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비뉴스 이유주 기자】
"요즘 미세먼지가 심해서, 아기 태어나기 전에 미리 구매해야겠어요."
임신 4개월 차 이효민(가명) 씨는 최근 공기청정기 구매를 적극 고려하고 있다. 요 며칠간 또다시 미세먼지가 기승을 부리면서 위기감을 느꼈기 때문이다. 이 씨는 "아기 태어나려면 아직 좀 멀었지만, 공기청정기를 구매해야겠다. 요새 미세먼지가 심해 기관지 약한 제 목이 먼저 반응을 한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최근 미세먼지 농도가 '나쁨' 수준을 이어가면서, 미세먼지 관련 가전제품 및 용품의 매출이 눈에 띄게 늘었다. 종합 쇼핑몰 G마켓, 11번가 등에 따르면 올해 들어 미세먼지 관련 용품 매출은 전년 대비 최대 1460%까지 증가한 것으로 확인됐다.
17일 11번가에 따르면 1~15일 기준 전주와 대비해 ▲마스크·황사용품(25%) ▲가습기(19%) ▲공기청정기(21%) ▲산림욕기(179%) 등의 매출이 늘었다. 전년 동기와 비교해서는 각각 115%, 137%, 59%, 58% 매출이 증가한 것으로 조사됐다.
G마켓은 10~16일 기준 전주 동기 대비 ▲노스크(1460%) ▲휴대용 캔산소(204%) ▲마스크(115%) ▲공기청정기(32%) ▲의류건조기(25%) 등의 순으로 매출이 증가했다. 그중에서도 노스크는 코 삽입형 마스크로 폭발적인 성장세를 보였다. 마스크 착용 시 입과 코 주변에 습기가 차는 것을 불편해하는 소비자들이 구매한 것이다.
G마켓 관계자는 "미세먼지가 심각해지면서 특히 유아동을 둔 부모들을 중심으로 야외 활동을 위한 전용 마스크는 물론이고 공기청정기나 휴대용 캔산소 등 관련 제품을 찾는 이들이 많아지고 있다"며 "미세먼지 이슈가 언제까지 지속될지 여부는 확실히 알기 어렵지만, 황사가 심해지는 봄까지는 지속적으로 판매량이 증가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부모들 사이에서는 공기청정기가 선택이 아닌 필수 구매품으로 자리를 굳힌 모양새다. 면역체계가 완전하게 발달하지 못한 영유아를 위해 실내 공기질 관리의 필요성을 느낀 것. 지난 1일부터 17일 오전까지 한 육아커뮤니티에는 공기청정기에 관한 게시글이 총 505건으로 전년 동기간 (255건)대비 224%였다.
한 육아맘은 "미세먼지가 앞으로도 더 기승을 부릴 테니 공기청정기도 빨리 사야 할 것 같다"며 "지금까지는 큰 필요성을 못 느꼈는데 이젠 정말 필요하다고 느껴진다"고 말했다. 다른 육아맘은 "미세먼지가 심하다고 하니 공기청정기 사야겠다. 어느 브랜드가 좋고 가격대는 얼마가 적당하냐"며 제품 추천을 받기도 했다.
집에 공기청정기를 2대 이상 설치하려는 부모도 있다. 한 육아맘은 "진짜 미세먼지 때문에 나가지도 환기도 못하고 못 살겠다. 공기청정기 한 대 더 구입해야 할 예정"이라고 토로했다. 이 밖에도 엄마들은 "공기청정기가 진짜 필수품이 됐다", "요새 미세먼지가 너무 심해서 아기한테 미안하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한 가전제품 업계 관계자는 "공기청정기는 늘 꾸준히 성장세였지만 요즘과 같이 '미세먼지 비상조치' 정도의 상황이 지속되면 성장폭이 더 커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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