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펙트체크] 요즘엔 분유도 잘 나와서 모유보다 낫다고?
[펙트체크] 요즘엔 분유도 잘 나와서 모유보다 낫다고?
  • 칼럼니스트 김나희
  • 승인 2017.10.23 08:1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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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유의 성분을 재현한 분유는 존재하지 않는다"

[연재] 김나희의 불량정보 거기 서!


Q : 모유나 분유나, 탄수화물 지방 단백질 비율만 맞추면 되지 않을까요? 어차피 소화되면 똑같지 않을까요?


A : 모든 포유류는 자신의 새끼에게 가장 적합한 젖을 만듭니다. 영양, 면역, 신경 발달 등 모든 측면에서 젖에는 종별 특이성이 있습니다. 새끼가 태어나자마자 뛰어다니는 동물, 어미가 사냥 나가기 때문에 12시간마다 젖을 먹어도 괜찮은 동물, 캥거루나 팬더처럼 매우 미숙하게 태어나는 동물의 젖은 서로 다 다릅니다. 생후 1년 이내에 육체적 성장이 끝나는 동물들의 젖은 단백질 함량이 높고, 자주 젖을 먹지 않아도 되는 동물들의 젖은 지방 함량이 높습니다. 하나씩 살펴봅시다.


-탄수화물 : 인간 아기는 미숙한 상태로 태어나고, 큰 두뇌에 계속 당을 공급해야 하기 때문에 모든 동물의 젖 중에 가장 유당 함량이 높습니다. 즉 가장 달달합니다. 또한 인간 모유에는 200종이 넘는 올리고당이 들어있어, 모든 포유류 젖 중에 가장 많은 특징이 있습니다. 올리고당은 아기 몸 속의 '좋은 세균'(Bifidobacterium longum infantis)들을 키워주고 '나쁜 세균'들은 차단하는 역할을 합니다. 이 '좋은 세균'은 병균들을 억제하고, 아직 구멍이 숭숭 뚫린 아기의 장벽을 코팅해서 보호하고, 아기의 두뇌 발달에 필요한 성분을 공급합니다. 모유 올리고당의 종류는 우유의 다섯 배에 달하고, 양으로는 수백 배에 달하기 때문에, 분유로는 이 올리고당들을 비슷하게 따라할 수조차 없습니다.


ⓒ베이비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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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 : 인간 모유에는 불포화지방산이 포화지방산이 더 많습니다. 우유에는 포화지방산이 더 많고, 지방산의 종류도 다릅니다. 모유의 지방산은 두뇌 성장에 필요한 긴고리지방산이 많이 들어 있습니다. 또 콜레스테롤도 들어 있어 신경세포의 수초화(전선을 절연체로 감싸는 것과 비슷함)에 쓰입니다. 한편 모유에는 지방을 소화시키는 효소인 리파아제도 같이 들어 있어 지방 소화 흡수율이 높습니다. 분유에는 콜레스테롤과 리파아제가 없습니다.


-단백질 : 인간 모유의 단백질 함량은 다른 동물의 젖에 비해 낮은 편입니다. 아기의 면역을 발달시키는 데 중요한 항체, 결합단백질, 증생물질(프로바이오틱스), 효소 등 중요한 성분들이 포함됩니다. 모유 단백질과 분유 단백질은 구성부터 아예 다릅니다. 모유에는 유청 단백질이 많은데, 우유에는 반대로 카제인이 훨씬 많고 유청 단백질은 적습니다. 우유의 단백질 함량은 모유의 4배 정도입니다. 언뜻 단백질이 많으면 좋을 듯싶지만, 그렇지 않습니다. 아기의 몸에 맞지 않는 단백질은 소화 불량과 장출혈을 일으키고, 알레르기 유발 물질로 작용하고, 탈수를 유발하며, 아기의 간장과 신장에 부담을 줍니다. 우유 속에 많은 단백질인 베타락토글로불린은 알레르기를 일으키는데, 모유에는 이 성분이 없습니다. 또한 모유는 아기에게 맞춤형 항체를 실시간으로 제공합니다. 아기와 엄마가 피부 접촉을 하고 있으면 장-모유 경로(entero-mammary pathway)를 통해 아기의 병원체를 엄마가 면역계가 인식하고 바로 그 병원체에 대한 항체를 맞춤형으로 모유에 분비합니다.

모유의 놀라운 기능은 지금도 계속 밝혀지고 있는 중입니다.


*칼럼니스트 김나희는 경희대학교 한의과대학을 졸업한 한의사(한방내과 전문의)이며 국제모유수유상담가이다. 진료와 육아에 차가운 머리, 뜨거운 가슴이 둘 다 필요하다고 믿는다. 궁금한 건 절대 못 참고 직접 자료를 뒤지는 성격으로, 잘못된 육아정보를 조목조목 짚어보려고 한다. 자연출산을 통해 낳은 아기를 모유수유로 키우고 있으며 대한모유수유한의학회 운영이사로 활동하고 있다. 경희우리한의원에서 진료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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