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재] 책 읽기는 엄마랑 함께해
우리집 큰 아이는 7살이다. 벼르고 벼르다 5월 13일부터 넓은 칸 공책에 일기쓰기를 시작했다. 첫 일기를 완성했을 때 빨리 읽어보고 싶었다. 엄마와 7년 동안 책읽기를 즐겨온 아이가 일기를 통해 어떤 단어를, 어떤 분위기를, 어떤 소재를 끌어올지 궁금했달까. 아이의 일기는 다음과 같다.
13일 이환희가 오늘 어린이집에서 딸기체험을 갔다왔어요.
14일 어제는 공원을 갔다 왔어요. 다람쥐를 봤어요.
15일 오늘은 클릭스를 조금 갖고 놀았어요.
16일 오늘은 삼촌들이랑 치킨집에 갔어요.
17일 오늘은 어린이집에서 영어랑 피아노를 했어요.
19일 오늘은 엄마랑 이마트에서 장보고 왔어요. 딱지를 샀어요.
21일 엄마랑 아빠랑 동생이랑 나는 미사리공원에서 재밌게 놀았어요.
23일 어제는 아빠 축구장에 갔다왔다.
24일 오늘 00랑 00누나랑 나는 라면을 먹었어요. 텐트에서 재밌게 놀았어요. 행복했어요.
아이가 일기를 쓸 때 나는 별 도움을 주지 않는다. 아이 역시 오늘 일기 뭐 쓰냐고 질문하지 않는다. 24일 일기의 경우 할 말이 많다면서 일기를 세 줄 썼다.
일기를 쓰는 10분가량이 온전히 즐거운 것은 아니다. 아이는 한글을 모두 깨친 상태가 아니라 매일 진땀을 흘린다. 그 때마다 나는 책꽂이를 가르킨다.
“해님할 때 해를 모르겠어? 해? 해 나오는 책 찾아봐.”
그럼 상황은 조용해진다.
모든 부모는 자기 아이의 읽기, 쓰기, 말하기, 듣기가 하루 빨리, 멋지게 통합되길 원한다. 해답은 독서에 있다고 본다. 아이가 어릴 적 부모가 책을 많이 읽어주면 아이는 ‘듣기’와 ‘읽기’의 기초를 다진다. 독서 후 부모와 대화를 자주 나누면 ‘말하기’의 기초를 다질 수 있다. 그리고 말을 잘하게 된 아이는 ‘쓰기’의 욕구도 강하다.
일기를 주도적으로 쓰는 아이로 키우고 싶은가? 책읽기를 즐긴 우리 아이의 경우 자연스레 쓰고 싶은 욕구도 강했고 나는 시기적절하게 일기장을 내밀었다.
모든 해답은 엄마와 함께하는 책읽기에 있다.
*칼럼니스트 김진미는 대학에서 문예창작학을 전공하고 독서논술지도사로 활동했습니다. 출산 후 글쓰기에 전념. 현재 시민기자와 에세이작가로 활동 중입니다. 아이에게 맛있는 음식, 예쁜 옷은 못 챙겨줘도 책읽어주기만큼은 최선을 다해야한다고 믿는 ‘읽기광’ 엄마입니다. <네가 잠든 밤, 엄마는 꿈을 꾼다> 에세이집을 출간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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