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의 옥시, 시민의 힘으로 막아내자!"
20일, 500여개 시민단체 가습기살균제참사전국네트워크 발족
【베이비뉴스 윤지아 기자】
지난 4월 23일부터 전국적으로 옥시 불매운동이 시작됐다. 전 국민의 옥시불매 참여로 시민운동은 옥시 판매율을 절반가량 떨어뜨리는 성과도 냈다. 하지만 옥시는 여전히 피해자들의 목소리를 외면하고 있다는 지적이 잇따르고, 옥시 뒤에 숨은 다른 가해 기업들의 침묵 역시 계속되고 있다.
이에 가습기살균제피해자와가족모임(이하 가피모)와 환경운동연합을 비롯한 500여개의 단체가 뜻을 모아 '가습기살균제참사전국네트워크'를 발족하고 옥시를 넘어서 화학물질로부터 안전한 사회를 만들기 위한 시민 활동을 본격적으로 시작한다고 선언하는 자리가 마련됐다.
20일 오후 가습기살균제 피해자, 시민사회, 종교, 보건의료, 노동계 등 500여개 시민사회단체는 서울 세종문화회관 중앙 계단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가습기살균제참사전국네트워크'의 출범을 알렸다. 이 자리에는 각계 활동가들과 장하나 전 국회의원이 '전국네트워크'의 대외협력위원장 자격으로 참석해 함께 힘을 보탰다.

먼저 환경운동연합 염형철 사무총장은 "최근 생명과 안전에 대한 가치를 등한시했던 것들이 극악한 범죄와 끔찍한 사태로 돌아오고 있다"며 말문을 열었다.
"세월호 사태, 구의역 희생자 청년 노동자 사태 등 우리나라는 생명과 안전에 대한 가치를 소중하게 생각하지 않은 사회의 병폐들이 연결돼 있다. 이러한 문제가 해결되기 위해서는 다른 문제들도 함께 해결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가습기살균제 사태도 마찬가지다. 가습기살균제를 통해 교훈을 잡자는 생각이다. 500여개 단체가 모여 제2의 옥시와 같은 사태를 막기 위해 힘을 합치기로 했다."
염 사무총장은 "옥시 다음 전국네트워크의 타겟은 SK케미칼"이라며 "검찰 수사가 공무원앞에서 급 정거한 상태다. 정부에 대한 책임을 묻기 위해 활동도 전개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가피모 강찬호 대표도 참석해 전국네트워크 발족에 힘을 보태기로 했다. 강 대표는 "그동안 가해기업들은 옥시 뒤에 숨어서 은신하며 평온한 시간을 보냈다"며 강하게 규탄했다.
"검찰수사 때문에 뒤늦게 거짓 사과한 기업들은 이제 피해대책을 세우고 수습한다고 또 다시 거짓말을 하고 있다. 그들의 사과가 진심이라면 피해자들과의 만남을 거절했을리 없다. 그저 검찰 뒤에만 숨어있었던 것이다."
이어 강 대표는 "가습기살균제 사태는 검찰수사가 끝난다고 해서 끝이 아니라 이제 시작"이라며 "제2불매운동과 함께 이 사회는 아이들이 살아가야 할 세상이기 때문에, 함께 좋은 세상 만들 수 있도록 주어진 몫을 다하겠다"고 전했다.
이밖에도 가습기살균제참사전국네트워크에는 청년층, 여성계, 노동계 등 다양한 계층이 합세해 활동 의지를 전했다.
민선영 청년참여연대 운영위원장은 "가습기살균제 사태는 국가의 안전불감증이고 정부의 안전불감증으로부터 비롯된 사건"이라며 "옥시는 그동안 피해자들을 방관하고 방치해왔다. 이젠 숨 쉬다가도 죽을 수 있는 세상이다. 살기위한 연대는 그만 둬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국YWCA연합회 안정희 부장 역시 "옥시사태는 기업구조와 정부의 관리가 얼마나 허술하고 무능한지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태"라며 가습기살균제 사태를 규탄했다.
여성계 입장을 대변한 안 부장은 "이번 사태로 가장 피해를 본 사람들은 엄마와 아이들"이라며 "아이에게 더 좋은 환경으로 더 깨끗하게 해주고 싶었던 물건이 질병과 죽음을 불러왔다. 엄마들이 특히 많이 경악하고 있다. 롯데마트와 홈플러스에 이어 이마트에서도 옥시를 내보내기 위한 활동을 계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전국네트워크 출범식에는 19대 국회의원이었던 장하나 전 국회의원이 대외협력위원장 자격으로 참석해 "20대 국회는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위해 어떠한 노력이든 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20대 국회는 청문회를 통해 검찰수사가 대한민국 정부를 확실히 겨눌 수 있도록 성과를 내야 한다. 가습기살균제 사태는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만 남았다. 20대 국회는 청문회를 비롯한 피해자와 국민에게 했던 약속을 반드시 지키길 바란다."
한편 이날 가습기살균제참사전국네트워크 출범 기자회견이 끝난 후에는 '개기업과 정부 책임자 처벌', '옥시 완전 퇴출·옥시예방법 제정' 등 전국네트워크의 요구안을 담은 현수막을 펼쳐드는 퍼포먼스가 진행됐다. 이어 네트워크 운영위원회는 곧바로 1차 회의를 가진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가습기살균제참사전국네트워크는 다음달 말까지 전국 서명운동을 진행하면서 ▲SK케미칼 수사 촉구 ▲국회 청문회 촉구 ▲피해사례 홍보 전국 캠페인 등 활동을 점차 늘려나갈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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