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아이도 처음부터 어른들이 만들어놓은 기준에 맞도록 태어나지는 않았다. 그저 아주 작은 몸으로 어른의 보살핌에 완전히 의존할 수밖에 없는 힘없는 존재로 태어날 뿐이다. 그래서 아이는 살아남기 위해 엄마의 기준에 맞추려고 안간힘을 쓰고 있는 것이다."
「엄마가 아이를 아프게 한다」 본문 중에서
아이의 미래를 위해 어떤 희생도 마다하지 않고, 자나 깨나 자식 걱정뿐인 엄마! 하지만 아이들 마음에 생긴 가장 깊은 상처 대부분은 바로 엄마와 연결돼 있다. 자녀를 사랑하기 때문에 잘 되라고 잔소리하고, 간섭하고, 부담 주고, 조바심 내다 상처를 주고 만다.
특히, ‘포함’ 행동 단위로 사는 한국 엄마들은 머리와 마음에 자식을 품고는 아이가 딴 짓하는 것을 참아주지 못하고, 다른 생각하는 것을 이해하지 못해 더욱 상처를 준다.
심리학자이자 한국 알트루사상담소 소장인 문은희 박사는 「엄마가 아이를 아프게 한다」를 통해 우리나라 엄마니들과 서양 엄마들의 우울증을 비교ㆍ연구하는 과정에서 ‘포함 단위’라 하는 한국인의 독특한 심리구조를 찾아내 ‘포함 이론’을 정립했다.
포함 이론은 「엄마가 아이를 아프게 한다」에서 말하는 엄마가 아이를 아프게 하는 원인을 성찰하는 실마리가 된다. 아이의 행복과 불행이 아이 개인의 것이 아니라, 아이를 포함하고 사는 엄마의 것으로 간주되는 걸 당연시하는 우리 사회 문화의 맥락을 밝혀주는 심리학 이론이다.
현재 우리 문화는 자녀 교육에 관해 모두 엄마에게 떠맡기고 있는 실정이다. 그러다 보니 엄마들은 아이의 미래를 혼자 걱정하며 고군분투하다가 아이를 나와 다른 독립된 존재로 보지 못하고 머리와 가슴에 ‘포함’하고 살 수밖에 없다.
결국 엄마들은 아이의 행복과 불행, 성공을 엄마 자신의 것과 구분하지 못해 아이와 적절히 거리를 두고 이해하고 기다리는 여유를 갖지 못하게 된다. 그리고 아이가 무조건 내 마음대로 될 것이라고 기대한다.
하지만 아이는 당연히 엄마의 기대대로 움직이지 않고, 결국 엄마는 마음이 급해져 하루에 열두 번씩 아이 앞에서 ‘천사와 괴물’의 얼굴을 오가게 된다.
「엄마가 아이를 아프게 한다」는 많은 엄마들이 아이를 위해 넘치게 해주고 희생했지만, 정작 아이가 무엇을 필요로 하고 무엇을 원하는 것을 모른다는 것을 일깨워준다. 그리고 좋은 엄마가 되기 위해 자녀가 느끼고, 생각하고, 원하는 것을 알아주고 거기에 맞게 대응하는 길을 제시한다.
문은희 박사는 "지쳐가는 우리 아이들이 얼마나 아픈지 엄마는 모른다. 즉, 어린 시절 엄마에게 이해받지 못한다고 느꼈던 나의 아픔과 슬픔을 지금 내 아이가 겪고 있는 것이다. 따라서 엄마가 주고 싶은 사랑이 아닌 아이가 원하는 사랑을 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예담, 272쪽, 13,000원.
아이가 점점 자라면서 제 감정으로 아이를 대하는 것 같아서
미안 할때가 많은데 이런 책 꼭 읽어봐야 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