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어쩔 수 없는 책쟁이인가 봐요"
"전 어쩔 수 없는 책쟁이인가 봐요"
  • 이정윤 기자
  • 승인 2016.07.29 17:5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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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나무출판사 김명숙 대표

【베이비뉴스 이정윤 기자】

“앞으로 만들고 싶은 책을 물으니 기분이 업(up)되네요. 저는 어쩔 수 없는 책쟁이인가 봅니다.”

취미란을 ‘독서’로 채우는 사람은 많다. 하지만 자신의 직업을 '책쟁이'로 정한 이는 흔치 않다. 나무발전소의 김명숙 대표가 그중 하나다.

지난 주말 ‘제주 작가와 함께 떠나는 제주문화투어’에서 김 대표를 만났다. 나무발전소에서 만든 ‘제주는 그런 곳이 아니야’의 저자인 김형훈 작가가 제주를 해설하는 여행상품이 나오면서 함께 동행했다.

이날 첫 대면한 김 대표의 인상은 보헤미안이었다. 격의없는 환한 웃음, 파격적인 보라색 염색 머리를 보고서는 홀로 세계일주를 하다가 한국으로 돌아와 책을 만들기 시작했겠거니 하는 나름의 추측을 해봤다.

진실은 정 반대였다. 그녀는 굉장히 클래식한 루트를 밟아 현재의 출판사 대표라는 길까지 걸어왔다.

김명숙 나무출판사 대표. 이정윤 기자 ⓒ 베이비뉴스
김명숙 나무출판사 대표. 이정윤 기자 ⓒ 베이비뉴스


“국문과를 나오고 나서 출판사를 계속 다녔었어요. 그러다 내 브랜드가 갖고 싶어 졌어요. 그 무렵 들었던 ‘자기 브랜드를 갖고 오리지날이 되라’는 말도 인상적이었죠. 창업은 늘 하고 싶었는데 용기가 없었어요. 아이가 생기면서 새로 일을 할까 말까 하다가 창업을 하게 된거죠.”

김 대표는 출판인임과 동시에 아이를 둘 키우는 엄마다. 그녀는 출판사 창업을 하면서 자신과 비슷한 3040 기혼여성들에게 포커싱한 책을 만들어야겠다고 생각했다. 김 대표가 타겟으로 한 사람들은 ‘나오미족(Not Old Image)’. 나이는 3040 주부인데 2030라이프스타일을 지향하고 자기계발에 적극적인 계층을 말한다.

“베이비뉴스에서 6개월간 ‘워킹맘의 독서생존기’란 칼럼도 연재를 했어요. 이때 육아책을 많이 읽으면서 인간에 대한 성찰, 교육의 중요성에 대해 생각했죠. 저희 육아서를 읽고 한 엄마는 인터넷 서평으로 ‘왜 별 10개가 없나요? 이론서 읽다가 이 책 읽으니 마음을 빗자루로 쓸어낸 것 같아요‘라는 말도 남겼어요. 이런 칭찬이 참 좋았고, 육아서 만드는 재미도 알게 됐어요.”

우리는 이번 인터뷰를 진행한 제주도에서 ‘제주는 그런 곳이 아니야’에 나온 여러 역사적 현장들을 함께하고 지역사람의 목소리를 들었다.

부끄러운 이야기지만 이전에 방문했던 제주도는 ‘휴식’ 그 이상의 공간은 아니었다. 그러다보니 지역 사람과의 소통없이 소비만 하는 관광만 해왔던 터였다. 그녀는 달랐다. 20년 전에도 이번처럼 제주인의 이야기를 들으며 책으로까지 만들었기 때문. ‘제주는 그런 곳이 아니야’의 저자인 김형훈 작가와도 제주 사람과의 인연으로 만나게됐다.

“20여년 전 초보 편집자 시절 제주 어르신의 책을 만들게 되었습니다. ‘우리 짜장면 먹자’라는 책이었는데 그 책 작가님이 작년에 제주에 관해 좋은 글을 쓰는 토박이 기자가 있다며 김작가님을 소개하셨습니다.”

제주를 찾는 사람들은 넘치는데 제주를 밟는 이는 제주를 잘 모른다. 이 책은 이런 고민을 담아 가장 제주다운 것을 소개하는 책이다.

김 대표는 “김작가님은 사실을 기반으로 하지만 굉장히 감성적 울림이 있는 글을 쓰세요. 교정 담당자는 글이 참 좋아서 천천히 읽고 싶으니 교정 기간을 늘려달라는 주문도 받았답니다”라고 자랑 아닌 자랑을 하기도 했다.

더불어 “20년 동안 지켜본 제주의 변모를 한 권에 담아내려니 고민이 많았어요. 삶도 있고 역사도 있고 보존해야 할 자연이 있는 소중한 곳이라는 점을 강조하기 위해 토박이만 아는 명소들을 많이 담지 못했어요”라며 아쉬움을 토로하기도 했다.

하지만 제주 초짜간 본 이 책은 충분히 ‘제주다움’으로 가득 찬 듯 했다. 자신이 아는 모든 것을 넘치도록 알려주고 싶은 엄마의 마음, 그것이 김명숙 대표의, 나무발전소의 신념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나무 발전소는 이번달 ‘청년아 희망줄게 절망다오’라는 신간도 냈다. 명퇴세대인 아빠가 청년세대인 아들이 대화형식으로 오늘 날의 청년실업 문제를 놓고 끝장토론을 벌인 내용의 책이다.

김 대표는 “아들이 세무법인, 무역회사 및 프랜차이즈 기업에 근무하면서 한국 사회의 비정상적인 구조에 대한 의문을 품고 그 의문을 시작으로 대화의 물꼬를 트며 만들게 된 책입니다. 막연한 위로나 절망 말고 오늘의 위기가 어디서 시작되었는지, 위기를 타계할 방책은 무엇인지를 구체적인 수치와 정치경제 상식을 들며 푼 이야기죠”라고 소개했다.

새로운 관심사는 한중일 동양문명권에 대한 새로운 관점을 가진 콘텐츠로, 지금 중국과 한국의 역사, 세계사에 관한 새 책을 기획 중이다.

나무를 보면 숲을 안다 했던가. 제주를 솜씨 좋게 빚은 김 대표가 제시하는 아시아 문명도 분명 보통 책과는 다를 것이다. 신비로운 그녀의 보랏빛 머리칼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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