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 중이염, 꼭 항생제 먹여야 치료되나요?
아이 중이염, 꼭 항생제 먹여야 치료되나요?
  • 칼럼니스트 김영지
  • 승인 2018.02.14 1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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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건강꿀팁] 우리 아이 단골병 '중이염'

Q. 3살 아이가 어린이집에 다니고부터는 감기에 자주 걸립니다. 감기가 오래가서 병원에 갔더니 중이염까지 왔다고 하더라고요. 예방과 치료에 대해 알려주세요.

아이들은 성인에 비해 바이러스나 균의 침입이 쉬워, 중이염이 많이 나타나게 됩니다. ⓒ베이비뉴스
아이들은 성인에 비해 바이러스나 균의 침입이 쉬워, 중이염이 많이 나타나게 됩니다. ⓒ베이비뉴스

요즘 어린이집에 잦은 감기로 며칠씩 등원을 못하는 아이들이 많습니다. 단체생활을 시작하고 한 달 정도가 지나면 단체생활증후군(아이들이 단체생활을 하면서 감염성 질환을 반복하며 발병하는 증상)으로 인해 감기를 달고 사는 아이들이 늘어나기 때문입니다. 감기에 걸린 기간이 길어지면 합병증으로 인한 중이염으로 고생하는 아이들도 늘어나게 됩니다. 만 4세 이전의 아이들의 80~90%가 한 두 번 이상을 앓는다는 '중이염', 과연 항생제만이 치료 방법일까요?

◇ 중이염이 아이들에게 많이 나타나는 이유

감기에 걸리면 코 점막과 함께 귀와 코를 연결하는 기관인 '이관'을 덮고 있는 점막이 부어올라 막힐 수 있습니다. 이때 시간이 지나면 귀의 압력이 함께 낮아지게 됩니다. 그러다 이관이 잠시 뚫리면 압력의 차이로 콧물이나 이물질이 이관을 통해 귀로 들어가게 됩니다. 이것이 바로 중이염의 원인이 되지요. 아이들은 성인에 비해 '이관'이 짧고 굵으며 곧게 뻗어있어 바이러스나 균의 침입이 쉬워지므로 중이염이 많이 나타나게 됩니다.

◇ 중이염 대표 증상

- 급성 중이염 : 중이에 급성 염증이 생기는 것을 의미합니다. 대표적인 증상으로는 발열, 귀 통증 등이 있습니다. 심해지면 고막이 터져서 귀에 고름이 흘러나올 수 있습니다. 고름이 흘러나오면 통증은 줄어들기 때문에 심한 아이의 경우 일부러 절개해서 고름을 빼기도 합니다. 고막은 스스로 재생이 되기 때문에 터진 것을 걱정할 필요는 없습니다.

- 삼출성 중이염 : 중이에 맑은 삼출액이 차는 것을 의미합니다. 급성 중이염과 달리 귀가 아프거나 열이 나는 증상이 없이 발병하는 것이 특징입니다. 아이가 자신을 부르는 소리를 듣지 못하거나, 티브이 소리를 키운다면 한 번쯤 의심해볼 수 있습니다. 육안으로 확인할 수 있는 별다른 증상이 없어 알아차리기 어렵지만, 6개월 정도 내에 저절로 낫기도 합니다.

◇ 중이염의 위험성

중이염은 대부분 감기가 낫고 나서 함께 좋아지는 경우가 많지만 오래 가게 된다면 청력 저하가 길어질 수 있습니다. 특히 말을 배우는 시기에 중이염이 오래간다면 청력저하로 인한 언어발달과 사회성 발달에 문제가 될 수 있습니다. 이 때 수술을 통한 튜브 삽입의 대상이 되기도 합니다. 중이염이 반복적으로 발생하고 길게 간다면 원인이 무엇인지 주의깊게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 중이염, 항생제를 먹여야만 치료가 되나요?

급성중이염인 경우에는 적절한 항생제 치료를 받으면 증상이 2~3일 내에 완화되고 고막 천공을 방지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이후 중이염의 재발을 예방하지는 못하며, 설사나 발진과 같은 부작용이 있을 수 있습니다. 2세 이상의 아이 경우에는 심한 증상(2일 이상의 귀 통증, 39도 이상의 발열)이 없는 경우는 항생제 복용 없이도 치료가 가능합니다.

삼출성 중이염의 경우에는 항생제 복용을 제안하지 않습니다. 세균감염으로 인한 경우가 드물고, 자연치료율이 높기 때문에 항생제 내성이나 부작용의 위험을 감수하고서까지 복용하지 않아도 됩니다.

◇ 중이염, 한의학적 치료 원리와 방법

중이염은 급성 중이염과 만성 중이염으로 나누어 한방 치료를 진행하게 됩니다.

급성 중이염은 단독으로 오는 경우는 별로 없으며, 감기로 인해 발생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에 콧물, 코막힘, 기침 등의 감기 증상과 종합하여 처방을 하게 됩니다. 한방에서는 급성 중이염의 원인을 風熱(풍열)로 보며, 중이염이 함께 오는 감기는 풍열 감기라 하여 풍열을 없애는 한약 처방을 합니다. 이와 함께 폐를 튼튼히 하는 혈자리에 침 치료, 뜸 치료를 병행합니다.

만성 중이염은 중이염이 낫지 않고 오래 지속되어 正氣(정기, 몸의 면역력 및 건강 상태)가 약해진 상태에 발병하기가 쉽습니다. 이때는 풍열을 없애주는 치료도 중요하지만, 아이 자체의 정기를 보강하는 치료를 병행해야 합니다.

아이가 감기에 잘 걸리는데다 허약하고 밥도 잘 안 먹는다면, 선천적으로 腎(신)의 기운이 허약한 것으로 봅니다. 이에 신장의 진액을 보충해 염증을 배출하도록 도와주는 한약 처방을 하여 허약한 기운을 보강할 수 있습니다. 또한 폐와 신을 튼튼히 하는 혈자리에 침 치료, 뜸 치료를 병행합니다.

◇ 중이염 예방법과 생활관리법

- 코를 세게 풀지 않는다. 코를 세게 풀면 귀와 코의 압력차로 균들이 귀로 빨려 들어가기 쉽기 때문에, 코를 한쪽씩 풀어 귀에 가해지는 압력을 줄여야 한다.

- 귀를 만지지 않는 것이 좋다. 귀에 염증이 생기면 귀가 가렵고 아파서 손으로 귀를 만지게 되는데, 이렇게 하면 세균에 더 감염될 수 있으므로 최대한 손을 대지 않는 것이 좋다.

- 젖병 대신 숟가락이나 컵으로 먹인다. 중이염에 걸린 아이가 젖병을 빨면 귀의 압력이 올라가 더 아플 수 있으므로, 숟가락이나 컵에 넣어 조금씩 마실 수 있도록 한다. 누운 자세에서 수유를 하면 분유가 중이로 들어갈 수 있으므로 약간은 세운 상태에서 먹이도록 한다.

- 귀가 물에 젖으면 바로 말려준다. 목욕을 하거나 물놀이를 하면 귀가 젖거나 물이 들어갈 수 있는데, 그냥 두면 염증이 생기기 쉽다. 물이 들어간 쪽의 귀를 아래쪽으로 향하게 한 후 누워있으면 저절로 물이 흘러나온다. 드라이기를 약하게 하여 멀리서 귓속을 살짝 말려주는 것도 도움이 된다.

- 수영장은 가급적 가지 않는다. 귓속에 물이 들어가더라도 고막이 있기 때문에 중이로 물이 들어가지는 않는다. 하지만 아이들은 코와 입으로 물을 많이 마시게 되고, 코로 들어간 수영장 물이 중이로 넘어가 세균 감염이 일어날 수 있다.

◇ 중이염에 좋은 지압법

코가 뚫려야 중이염도 치료됩니다. 평소 따뜻한 물수건을 코에 대고 코 주변을 꾹꾹 눌러주면 코의 건조함을 줄이고 코막힘이 완화될 수 있습니다. 이와 함께 아래 혈자리를 지압해주면 중이염 예방 및 증상 완화에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 입을 벌리면 귀 앞쪽에 움푹 들어가는 곳을 지압해주세요.

- 귓불 뒤쪽에 움푹 들어간 부위를 지압해주세요. 세게 누르면 아이가 아파할 수 있으니, 살살 문지르듯이 눌러주세요.

- 손등에서 손가락 4번째, 5번째 손가락 사이로 첫 번째 관절을 지나 움푹 들어간 곳과 주먹을 쥐었을 때 새끼손가락 끝이 닿는 곳의 맞은편의 손등 부위를 지압해주세요. 염증이 심할 때 도움이 됩니다.

*칼럼니스트 김영지는 한방내과 전문의로, 경희대학교 한의과대학을 졸업하고, 동대학원에서 박사과정을 마쳤다. 현재 압구정 함소아한의원 대표원장으로 일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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