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난임과 자연살해세포
자연살해세포 증가되면 배아 착상 방해할 수 있어
[연재] 이희준 교수의 난임 클리닉

우리의 몸은 외부의 바이러스 또는 균이 체내로 침입했을 때 스스로를 보호하기 위한 여러 종류의 면역체계를 가지고 있다. 면역세포는 크게 T세포와 B세포로 나눌 수 있는데, 이들은 이전에 적(항원)의 침입을 기억하고 있다가 추후의 재침입시에는 T세포의 도움을 받아 B세포가 항체를 생성해 항원(바이러스 또는 균)을 공격하도록 하는 기전으로 면역체계를 구성한다.
즉 항체는 전쟁에서 우리 군사의 무기와 같은 것이고 항원은 무찔러야 할 적군이라고 하겠다. 이외에도 우리 몸에는 자연살해세포(Natural killer cell, NK cell)라는 면역세포가 있는데, 이것은 항체를 형성해 적군을 물리치는 것이 아니라 세포 자체가 항원과 직접 부딪혀 항원을 잡아먹는 식의 육탄전과 같은 방법으로 적군을 물리친다. 이 면역세포는 바이러스 뿐 아니라 암세포를 만났을 때에도 스스로 자연적으로 공격하는 면역세포라고 해서 자연살해세포라고 이름 지어졌다.
자연살해세포는 항원을 잡아먹는 면역기전 외에도 임신을 위한 배아 착상 과정에도 관여한다. 정자와 난자가 만나 수정 후 배아가 되어 자궁내막에 착상함으로써 임신이 이뤄지는데, 이러한 과정에 자연살해세포는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다. 그래서 자연살해세포는 항 바이러스 및 항균 작용, 항암 작용 뿐 만 아니라 임신을 위한 배아 착상에도 관여하는 다기능 면역세포인 셈이다.
자연살해세포의 세포막 표면에는 여러 가지 표면 물질(마커, marker)들을 지니고 있어 그 표면 물질의 종류에 따라 자연살해세포를 여러 종류로 나눌 수 있다. 표면 물질 'CD56+CD16-' 을 가지고 있는 자연살해세포는 주로 자궁 내에 존재하며 배아의 착상과 임신유지에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다. 이외 'CD56+16+' 물질을 가지고 있는 자연살해세포는 주로 혈액 내에 존재하며 세포 독성을 나타내는데, 이 세포가 증가하면 자궁 내로 이동 후 'CD56+CD16-' 자연살해세포도 증가시켜 자궁 내 배아 착상을 방해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쉽게 얘기하자면 자연살해세포의 숫자가 증가돼 있거나 활성도가 너무 높아져 있는 경우는 배아 착상을 방해하고 결국은 반복착상실패의 원인이 될 수 있다. 물론, 임신의 메커니즘은 너무나 다양하고 자연살해세포 이외에도 너무나 많은 물질들이 임신 중 착상의 과정에 관여하므로 자연살해세포가 증가돼 있다고 해서 무조건 난임이 되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반복착상실패 환자분들 중에서 자연살해세포가 증가돼 있는 경우 약물 치료를 통해 이를 조절하면 착상률이 높아진다는 연구들이 많이 보고되고 있다. 그 약물 치료 방법으로는 면역글로불린(IVIG), 인트라리피드(Intralipid), 스테로이드(Steroid) 등이 있다.
난임으로 시험관 아기 시술을 여러 번 진행했으나 지속적으로 임신이 되지 않는 경우, 특히 반복착상실패가 의심되는 경우에는 여러 가지 면역 항체 검사를 시행할 수 있으며, 이 중에서도 자연살해세포(NK cell) 검사를 시행해 그 수치가 증가돼 있다면 상기와 같은 약물 치료를 적절히 병행해 임신율 증가를 기대해 볼 수도 있다.
*칼럼니스트 이희준은 서울대학교 의과대학 의학과를 졸업했으며, 서울대학교병원에서 산부인과 전공의, 생식내분비(불임) 임상강사 수료 후 현재 차의과대학 강남차병원 산부인과 여성의학연구소(불임센터) 교수로 근무하고 있습니다.
【Copyrights ⓒ 베이비뉴스 pr@ibabynews.com】
Copyright ⓒ 베이비뉴스 · pr@ibabynews.com저작권자 © 베이비뉴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베이비뉴스 기사후원 ARS 1533-5155후원 안내





















댓글 0
댓글을 쓰면 댓글 운영정책과 이용약관에 동의한 것으로 봅니다. 신고된 댓글은 24시간 안에 검토합니다 · 문의 pr@ibabynews.com
아직 댓글이 없습니다. 첫 댓글을 남겨 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