맞벌이 부부는 임신 중에도 힘든 일이 많습니다. 남편이 신경을 많이 쓰더라도, 아내는 임신 스트레스에 회사 업무까지 겹치니 얼마나 힘이 들까요. 요즘에는 임신한 부부들이 태교여행으로 해외도 떠난다고 많이 들었지만, 우리 부부에게는 해외는커녕 국내여행도 먼 이야기였어요. 주야 교대 근무로 주말에도 일해야 했던 남편, 휴가 쓰기 힘들 정도로 바쁜 아내, 서로의 일정을 맞추기는 쉽지 않았기 때문이죠. 그러던 어느 날 아내에게서 메시지가 왔어요.
"여보 이번에 쉬는 주말이지? 여행 가자."
"몸은 어때? 여행 가도 괜찮아?"
"답답해서 바람 쐬러 어디든지 떠나고 싶어. 단풍 구경도 하고 싶었는데 벌써 다 떨어진 거 같고."
"다음 주까지 제출해야 하는 거 있다고 했잖아. 안 바빠?"
"괜찮아. 쉬고 와서 빨리하면 되지."
"알겠어. 이번에 못 가면 씩씩이 낳기 전에는 가기 힘들겠지?"
"그럼 이게 태교여행이네? 어디 갈지 빨리 알아보자."
그때는 태교여행 가기에 적당한 시기인 임신 22주차였고, 그렇게 두 달에 한 번씩 찾아오는 주말 휴일에 충남 부여로 태교여행을 떠나게 되었어요.
"와 공기 좋다. 여보가 보고 싶다던 단풍도 아직 안 떨어졌고."
"서울 떠나서 흙 밟으니까 정말 기분 좋아. 이런 게 정말 힐링이지."
"남들은 태교한다고 해외여행도 가는데, 못 가줘서 미안해."
"아니야. 굳이 해외에 안 가도, 씩씩이랑 함께 나오면 태교여행인 거야."
임신한 기간 동안 보던 아내의 얼굴과는 완전히 다른 표정이었어요. 매일 스트레스받은 무표정을 볼 때에는 몰랐는데, 오랜만에 밝은 표정을 보니 확연히 느껴졌습니다. 그로 인해 태교여행의 진정한 의미도 깨달을 수 있었어요. 임신 중에도 업무로 바쁜 아내에게 필요한 것은, 거창한 여행이라기보다 일상에서 잠시 벗어나는 시간과 가족이 함께하는 소중함이었습니다.
◇ 태교여행의 진정한 의미
▲ 임신 초기의 스트레스를 해소하는 여행
▲ 일상에서 벗어난 다른 장소에서 느끼는 해방감
▲ 하지만 산모와 태아를 위한 여행이므로 모두 건강할 때 떠나는 여행
▲ 산모의 입덧이 끝나는 시기와 태아가 안전하게 자리 잡은 임신 중기가 적절한 시기
▲ 거창한 여행이 아니더라도 태아와 남편이 함께해 소중함을 느낄 수 있는 시간
*칼럼니스트 황수웅은 3살의 딸을 직접 육아하는 아빠이며, 아기 성장동영상을 제작하는 '앙글방글'의 대표입니다. 딸이 태어나기 전에는 평범한 회사원이었으나, 육아를 위해 3개월의 육아휴직 후 퇴사를 하고 직접 육아하고 있습니다. 아빠가 하는 육아에 대해 많은 사람들에게 전하려고 글을 쓰게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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