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장 바뀐 육아정책연구소, 어떻게 달라져야 할까?
수장 바뀐 육아정책연구소, 어떻게 달라져야 할까?
  • 이중삼 기자
  • 승인 2018.01.15 1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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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아정책연구소, '육아정책연구소에 바란다' 연속토론회 개최

【베이비뉴스 이중삼 기자】

육아정책연구소가 제5대 소장인 백선희 소장이 취임한 이후로, 육아정책연구소의 역할 변화를 위해 각계 의견을 수렴하는 활동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육아정책연구소는 지난 9일 서울 양재동 육아정책연구소 세미나실 3층에서 부모·보육·교육현장 전문가들 초청해 ‘제2차 육아정책연구소 열린토론회’를 개최했다. 지난달 19일 백 소장 취임식과 함께 진행한 제1차 열린토론회(KAL: KICCE Active Listening)에 이은 두 번째 토론회다. 

앞으로 5차까지 진행될 토론회의 주제는 ‘육아정책연구소에 바란다’이다. 이번 연속토론회를 육아정책연구소에 대한 각계각층의 기대와 사회적 요구를 수용·경청하는 토론의 장으로 삼겠다는 각오다.

이날 제2차 토론회에는 최미숙 한국유치원총연합회 기획조정이사, 김인숙 어린이집총연합회 세종시회장, 이고은 정치하는 엄마들 공동대표, 김순희 한국노총 여성본부장이 참석해 육아정책연구소에 바라는 과제를 적극 제안했다. 육아정책연구소 백선희 소장이 직접 좌장을 맡아 토론을 이끌었다.

육아정책연구소가 개최한 제2차 열린토론회에서 한국유치원총연합회 최미숙 기획조정이사와 김인숙 세종시어린이집연합회 회장이 나란히 앉아 토론하고 있다. 최대성 기자 ⓒ베이비뉴스육아정책연구소가 개최한 제2차 열린토론회에서 한국유치원총연합회 최미숙 기획조정이사(왼쪽)와 김인숙 세종시어린이집연합회 회장(오른쪽)이 나란히 앉아 토론하고 있다. 최대성 기자 ⓒ베이비뉴스
육아정책연구소가 개최한 제2차 열린토론회에서 한국유치원총연합회 최미숙 기획조정이사(왼쪽)와 김인숙 세종시어린이집연합회 회장(오른쪽)이 나란히 앉아 토론하고 있다. 최대성 기자 ⓒ베이비뉴스

◇ “지난해 육아정책연구소의 연구는 보육만 신경 써”

첫 토론자로 나선 한국유치원총연합회 최미숙 기획조정이사는 '그동안 육아정책연구소의 연구는 보육 쪽에 치우쳐 있었다'고 지적했다.

최 기획조정이사는 “지난해 육아정책연구소 연구를 보면 보육정책에 더 애정을 갖는 부분이 많아 유치원 입장에서는 가끔씩 소외감이 들었다”며 “앞으로는 아이행복중심을 바탕으로 형평성 있는 연구 활동을 진행해줬으면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사립유치원은 교육부안에서도 가끔씩 공립을 위한 공립에 의한 그런 교육을 하고 있으며 정책에 따라가고 있다”며 “모든 것을 공립에 맞춰 가야 하기 때문에 힘든 면이 많았다”고 강조했다.

또한 그는 “실질적으로 보면 사립유치원이 전체 유치원에 78%를 차지하고 있다. 사립유치원은 역사적으로도 국공립의 역할을 사립유치원이 대신해왔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립유치원 교육을 마치 사교육이라고 매도하는 그런 느낌들과 또, 실제 사교육으로 분류해서 사교육비가 오를 때마다 사립유치원을 엮여가는 현상이 비일비재했다”고 지적했다. 덧붙여 그는 “육아정책연구소는 이러한 부분을 인지하고 형평성 있게 연구를 진행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유보통합에 대한 연구에 대해서도 편향된 결과를 내놓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최근 유보통합을 위해 교육부와 보건복지부가 함께 노력하고 있다. 유치원과 어린이집 간 간격을 좁히려고 하는 것에 대해 한유총은 찬성하는 입장이다. 다만 실제 현장은 분명히 차이를 보이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그는 “유치원과 어린이집은 분명히 다르다. 그런데 지난해 정책들을 보면 비슷한 정책들을 내놓는 것들을 보고 정책의 오류가 많았다고 생각했다. 결국엔 현장을 정확히 알아야 연구도 가능하고 그게 맞는 현장연구가 나오지 않을까 싶다”고 주장했다.끝으로 그는 “육아정책연구소가 정부부처를 선도하는 정책연구를 많이 진행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 “아이 중심의 연구가 됐으면…교육부·복지부 입맛대로 말고”

두 번째 토론자로 나선 김인숙 세종시어린이집연합회 회장은 교육부·복지부 입맛이 아닌, 아이 중심의 연구가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인숙 회장은 “현 정부에서 이야기하는 것은 ‘모든 아이는 모두의 아이다’라고 이야기하고 있다. 그리고 유치원과 어린이집에 대한 격차해소를 하겠다는 게 문재인 정부의 큰 그림”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말 교육부는 유아교육 혁신방안을, 보건복지부는 제3차 중장기 보육 기본계획을 발표했다. 당시 발표는 문재인 정부가 향후 4년여 동안 펼칠 유아교육 및 보육 정책의 방향성을 가늠할 수 있어 관심을 모았다.

김 회장은 “교육부에서 마음에 드는 골자가 있다. 바로 ‘출발선 평등을 실현하자’라는 말이다. 교육부는 공립과 사립의 격차해소, 유아중심교육과정을 개편하겠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 즉 교육부는 지원중심으로 돼 있다. 반면 복지부는 보육·양육에 대한 사회책임을 강화한다는 것이 골자”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현 정부에서 모든 아이는 모두의 아이라고 말했다면 아이가 농촌에 살던, 도시에 살던 교육부에 있든 복지부에 있든 아이가 모든 혜택을 받는데 부담이 없어야 되고 불평등이 없어야한다. 이러한 생각을 골자로 유아교육·보육 연구를 추진해야 하는 게 육아정책연구소에 바라는 점”이라고 말했다.

또한 그는 “모두가 평등하게가 아니라 형평에 맞게 연구를 진행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그는 “연구비는 부처에서 주는 건데 어린이집에 경우 교육부에서도 받고 복지부에서도 받고 있다. 교육부에서 받으면 이쪽 입맛대로, 복지부에서 받으면 또 이쪽 입맛대로 용역이 나올 수밖에 없는 것이다. 즉 그들이 요구하는 방향으로 가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덧붙여 그는 “어린이집은 어느 한쪽연구가 아닌 대한민국의 모든 아이를 위해 모든 아이가 행복할 수 있는 연구를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끝으로 그는 보육교사 처우 문제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현재 전국에 어린이집은 4만 여개소가 있다. 거기에는 많은 아이들과 교원들이 있다. 교원들의 95% 여자다. 그렇다면 여성에 대한 행복지수를 느낄 수 있게 어린이집 교사들이 대우를 받아야 마땅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유치원과 동일하게 어린이집 교원들도 동일노동을 하고 있는 만큼 처우를 제대로 해줬으면 좋겠고 그런 연구가 지속적으로 추진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육아정책연구소는 지난 9일 부모·보육·교육현장 전문가들 초청해 ‘제2차 육아정책연구소 열린토론회’를 열었다. 최대성 기자 ⓒ베이비뉴스
육아정책연구소는 지난 9일 부모·보육·교육현장 전문가들 초청해 ‘제2차 육아정책연구소 열린토론회’를 열었다. 최대성 기자 ⓒ베이비뉴스

◇ "부모의 노동시간 줄이는 부처간 협업 필요"

세 번째로 토론에 나선 이고은 정치하는 엄마들 공동대표는 아이를 잘 키우기 위한 사회의 중요한 요소는 부모의 노동시간이라고 강조했다. 

이 공동대표는 “아이 키우기 좋은 사회를 만들겠다고 단순히 교육부(교육)나 보건복지부(보육)에서만 해결하려하면 안 된다. 아이 키우는 일에 부모의 노동시간이 굉장히 중요한 요소라는 생각을 하는데, 노동시간과 육아정책 간의 상관관계를 따지려면 고용노동부 등 범 부처 간의 협업도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또 그는 “박근혜 정부 이후에 무상보육 실시되고 아주 어린 영유아기부터 보육기관에서 생활하는 것이 당연시 됐는데, 개인적으로 향후에 이렇게 생활한 아이들의 정서 발달에 어떤 영향이 나타날지 궁금하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아동의 적절한 보육기관 이용시간을 논의하면서 주로 성인의 관점인 부모의 노동시간과 보육기관 현실만을 기준으로 삼는데, 아동의 입장에서 어느 정도 보육기관을 이용하는 게 좋으며 몇 살부터 보육기관을 이용하는 것이 타당한지에 대한 판단기준이 연구적으로 증명되면 좋겠다”며 “국가의 육아정책 기준이 아동의 입장에서 설계돼야 한다는 측면에서 그 기초가 되는 정책 연구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말했다.

덧붙여 그는 “부모에 노동시간이 아이의 정서발달에는 미치는 영향이라든가, 보육기관 이용시간에 따른 아이 삶의 만족도 등의 연구가 이뤄졌으면 좋겠다”며 “현황 연구와 통계 자료 말고 사회구조적 요인과 육아정책 효과 간의 상관관계나 인과관계를 따져 정책 설계의 철학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연구, 실질적으로 제도개선에 이를 수 있는 명확한 가설연구들이 이뤄졌으면 좋겠다”고 마무리 했다.

네 번째 토론자로 나온 한국노총 여성본부 김순희 본부장도 ‘부모의 노동시간’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김 본부장은 먼저 “보육정책은 일하는 여성을 우선적으로 생각해야 한다. 저출산 정책이라고 정부가 지난 몇 년간 돈을 부었지만 출산율은 오히려 감소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현재 영유아보육과 유아교육이 분리돼 있는데, 가장 피해를 보는 게 아동과 부모다. 가장 큰 문제는 보육정책을 만들어 나갈 때 그 핵심주체인 부모가 빠져있다는 것이다. 연구소는 이러한 점을 고려해서 앞으로 연구를 진행할 때 많은 시민사회에서 일하는 여성들 및 여성 노동단체들과 함께 연구를 진행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끝으로 그는 “보육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또 필요한 부분이 보육교사 처우문제다. 보육교사는 초등교사보다 직장도 불안하고 인권도 제대로 보장받지 못하고 있다. 반드시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계획이 만들어져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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