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애는 나쁜 것이 아니라, 진짜 자기를 사랑하는 방법입니다
자기애는 제가 절 사랑하는 방식입니다
[연재] 이정수의 ‘결혼수업’
결혼을 하면 왠지 당연히 희생을 해야 하고 배려와 봉사를 해야 할 것 같은 느낌을 받습니다. 물론 맞지만 사실 우리(저를 비롯한 일반적인 인간)는 이런 고결한 마음보다는 이기심과 자기애 같은 것이 훨씬 많죠. 그런데, 이런 마음은 없는 척 꼭꼭 숨기고 심지어 이런 마음을 꼭 이겨내야 할 대상으로 여기고, 희생, 배려 같은 정신만을 찾는다면 삶이 얼마나 피곤하겠어요.
인간의 자기애와 이기심은 당연한 겁니다. 아닌 척 해봐야 가식이죠. 결혼을 한다고 해서 인간성이 바뀌는 것이 아니잖아요. 그래서 저는 그냥 이 자기애를 활용하기로 했습니다.
저는 자기애가 많이 강합니다. 누군가에게 지적받는 것을 싫어하고, 누가 제게 화를 내는 것도 무척 싫어하죠. 상처받고 싶지 않아요. 저는 소중하니까요. 저의 소중한 아내도, 5살 된 딸도 저에게 상처를 주면 안 됩니다. 그런데, 제가 무슨 짓을 하던 제게 상처를 주지 말라는 것은 말이 안 되죠. 그래서 저는 저를 지키기 위해 예방적인 행동을 합니다.
2018년 새해를 맞이해서 처가댁인 고흥에 다녀왔습니다. 4박 5일의 긴 일정이었죠. 사실 신년엔 거의 본가에서 첫날을 시작했었습니다. 우리 어머니께선 그것을 당연한 듯 생각하고 계셨고요. 그런 와중에 이번 새해는 처가댁에서 맞이한다고 하니 어머니의 안색이 안 좋아지셨습니다. 분명히 서운하셨겠지요. 하지만, 이미 결정된 일이었기 때문에 어머니의 그 표정은 제 가슴 속에 묻었습니다. 그리고 처가댁을 내려갔죠. 장인장모님이 너무 좋아하셨습니다. 게다가 이번엔 처남도 내려와서 결혼 후 5년 만에 처음으로 온 가족이 한 자리에 있게 되었습니다.
이렇게만 보면 제가 참 좋은 사위, 남편으로 보일 수 있지만, 저는 사실 자기애 때문에 이런 결정을 하게 된 겁니다. 우리 부부가 맞벌이를 하며 육아를 하고, 본가는 서울이어서 우리 어머니와 본가는 짧더라도 자주 만나게 됩니다. 그것을 시간으로만 계산하자면 장인장모님은 비교가 안 되죠. 그리고 이런 시간들이 계속 이어진다면 우리 아내는 불만이 쌓일 것이고 언젠간 저에게 터질 겁니다. 전 그걸 미리 막은 겁니다. 이렇게 미연에 분노 폭발을 막았을뿐더러 돌아오는 길에 우리 아내에게 진심 어린 감사도 들을 수 있었습니다. 저에게 잘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을 일타이피로 만든 거죠. 이게 제가 절 사랑하는 방식입니다.
육아도 마찬가지 입니다. 우리 5살 된 딸에게 한번도 화를 낸 적도 없고, 약속을 하면 반드시 지켰습니다. 함께 놀아주는 시간도 많고 한번 놀아주면 주변에 아이들이 모일 정도로 친구처럼 재미있게 놀아줍니다. 이러니 아이도 제게 떼를 덜 부리고 잘 따릅니다. 아이도 사람이라서 자기가 받았던 혜택을 인지하고 있거든요. 그렇게 저는 아이에게도 귀한 존재가 되었습니다. 아이라도 절 함부로 대할 수 없죠.
저는 우리 가족에게 대접 받고 귀한 존재가 되고 싶었습니다. 전 제 자신이 그런 사람이라고 믿거든요. 그러기 위해서 그런 대접을 받을 만한 행동을 하는 것입니다. 자기애가 나쁜 것이 아니라 자기애의 활용이 잘못 된 겁니다. 잘 쓰면 진짜 자기를 사랑하는 방법이 됩니다.
*칼럼니스트 이정수는 ‘결혼은 진짜 좋은 것’이라는 것을 스스로 증명해가며 살고 있는 연예인이자 행복한 남편, 그리고 아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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