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 놀이터는 한마디로 Ctrl C+Ctrl V”
“도시 놀이터는 한마디로 Ctrl C+Ctrl V”
  • 이중삼 기자
  • 승인 2018.07.30 16:5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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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도시 아이들의 삶과 이동, 놀이에 관한 토론회’

【베이비뉴스 이중삼 기자】

지난 24일 국회의원회관 제2소회의실에서 열린 '도시 아이들의 삶과 이동, 놀이에 관한 토론회' 토론자로 나온 최아인 양의 모습. 최대성 기자 ⓒ베이비뉴스
지난 24일 국회의원회관 제2소회의실에서 열린 '도시 아이들의 삶과 이동, 놀이에 관한 토론회' 토론자로 나온 중학생 최아인 양. 최대성 기자 ⓒ베이비뉴스

“저는 실제로 여러 놀이터 디자인에 많이 참여해봤습니다. 순천 기적의 놀이터 디자인, 어린이대공원 놀이터 디자인, 저희 동네에 생기는 주민들을 위하는 공간 디자인 등 저는 많은 디자인 활동에 참여해봤지만, 실제로 어린이들의 디자인을 반영하고 아이들이 만족할 수 있도록 만들어준 곳은 순천 기적의 놀이터밖에 없었습니다.”(서울 남성중학교 1학년 최아인 양)

지난 24일 국회의원회관 제2소회의실에서 ‘도시 아이들의 삶과 이동, 놀이에 관한 토론회’가 열렸다. 김영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주최하고 걷고싶은도시만들기시민연대와 세이브더칠드런이 주관한 이날 토론회에 서울 동작구 남성중학교 1학년 최아인 양은 토론자로 참석했다. 최 양은 “제가 지금까지 봐왔던 도시 놀이터의 현실은 한마디로 Ctrl C + Ctrl V였습니다”라고 설명했다.

◇ “어떻게 그 많은 놀이터들이 다 똑같이 생긴 걸까”

지난 24일 국회의원회관 제2소회의실에서 김영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주최하고 걷고싶은도시만들기시민연대와 세이브더칠드런이 주관해 열린 '도시 아이들의 삶과 이동, 놀이에 관한 토론회' 현장 모습. 최대성 기자 ⓒ베이비뉴스
지난 24일 국회의원회관 제2소회의실에서 김영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주최하고 걷고싶은도시만들기시민연대와 세이브더칠드런이 주관해 열린 '도시 아이들의 삶과 이동, 놀이에 관한 토론회' 현장 모습.최대성 기자 ⓒ베이비뉴스

최 양은 재작년 ‘동작구 아무거나 프로젝트’에 참여해 동작구에 있는 놀이터 열 군데 정도를 탐방하고 스스로 만든 평가지를 작성한 후 보고서를 만들어 서울시 푸른도시국과 동작구청 공원 녹지과에 전달한 적이 있다.

최 양은 “보고서를 만들기 위해 마지막으로 친구들과 모여 점검을 했을 때 방문했던 놀이터들이 ‘다 똑같다’는 생각밖에 들지 않았습니다. 이렇게 많은 놀이터가 있는데 어떻게 그 많은 놀이터들이 다 똑같이 생긴 걸까 도시 놀이터를 한마디로 표현하자면 Ctrl C + Ctrl V라고 생각이 들었습니다”라고 말했다.

사실 놀이터는 아이들의 삶에서 사랑받는 공간이다. 세이브더칠드런과 서울대 사회복지연구소가 진행한 ‘한국 아동의 삶의 질 연구’에서 만난 아이들의 상당수는 놀이터를 자신의 생활 반경에서 중요한 곳으로 인식하고 있었다. 놀이터는 아이들에게 공터 이상의 의미이다. 동네를 안전하게 느끼고 친구들과 어울릴 수 있는 공간인 것이다.

유엔아동권리협약 제12조 의견존중에 따르면 “아동은 자신에게 영향을 미치는 문제를 결정할 때 의견을 말할 권리가 있다. 어른들은 아동의 의견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고 명시돼 있다. 놀이터는 아이들의 삶에 영향을 미치는 역할을 하기 때문에 아이들은 자신들의 의견을 말할 수 있어야 하고 이를 듣는 창구가 있어야 한다.

하지만 놀이터를 조성하는 과정이나 주변환경 등 아이들의 목소리를 듣는 과정은 드물다. 현재 시점에서 중요한 지점은 아이들에게 직접 놀이터 이용에 관한 목소리를 듣고 이를 반영해야 하는 것이다.

최 양은 어린 시절 자주 놀던 새싹어린이공원도 처음과 다르게 기존 놀이터와 똑같아졌다며 아쉬움을 내보였다.

최 양은 “제가 어릴 적부터 놀던 놀이터, 새싹어린이공원은 처음에는 현재 놀이터와 같이 평범한 놀이터가 아니었습니다. 하지만 점점 시간이 갈수록 새싹어린이공원은 평범한 모습으로 바뀌었습니다”라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최 양은 “어른들이 아이들에게 도시를 돌려주려 한다면 놀이터, 어린이와 청소년을 위한 공간을 만들 때 다양한 방식의 놀이터와 공간을 만들어줬으면 합니다”라고 덧붙였다.

'도시 아이들의 삶과 이동, 놀이에 관한 토론회' 현장에서 아이를 데리고 온 한 엄마의 모습. 최대성 기자 ⓒ베이비뉴스
'도시 아이들의 삶과 이동, 놀이에 관한 토론회' 현장에서 아이를 데리고 온 한 엄마의 모습. 최대성 기자 ⓒ베이비뉴스

이에 대해 제충만 세이브더칠드런 권리옹호팀 과장은 “놀이터 개선이 필요한 곳에 적합한 놀이터를 구성하는 것이 중요하다. 예를 들어 인근 어린이공원이 대체로 유아 중심의 공간이라면 초등학교 고학년 아이들까지 활용할 수 있도록 놀이터를 계획하는 식”이라며 “특히, 한 지역 안에 놀이기구가 중복된다면 개선 과정에서 새로운 놀이기구를 도입하는 것도 필요하며, 무엇보다 아이들이 직접 문제를 바라보게 하고 의견을 내게하는 것이 언제나 중요하다”고 주장했다.

정수진 수원시정연구원 연구위원은 “여전히 일부 전문가들은 어린이가 자신들이 속한 지역사회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충분한 지식과 능력을 소유하고 있는지에 대해서 의문을 제시하거나, 혹은 학업으로 인해 충분히 참여할 수 있는 여가가 존재하지 않는다고 지적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정 연구위원은 “어린이는 우리가 속한 사회의 한 구성원이며, 구성원으로 성장해야 하는 과정에 있다. 자신들이 내린 결정이 가지고 오는 결과에 대해서 학습하고 배우는 과정을 거쳐야하며, 이는 단순 의사결정에 참여하는 것이 이상의 충분한 지원과 소통을 통해서 어린이 참여를 이끌어 내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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