함께 먹을 거라, 새로 국도 끓이고 반찬도 만들어 먹곤 한다. 아이가 좋아하는 콩나물, 시금치, 장조림 등을 만들어 먹이며, 옆에서 챙겨주니 안심이 된다.
아침을 많이 먹었을 때에는 점심을 간단히 해결하기도 한다. 아이가 먼저 쿠키를 만들어보자고 하기도 하고, 간단하게 믹스를 이용하여 와플을 만들어 먹기도 했다. 스스로 만들어 먹는 것은 더 잘 먹는 법이다. 먹는 양이 적지만, 그래도 조금씩이나마 먹는 즐거움을 찾아가겠지 생각한다.

홈스쿨이 별건가, 아직 어리니, 1~2년 정도는 좀 놀면서 한자시험 보고, 잠 푹 자고, 재밌는 책 많이 읽고, 운동도 많이 하고, 특히!! 놀러도 많이 가고!! 그렇게 생각한다. 물론 생각만큼 쉽지는 않다.
첫번째 문제는 우리에게 주어진 시간이 그렇게 많지 않다는 것이다. 9시에 일어나 1시까지 4시간이 우리에게 주어진 시간이다. 이후의 수업, 피아노, 수영 이런 건 학교 다닐 때와 비슷하다. (사교육에 대해서도 고민이 정말 많았다. 어쨌든 피아노나 운동을 안 할 순 없으니,, 어쩔수 없다는 결론. 대신 어느 정도 배운 후에는 엄마 아빠와 함께 스스로 하는 방향으로 하기로 했다.)
시간이 많지 않으니 아이가 짠 야심찬 계획표대로 움직이기가 쉽지 않다. 실제로 처음에는 시간표대로 거의 지킬 수 있었지만, 아이는 학교에 안 가는 자유를 만끽하며, 뒹굴뒹굴하며 책 읽고 하는 재미에 푹! 빠졌다. 게다가 외출이라도 하게 되면, 시간표는 무용지물이 된다. 이 부분은 여유를 가지는 수밖에 없겠다는 결론이다. 대신 아이가 초등 고학년 수준의 책을 읽어내는 걸 보며, 사실 좋은 책만 많이 읽어도 홈스쿨의 성과는 있다고 생각하기로 했다.
그리고 두번째 문제는 무엇보다 엄마의 시간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아이들 보내고, 아기 재우고 대충 집안일을 하고 (혹은 아무것도 하지 않고) 빨래를 개며 미드도 보고 (혹은 아무것도 하지 않고 싸이질을 하거나) 그런 시간이 그리웠다. 아이의 시중을 드느라, 집안일 할 시간도 부족했다. 무엇보다 한시도 빠짐없이 잔소리를 하고 있는 내가 너무 싫었다.
이미 각오는 했었지만, 막상 닥치니, 정말 힘들었다. 아이와 둘이 마주앉아 다시 학교를 가야하나, 심각하게 이야기를 나누었다. 아이는 학교를 가지 않겠다며, 더 잘하겠다고 다짐했다. 그래서 홈스쿨을 하며 꼭 지켜야할 점에 대해서 이야기를 하고, <우리들의 가정학교>라고 이름도 지었다. 시간표도 조정했다. 몇가지 정한 규칙도 뽑아서 시간표 옆에 붙였다.
그래서 아이가 책을 읽는 동안 나는 청소를 하고, 영어책 읽는 것만 잠깐 봐주고, 옆에서 나란히 앉아 딴 짓을 하기로 했다. 제 방에서 혼자 할 과제를 준 다음에는 틈틈이 나 혼자 논다. 첫째가 오후에 피아노와 태권도 학원에 가고나면, 둘째와 셋째가 돌아오기 전의 짧은 시간이, 나만의 시간이 됐다. 정 힘들면 아기도 어린이집 보낸 후 혼자만의 시간을 가질 예정이다.
어려운 점도 있지만, 좋은 점은 정말 많다. 아이는 잠을 충분히 자고, 피곤하면 엄마랑 막내동생이랑 낮잠도 잔다. 엄마와 대화도 많이 한다. 집안일도 돕는다. 아침에 일어나면 이불을 개고, 아침을 먹고나서 동생들 챙기는 것도 돕는다. 엄마가 청소할 때면 청소도 돕고, 요리를 하면 막내동생을 안고 있거나, 재료를 챙기는 등 심부름도 곧잘 한다. 저녁에 자기 전에는 큰소리로 동생들에게 책도 읽어준다. 학교 들어가면서 너무 어린 녀석을 품에서 내보낸 듯한 느낌이었는데, 이젠 함께 하는 시간이 많아져 든든하게 엄마 곁을 지켜주어서 참 좋다.
큰아들이 첫 학생으로 스타트를 끊는 <우리들의 가정학교>! 부디 행복한 학교가 되길. 학생뿐 아니라 엄마도. 학교 다니는 것도 재미나겠지만, 엄마와 공부하는 것이 우리 아이에게 행복한 경험이 되길 바란다. 아무튼지간에, 엄마가 더 부지런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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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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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맘2011.10.17 10:29
정말 대단한 것 같아요~!
존경합니
수*이2011.10.15 15:03
정말.
가정학교네요~
본받아야
창***맘2011.10.15 12:26
대단하세요.
전 해라고 해도 못 할 것 같아요.ㅎㅎ
머리로는 이해하지만 몸이 안 따라주는 행동력이 결핍된 엄마.ㅎㅎ
스케줄의 중요성
혀**짱2011.10.15 11:23
관심은 있지만..
홈스쿨은 어떻게 시간을 잘 지키는지가 관건인 것 같아요..
대단하
세***망2011.10.15 00:07
정말 대단하세요...
홈스쿨... 생각은 있지만 엄마들이 더 자신없어 하시는것 같던데...
레**32011.10.14 23:13
홈스쿨 선택... 어머니가 많이 준비하시는 것 같아요
홈스쿨로 아이를 키우시는
플*워2011.10.14 16:03
정말..대단.
읽고 또 읽어봐도 대단하신것 같아요.
왠만한 용기로
셔*맘2011.10.14 13:38
많이 배웠습니다 ^^*
아직 먼 미래의 이야기이지만
홈스쿨에 관심이 많아서 오늘 칼럼보고 많이 배우네요~
가장 중요
리*2011.10.14 13:24
홈스쿨링~
부모의 특히 엄마의 역량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