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재] 양희석의 육아픽
세발자전거를 타던 놀자가 어느새 네발자전거를 타기 시작했다. 좀도 빠르게 달릴수 있어서인지, 아니면 자기가 좀더 컸다는 것에 대한 뿌듯함 때문인지 놀자는 네발자전거만을 애용했다. 그리고 네발자전거를 타면서 좀더 먼 곳까지 다녀올 수 있게 됐다.
그러나 장점이 있으면 단점도 있는 법. 무거운 자전거를 끌고 오르막을 올라가는 것은 아직 어린 놀자에게는 무척이나 힘겹다. 특히 놀자가 좋아하는 먼 코스를 다녀올 때 만나게 되는 오르막은 무거운 자전거를 끌고 가야하기 때문에 낑낑대며 끌고 오는 모습이 안타까워 '대신 끌고 올라가줄까?'하는 생각을 자주한다.
하지만 언제나 결론은 놀자가 혼자 끄는 것. '집에서 나와 다시 집으로 올때까지 자기 자전거는 스스로 움직이기' 이것이 놀자와 나의 규칙이었다.
보조바퀴와 바퀴사이에서 뒷바퀴가 허공에 뜰 수 밖에 없는 지형을 지날 때도 있다. 이때는 놀자가 아무리 페달을 돌려도 자전거가 앞으로 나가지 않는 경우가 발생한다. 그럼 뒤에서 살짝 밀어주기만 하면 또 다시 쌩쌩 달린다.
아마 놀자는 인생을 살아가면서 많은 어려움을 만날 것이다. 어떨 때는 힘든 것을 참고 묵묵히 견뎌야 할때도 있을 것이고, 아무리 노력해도 앞으로 나아가지 못하는 당황스러운 상황도 만날 것이다. 견뎌야 할때 묵묵히 옆에서 응원해주는, 아무리 노력해도 앞으로 나아갈 수 없는 당황스러운 상황에서 한번 툭 밀어주는 것으로 도움을 줄 수 있는 멋진 아버지가 되고 싶다.
*사진가 양희석은 대학에서 공학을 전공했다. 하지만 서른 즈음에 자신이 하고 싶었던 것이 사진임을 깨닫고 사진을 찍기 시작했다. 짧은 시간 사진기자로도 일했으나 2006년부터 프리랜서로 밥벌이와 사진 작업을 하며 살아오고 있다. 2009년 '놀자'가 태어나자 하는 일에 '육아'가 추가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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