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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ECD 사무총장이 “저스트 두 잇”을 외친 이유

앙헬 구리아, 2017 국제인구컨퍼런스서 ‘일·가정 양립’ 주제발표

kh.choi@ibaby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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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남성의 86%, 여성의 72%가 주 40시간 이상 일한다. 세계에서 두 번째로 일을 많이 하는데, 생산성이 높은 것이 아니라 그냥 오래만 일한다. 세계적으로 출산율이 높은 나라들은 여성의 사회 진출이 많은 나라다. 일·가정 양립을 지원한다면 출산율을 높일 수 있다.”


2017 국제인구컨퍼런스에 참석한 앙헬 구리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사무총장의 날카로운 지적이다.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19일과 20일 양일간 열리는 2017 국제인구컨퍼런스. 첫째 날인 19일 오후에는 나탈리아 카넴(Natalia Kanem) 유엔사무차장 겸 유엔인구기금(UNFPA) 사무총재와 앙헬 구리아(Angel Gurr?a) OECD 사무총장의 발표가 진행됐다.

 

고 있다. 최대성 기자 ⓒ베이비뉴스
고 있다. 최대성 기자 ⓒ베이비뉴스

 

◇ 나탈리아 카넴 “국가가 가정과 경력이라는 여성 이중고 해결해야”

 

먼저 나탈리아 카넴 UNFPA 사무총재가 연단에 섰다. 카넴 총재는 포드재단(Ford Foundation) 부회장과 UNFPA 탄자니아 국가사무소 대표를 지낸 뒤 지난 3일 UNFPA 사무총재로 취임했다. UNFPA는 임신의 자유와 출산의 안전 그리고 아동 및 청소년의 잠재력 개발을 위해 1969년 설룁된 유엔 산하기구다.


카넴 총재는 “저출산·고령화는 전 세계적으로 중요한 문제가 돼가고 있다”며 “더 이상 선진국만의 문제가 아니라 다른 국가들도 이 추세를 따라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하지만 “이런 변화를 위기가 아니라 기회라고 보는 시각이 중요하다”며, “취약계층에 대한 정책 우선순위를 세우고 노령인구의 에너지를 활용해서 포용적인 사회를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카넴 총재가 저출산·고령화 대책의 핵심 가치로 말한 것은 불평등 해소와 여성 노동력 활용이다. 카넴 총재는 “불평등은 사회발전의 가장 큰 장애물”이라고 단언하며, “모든 사람은 동등한 기회를 가져야 하고 누군가가 사회에서 계속해서 뒤처저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특히 “여성들의 창의성을 활용해야 할 것”이라며, “저출산 국가에서는 이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다. 카넴 총재는 “동일노동 시 남성이 1달러를 번다면 여성은 0.77달러를 번다”며, “성별과 관련 없이 교육의 권리, 동일노동 동일임금의 권리를 보장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리고 ‘여성의 경제활동 참여가 출산율을 떨어뜨린다’는 주장에 대해 반박했다. 여성의 경제활동 참여가 출산율 감소로 이어지는 것은 여성이 불안정한 직업을 가졌거나, 일·가정 양립이 보장되지 않거나, 적절한 보육지원이 이뤄지지 않은 경우라는 것이다.


카넴 총재는 “여성들이 안정적인 일자리를 갖고 경력을 발전시킬 수 있다면 출산율 제고에 좋을 것”이라며, “국가가 일과 삶의 양립을 통해서 가정과 경력이라는 여성의 이중고를 해결해줘야 한다”고 말했다. 그리고 “여성 노동력 증가와 출산율 감소의 관계에 대해 더 연구돼야 할 것”이라 덧붙이는 한편, 근본적으로는 여성들에게 ‘출산을 선택할 수 있는 권리’가 있음을 언급하기도 했다.


마지막으로 카넴 총재는 앞으로 한국 정부의 주도 하에 연구와 정책에 대한 협력을 하고 싶다는 바람을 드러냈다. “서울에 UNFPA 사무소를 열 것”이라는 계획을 밝히며, “실질적이고 실용적인 솔루션을 통해서 저출산·고령화라는 딜레마를 해결하려는 노력을 지지한다”고 협력과 지원을 약속했다.

 

앙헬 구리아 OECD 사무총장이 19일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열린 2017 국제인구컨퍼런스에서 주제발표를 하고 있다. 최대성 기자 ⓒ베이비뉴스
앙헬 구리아 OECD 사무총장이 19일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열린 2017 국제인구컨퍼런스에서 주제발표를 하고 있다. 최대성 기자 ⓒ베이비뉴스

 

◇ 앙헬 구리아 “문재인 대통령에게 컨퍼런스 자료집 전달하겠다”

 

이후 앙헬 구리아 OECD 사무총장의 발표가 이어졌다. 구리아 사무총장은 1990년대 멕시코 외교부 장관과 재무공공신용부 장관을 지냈고, 2006년 6월부터 OECD 사무총장을 맡고 있다.

 
구리아 사무총장은 저출산·고령화 문제의 성격을 컴퓨터 게임 ‘팩맨’에 비유해 설명했다. 저출산·고령화 문제는 경제의 문제, 재정과 예산의 문제라는 점을 이야기하며 팩맨 게임처럼 국민들의 시간과 공간을 야금야금 먹어치운다는 것이다. 그는 “보건 등 공공 복지에 드는 돈은 많은데 노동자는 적어진다”며 “오래 산다는 것은 개인적으로 좋은 것이지만 ‘양날의 검’과 같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구리아 사무총장은 “2050년이 되면 한국은 세계에서 네 번째로 나이 든 국가가 될 것”이라며 한국의 상황에 대한 이야기를 시작했다. 그는 “한국에서는 출산을 이유로 회사를 그만둬야 하는 경우도 있다”며 “그리고 무엇보다 한국인들은 너무 오래 일해서 일·가정 양립이 안 된다”고 지적했다.


구체적으로 “한국 남성의 86%, 여성의 72%가 주 40시간 이상 일한다”며 “세계에서 두 번째로 일을 많이 하는데, 생산성이 높은 것이 아니라 그냥 오래만 일한다”고 꼬집었다. 이어 “출산율이 높은 나라들은 여성의 사회 진출이 많은 나라”라며, “일·가정 양립을 지원한다면 출산율을 높일 수 있다”고 말했다.


덧붙여 “남성들이 육아휴직을 잘 활용하지 않는데, 인센티브 같은 지원책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아이디어를 제시하기도 했다. 또한 “한국 남성의 가사노동 시간은 하루에 45분밖에 안 된다”는 점을 지적하며 “무급으로 이뤄지는 여성의 가사노동 문제 역시 잘 해결해야 출산율 제고에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구리아 사무총장은 이 같은 일·가정 양립 정책을 “지속적으로 오래 실시할 필요가 있다”며 “문화를 한 세대에 바꿀 수는 없지만 직장문화도 가족과 개인의 안녕을 생각하는 방향으로 바뀌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구리아 사무총장은 “한국경제의 가장 큰 문제점은 지속적인 저출산과 저생산성”이라며 “지금 해야 할 일은 나이키 광고에 나오는 말과 같다. ‘저스트 두 잇.’ 이제 그냥 하면 된다”라고 실천의 중요함을 이야기했다. 한편 그는 이날 열린 컨퍼런스의 발표자료집을 들어 보이며 “대단히 볼 만한 책이다. 오늘 문재인 대통령과도 만나게 돼 있는데 이 자료집을 전달하겠다”라고 약속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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