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비뉴스 김은실 기자】
가습기의 세균을 싹싹 없애준다던 옥시레킷벤키저(이하 옥시)가 한국에서 깨끗이 사라질 처지에 놓였다. 가습기살균제 최대 가해 기업으로 지목되면서 불매운동이 확산하자 유통업계까지 옥시레킷벤키저의 제품 판매를 줄이기 시작했다.
불매운동이 시작될 시점에 옥시 제품을 할인 판매해 비판받은 대형마트들은 옥시 제품의 판매를 줄이기 시작했다. 롯데마트는 옥시의 제품에 대한 판촉활동을 중단했으며, 신규 발주를 중단한다고 3일 밝혔고, 이마트와 홈플러스 역시 판촉활동을 중단했다.
온라인 쇼핑몰도 옥시 제품 판매를 줄이는 모양새다. 소셜커머스 위메프가 옥시 제품 판매를 중단한다고 4일 밝힌 데 이어 쿠팡과 티몬 등 같은 소셜커머스 온라인 업체도 판매 중단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시민단체는 불매운동에 더 박차를 가하고 있다.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 생협전국연합회 설립을 위한 추진 협의회, 경실련, 참여연대, 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 한국환경회의, 환경운동연합 등은 옥시 불매 운동의 소통과 활동 공유를 위해 가습기 살균제 옥시 불매 네이버 카페와 페이스북 페이지를 개설했다.
이들 단체는 온라인 공간에서 시민이 옥시 불매에 관한 정보, 불매 인증샷이나 제안을 공유할 계획이다. 14일에는 공유한 인증사진을 모아 언론 광고로 공개할 예정이다.
시민단체들은 가습기살균제 기업에 대한 제재가 불매운동으로 끝나서는 안 된다고 입을 모은다. 환경정의, 발암물질 없는 사회 만들기 국민행동, 화학물질 감시 네트워크는 4일 서울역 롯데마트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말뿐인 사과와 보상 계획이 아닌 재발 방지 대안을 바란다”고 외쳤다.
이들은 특히 가습기살균제를 판매한 대형마트가 책임을 회피하려 한다고 지적했다. 롯데마트, 홈플러스, 이마트 등은 자체 상표 상품(PB상품)을 만들어 유통까지 하면서 제조기업과 유통기업의 경계에서 시장 전체를 움직이는 영향력을 가지고 있는데, 정작 문제가 발생하면 책임을 회피한다는 것.
기자회견 참석자들은 “대형마트가 판매 상품의 화학물질 사용을 철저히 관리하고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며 이를 위해 “최소한 PB상품의 안전은 책임지는 부서를 만들어 상품 개발 과정에서부터 위험한 화학물질이 사용되지 않도록 철저히 관리하라”고 주문했다.
롯데마트 앞에서 열린 기자회견에 참여한 김미란 씨는 "가습기살균제 탓에 5년 동안 투병하다가 아버지가 돌아가셨다"며 "'이러다가 말겠지'라는 이야기가 나오는데, 이번만큼은 국민이 본때를 보여줬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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