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졸속행정이 긴급보육바우처 사용 부추기는 셈"
김상희 의원 "8시간 기본 보육제 실시하고 추가 보육 운영해야" 민간·가정 어린이집, 국공립 대비 긴급보육바우처 3배 이상 사용
【베이비뉴스 안은선 기자】
정부가 지난 7월 1일 ‘맞춤형 보육 정책’을 시행하면서 ‘맞춤반’ 유아에게 제공한 ‘긴급보육바우처’가 도입 취지와 다르게 변질돼 가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23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김상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복지부 산하 사회보장정보원으로부터 제출받은 ‘긴급보육바우처 사용 현황’에 따르면, 민간 어린이집의 경우 긴급보육바우처 15시간 중 절반 이상을 사용한 어린이집이 93% 이상이었고, 10시간 이상 사용한 어린이집이 77%였다. 15시간을 전부 사용한 어린이집도 6%나 차지했다.
가정어린이집도 민간 어린이집과 별반 상황이 다르지 않았다. 긴급보육바우처 15시간중 절반 이상을 사용한 가정어린이집이 91% 이상이었고 10시간(70%) 이상 사용한 어린이집도 63%였다. 15시간을 전부 사용한 어린이집 역시 5%나 차지했다.
반면, 국공립어린이집의 경우 56%가 긴급보육바우처 15시간 중 7.5시간(50%)를 사용했고, 22%만이 긴급보육바우처 15시간 중 10시간(70%) 이상 사용한 것으로 나타나 민간 어린이집이나 가정 어린이집과는 다른 사용 형태를 보였다.
정부는 맞춤반 보육시간 이외의 시간에 필요한 경우 긴급 보육 바우처 사용을 권유하고 있지만, 긴급보육바우처 사용 형태를 보면 일부 어린이집이 수익이나 운영상의 편의 등을 위해 바우처 사용을 유도하고 있다는 소문이 사실일 가능성이 높다.
본래 ‘긴급보육바우처’는 어린이집의 ‘맞춤반’ 이용 아이와 부모가 질병, 학교방문 등 긴급한 보육수요 발생시 맞춤반 보육시간 이외에 어린이집을 이용할 수 있도록 만든 비상용 제도다.
이런 제도를 어린이집에서 차량 운행 시간 및 낮잠 시간 등 운영편의를 위해 일별로 쪼개 쓰는 형태를 보이고 있어 아이와 부모가 정작 필요한 순간에는 사용할 수 없게 되어 제도 취지에 어긋나고 있다.
실제로 정부가 어린이집 운영 현장점검을 한 결과, 운영계획을 수립하지 않고 운영계획을 안내하지 않은 사례가 가장 많았다. 학부모들은 맞춤형 보육의 운영계획이 아니라 기존의 종일반 운영계획대로 자녀를 어린이집에 보내야하기 때문에 울며 겨자먹기식으로 긴급보육바우처를 사용할 수밖에 없다.
김상희 의원은 “복지부의 졸속 행정으로 미처 준비할 시간이 없었던 일부 어린이집이 기존 시간표를 바꾸지 않은 채 학부모에게 긴급보육바우처 사용을 부추기고 있는 형태를 보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지역적으로 사용 형태를 보면 지방으로 갈수록 긴급보육바우처 사용량이 증가하는데, 이는 맞춤형 비중이 과도해 어린이집의 운영난으로 인해 긴급보육바우처 사용이 증가하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지역별로는 경상남도 고성군이 전국에서 가장 많이 사용했고, 그 다음으로 경상남도 함양군, 합천군이 뒤를 잇고 있었다.
어린이집들이 이처럼 ‘긴급 보육 바우처’ 사용을 종용하는 이유는 맞춤반 보육료가 전보다 삭감됐기 때문이다. 복지부는 ‘맞춤형 보육’을 시행하면서 ‘맞춤반 보육료’를 전년보다 6% 인상했으나 학부모 부담분은 종일반에 비해 적어 긴급보육바우처를 모두 쓸 경우 종일반 보육료와 비슷해지기 때문이다.
김상희 의원은 “민간·가정 어린이집과 국공립 어린이집의 긴급보육바우처 사용량을 봤을 때 10시간 이상 사용하는 비율이 3배 이상 차이가 난다”며 “이는 학부모나 어린이집의 문제가 아니라 복지부 입맛대로 편성한 기본 보육시간 책정에 따른 결과”라고 지적했다.
이어 김 의원은 “기존의 보육정책 바꿔 근로기준법을 준수할 수 있는 8시간 기본 보육제를 실시하고 추가 보육시간을 운영하는 제도로 점차 변경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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