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부욕 강한 아이를 대하는 방법
승부욕 강한 아이를 대하는 방법
  • 칼럼니스트 김정옥
  • 승인 2016.05.26 15: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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꼭 이기려고만 하는 아이 어떡해야 할까?

[연재] 상담심리전문가 김정옥의 육아칼럼

지는 것이 싫어 울거나 화를 내는 아이의 행동을 그대로 두어도 좋을까? 승부욕이 강하다고 생각하고 넘기기에는 그 행동의 강도나 빈도가 지나쳐서 승패에 너무 집착하는 것은 아닌지 염려하게 된다.

이런 아이들은 지고 있는 놀이판을 엎어버리거나 자신에게 유리하도록 새로운 규칙을 반복해서 제안한다. 공평하게 나누어야 할 카드를 미리 탐색한 후 유리한 카드를 선별해 독차지 하는가 하면 뒤집어 놓은 카드를 몰래 들춰보기도 한다. 근거도 없이 상대가 반칙을 했다고 우기며 강하게 항의하고 처음부터 다시 하자는 등 어이없는 주장을 한다.

지기 싫어하는 아이와 함께 놀이를 하다보면 형제나 또래 아이는 물론 성인들도 쉽게 마음이 불편해지곤 한다. 좋은 해결책이 없을까?

지기 싫어하는 아이와 함께 놀이를 하다보면 형제나 또래 아이는 물론 성인들도 쉽게 마음이 불편해지곤 한다. 좋은 해결책이 없을까? ⓒ김정옥
지기 싫어하는 아이와 함께 놀이를 하다보면 형제나 또래 아이는 물론 성인들도 쉽게 마음이 불편해지곤 한다. 좋은 해결책이 없을까? ⓒ김정옥


부모들이 이런 아이를 대할 때 주로 사용하는 첫 번째 방식은 아이가 지고난 후 화내는 것이 걱정돼서 일부러 져주는 것이고, 두 번째 방식은 “질 수도 있지! 졌다고 화내면 못난 거야!”라고 강하게 나무라며 소란을 잠재우는 것이다. 당장 상황을 정리하기에 두 가지 방법 모두 틀린 것은 아니지만 역효과를 낳을 수도 있다.

일부러 져주는 일이 반복되다 보면 동등한 경쟁관계인 또래 관계가 힘들어 질 수 있다. 져본 경험이 없는 아이는 이긴 상대를 향해 공격성을 표출하거나 심한 수치심을 느껴 속임수를 쓰거나 승리가 보장되지 않는 놀이나 게임에 참여하지 않고 소외감을 느낀다.

지고도 의연하기를 강요하며 야단을 친다면 아이는 자신의 부정적인 감정을 솔직하게 표현하지 못하고 속과 겉이 다르게 행동하게 된다. 표출하지 못하고 꼭꼭 쌓아둔 분노는 생각지도 못한 상황에서 터지기 마련이다.

어떤 게임이든 무승부를 제외하고는 누구든 한 사람은 승자가 되고 나머지 한 사람은 패자가 된다. 알면서도 승리에 집착하는 이유는 승자만 존재감이 있어 보이기 때문이다.

이겨야 직성이 풀리는 아이는 결과 보다는 과정에 관심을 보여주자. 규칙을 지키는 정직한 태도를 칭찬해 주는 것이다. 주사위를 던지는 자세나 말을 옮기는 정확성 등 사소하게 지나치기 쉬운 진행과정에 “와우!”, “그런 방법이 있었네?”, “정확한데?” 등과 같이 지지해 주는 방식이다. 그러면 져도 그리 기분이 상하지는 않는다. 이미 존재감이 확실히 확인됐기 때문이다.

그래도 져서 속상해 한다면 아쉽고 속상한 마음을 충분히 공감해 주자. “져도 괜찮아”라는 섣부른 위로나 “졌다고 울면 안 되지”하는 훈계 보다는 “져서 속상하구나. 맞아, 지면 아빠도 속상하더라”, “아쉽겠다. 거의 다 이긴 게임을 졌으니”라고 공감해 주면 속상한 마음에서 효과적으로 벗어날 수 있다.

신이 이길 때까지 게임을 연장해야 하는 아이도 있다. 부모는 지쳐 힘이 들기도 하고 해야 할 일들을 미루는 부담을 갖게 되어 아이에게 화를 내기도 한다. “아주 즐겁게 한 시간만 하는 거야”라고 처음부터 끝나는 시간을 정해놓고 시작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엄마가 5시 부터는 시장도 보고 저녁식사 준비도 해야 하는데 게임이 길어지니까 마음이 초조하고 불안하단다”라고 부모가 느끼는 부담감이나 처한 상황을 진솔하게 설명한 후 “한 번씩만 더 한 후 끝내고 내일 오후 이 시간에 다시 하자!”라고 다음 시간을 구체적으로 기약하자.

부모가 멋지게 지는 모범을 보여주자. 아빠들과의 놀이를 관찰하다 보면 “아빠가 져 준거야!”라고 아이의 승리감을 망쳐 버리는 모습을 종종 본다. 이긴 아이에게 진심을 담아 “이겨서 기분 좋지? 축하해!”라고 축하하고 지지해 주는 것이 좋다. “다음번엔 아빠가 꼭 이겨야지!”라는 정도로 아쉬움을 표현하면 아이들은 부모에게서 멋지게 지는 모습을 배운다.

“다 써봤는데 소용이 없던데요?”라고 말할 수도 있다. 교육은 한두 번에 효과가 나지 않는다. 목표를 정하고 될 때 까지 연습하듯 해보는 것이 최선의 방법이다. 언젠가는 된다는 믿음과 실천하는 끈기가 필요하다. 성급한 마음을 내려놓으면 목표가 이루어지는 시간이 생각보다 금방 올 수도 있다. 우리 아이가 승패에 연연하지 않고 놀이를 즐길 수 있는 날이 반드시 온다.

*김정옥 칼럼니스트는 단국대 일반대학원 교육학 석사 졸업 후 아동심리상담센터 허그맘 의정부센터에서 놀이심리상담사로 일하고 있다. PET 부모교육 강사, 경민대 아동보육과 겸임교수, 세움장애인IL센터 이사 및 자문 위원 등으로도 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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