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생하는 부모? 맹목적인 사랑? 아니, 행복하고 유쾌한 부모!
[이정수의 결혼수업] 희생이란 이름에 갇혀 자신의 행복마저 포기하지 말아요
일전에 감동적인 부모님 광고를 본 적이 있었습니다. 영상에서 초보 부모로 보이는 분들에게 자녀들에 대해서 설문을 먼저 하고, 같은 질문의 주어를 부모님으로 바꿔서 다시 질문을 하죠. 그럼 자녀들에 대한 질문 때보다 훨씬 답하기 힘들어 합니다. 그러다가 '훅!' 부모님의 영상이 나오죠. 그럼 코끝이 찡해지면서 울보가 됩니다. 보고 있던 저도 울보가 됐죠. 사실 어떤 패턴이건 간에 약간의 분위기만 조성하고 아버지, 어머니라는 단어만 던져도 금방 뭉클해지긴 하긴 합니다.
아버지, 어머니... 이 단어가 가지고 있는 애잔함이겠죠. 날 위해 모든 것을 희생하시고 맹목적인 사랑을 주신 그 분들이 늘 감사하고, 미안합니다.
그런데, 저는 이런 느낌이 좀 싫었습니다. 감사한 느낌은 괜찮지만, 미안한 감정은 안 생겼으면 했고, 아이에게 비춰진 저의 모습은 불쌍한 사람이 아니었으면 했습니다. 내 딸의 기억 속의 아버지와 어머니라는 단어는 슬픈 단어가 아니었으면 한다는 거죠. 아빠, 엄마를 떠올리면 자신의 인생을 충분히 즐겁고 유쾌하게 살았던 모습이 떠올랐으면 했습니다.
그래서 우리 부부는 그렇게 살고 있습니다. 솔직히 누군들 그렇게 안 살고 싶겠습니까? 다 행복하게 살고 싶고, 여유 있게 살고 싶죠?! 그런데, 어디 세상이 그렇게 둡니까? 맞습니다. 그런데, 저도 이 조건에서 벗어 날 수 없는 사람입니다. 사실 제가 그렇게 대단한 사람은 아니잖습니까? 사회적 지위가 높은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재산이 넉넉한 것도 아닙니다. 21일 카드결제일이 되면 저도 늘 쫄립니다. 우리 아내 역시 언제 일이 없어지지 않을까 걱정을 하며 사는 프리랜서입니다. 하지만, 이런 환경 속에서도 선을 잘 그었더니 아빠, 엄마도 가족에게 희생만하고 본인의 인생을 누리지 못했던 이름이 되지 않더라고요.
일단 일하고 돈을 버는 과정에 선을 그었습니다. ‘내가 누구 때문에 이렇게 힘들게 고생하는데’라는 표현을 많이 들어봤을 겁니다. 그런데, 이거 아니라는 거죠.
우리는 힘이 들면 핑계를 대고 싶어집니다. 자신의 책임을 줄이기 위한 것이죠. 솔직히 부양가족이 생겼기 때문에, 특정 직업을 가졌고 때려치우고 싶어도 못하는 것이 아닙니다. 부양가족이 없었다고 해도 나는 그렇게 일을 했을 겁니다. 단지 그것보다 더 좋은 환경에서 일을 할 수 있다는 확신이 안서서 못 때려치우는 거죠. 가족 때문에 내가 고생을 하고 있다는 생각에 선을 그어 보세요. 가족은 내 어깨 위에 짐이 아닙니다. 내가 돈 버는 과정이 가족을 위한 희생이 아닌 거죠. 돈을 버는 과정은 원래 그냥 힘든 겁니다.
저는 육아와 가사도 그냥 하는 것이 아닙니다. 제가 사랑 받고 싶어서 하는 겁니다. 아이에게 사랑 받고 싶어서 열심히 잘 해주는 것이고, 가사도 아내에게 사랑 받고 싶어서 하는 겁니다. 저의 행동이 대단히 숭고한 일이 아니라는 거죠. 저는 사랑 받고 싶은 목적이 분명합니다. 그리고 무리하게 잘하지도 않습니다. 내일도 잘 할 수 있는 정도로 하죠. 저는 오래 사랑 받고 싶으니까요.
아버지와 어머니가 됐다고 해서 심리적으로 자신을 옥죌 필요가 없습니다. 부모가 됐어도 우리가 한번 밖에 못 산다는 것은 변함없어요. 부모지만 부부로서 사람으로서 적당히 선을 긋고 행복을 누리시길 바라겠습니다.
*칼럼니스트 이정수는 ‘결혼은 진짜 좋은 것’이라는 것을 스스로 증명해가며 살고 있는 연예인이자 행복한 남편, 그리고 아빠다.
Copyright ⓒ 베이비뉴스 · pr@ibabynews.com저작권자 © 베이비뉴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베이비뉴스 기사후원 ARS 1533-5155후원 안내























댓글 0
댓글을 쓰면 댓글 운영정책과 이용약관에 동의한 것으로 봅니다. 신고된 댓글은 24시간 안에 검토합니다 · 문의 pr@ibabynews.com
아직 댓글이 없습니다. 첫 댓글을 남겨 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