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가 무엇을 말하려는지 더 모르겠어요
아이가 무엇을 말하려는지 더 모르겠어요
  • 칼럼니스트 김지연
  • 승인 2018.10.19 14:3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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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아이의 사회성 Q&A] 아이와 공감이 어려운 부모 마음 다스리기

Q. 일을 하고 있어서 다른 부모들에 비해 아이와 함께하는 시간이 상대적으로 적은 편인데도 불구하고, 아이와 함께있는 시간들에 점점 지쳐만 갑니다. 말은 또래보다 잘 하는 것 같은데도 아이가 무슨 말을 하려는 것인지, 어떤 문제인지, 정확하게 무엇을 요구하는지조차 모르겠습니다. 무엇이 문제일까요?

아이가 무슨 말을 하려는 것인지 모르겠습니다. 무엇이 문제일까요? ⓒ베이비뉴스
아이가 무슨 말을 하려는 것인지 모르겠습니다. 무엇이 문제일까요? ⓒ베이비뉴스

A. 갓난아이가 식사 때가 되어 울면 “아, 배가 고파서 우는구나. 분유 줄게”, 아이가 뛰다가 넘어져서 울면 “아, 넘어져서 아프구나. 호~ 해줄게”, 이렇듯 아이가 ‘왜?’ 우는지에 대해 이해하게 되면 초보 부모단계는 지났다고 합니다.

말을 하지 못함에도 불구하고 부모가 이처럼 문제를 해결해줄 수 있었던 것은 아이를 오랜 시간 관찰하고 해결하기 위한 노력을 끊임없이 했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결과들은 패턴화 되어 아이의 행동을 예상할 수 있게 됩니다. 자신의 배고픔을 알아차리고 분유를 주는 것, 자신의 아픔을 알아차리고 다독여주는 것으로 아기는 부모가 자신의 마음을 이해하고 알아준다고 받아들이게 됩니다.

이후 조금씩 말은 할 수 있게 되지만 어휘가 풍부하지 않으므로, 복잡한 감정이나 상황에 대해 잘 전달되지 않을 때 아이는 답답함에 화를 내거나 소리를 지르는 행동들이 잦아지기도 하고, 이러한 행동에 부모가 야단을 치면 아이는 공감받지 못한다고 여기게 됩니다.

아이들은 단지 말을 할 줄 아는 것이지 유창하게 자신의 상황을 설명할 수 있는 것이 아닙니다. 그러므로 부모는 갓난아기 때 하던 관찰과 노력들을 아이가 말을 할 수 있다는 이유로 멈춰서는 안 됩니다.  끊임없는 관찰을 하시되, 마음부터 공감하고 난 뒤 문제를 이해하려고 노력하셔도 시간은 충분합니다. 무조건 아이의 문제부터 해결해주어야 한다는 생각에서 벗어나는 것이 중요합니다.

◇ 자녀의 정서지능을 키울 수 있는 1차적인 사람은 부모입니다

인형놀이를 하다보면 아이들이 인형에게 우유를 먹이며 하는 행동들이 있습니다.

“아~ 우리 아기 잘한다.” “엄마가 해줄게~.” “엄마가 때찌때찌 한다!”

이러한 표현들은 스스로 부모에게 받은 다양한 감정들에서 나온 말일 것입니다. 거울 속에 비친 자기 모습처럼 상대방의 행동을 그대로 모방하여 나타내는 것을 심리학 용어로 ‘미러링 효과’라고 하는데, 이는 친밀한 관계들에서 자연스럽게 학습되어 나온 행동들입니다.

아이들은 부모를 모방하며 계속해서 학습하고 있습니다. 자녀의 정서지능을 높일 수 있는 방법은 감정에 대해 공감받는 것과 부모와 대화하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이러한 행위를 많이 모방한 아이일수록 정서지능은 더욱 높아질 것입니다.

◇ 감정의 공감이 되어야 대화가 가능합니다

자녀가 좋은 미러링을 하기 위해서는 부모가 좋은 모델이 되어야 합니다. 격양된 목소리로 다그칠 것이 아니라 자녀와 비슷한 호흡으로 그의 말에 경청하는 태도를 보여주는 것에 자녀는 공감받는다 여기게 됩니다.

자녀에게 기쁘다, 행복하다, 슬프다 등 감정단어를 사용하여 전달하는 것을 권하지만, 상황에 따라 부모도 여러 감정이 원활하게 표현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이럴 땐 감정단어뿐만 아니라 행동으로 감정을 표현할 수도 있기 때문에 타인의 감정을 읽을 만큼 성숙되지 못한 아이들에게는 행동으로 공감을 표현해주세요.

크게 끌어안거나, 잘했다며 '엄지척'을 해주거나, 편안한 표정만 지어주셔도 아이는 공감받고 안정된 감정으로 자라납니다.

아이들은 자신의 말을 못 알아들으면 화를 내거나 소리를 지르는 행동을 보입니다. 이는 감정전달이 익숙하지 않기에 행동으로 감정을 표출하는 것이지요. “OO이가 하고 싶은 말이 있는데 엄마가 못 알아들어서 답답하지? 엄마도 많이 답답해”라는 이야기만 하셔도 아이는 공감받은 감정을 가지게 됩니다.

무엇이든 즉각적인 문제해결부터 하려고 하지 않아도 좋습니다. 부모의 감정표현과 공감만으로도 상황은 충분히 해결 가능합니다. 하지만 화를 내고 소리를 지르는 행동이 과격해진다면 부모가 자녀의 손을 꼭 잡고 힘을 주며 “이런 모습은 옳지 않아”라며 단호하게 부모의 감정전달도 할 줄 알아야 합니다. 낮은 톤의 목소리와 단호하고 간결한 언어표현은 부모의 감정을 더욱 잘 전달할 것입니다.

*칼럼니스트 김지연은 한 아이의 엄마이자 아동심리치료 전문가로, 현재 부산의 연세i정신건강의학과에서 아이의 마음을 들여다보는 심리치료사로 근무하고 있다. 교육상담심리학 석사로 현장에서 10년 이상 근무했던 노하우를 바탕으로 동아출판의 칼럼을 시작, 현재는 언론사 칼럼란에 사회성 기술(Social Skill) 및 심리 관련 이야기를 연재하고 있다. 상담 시 가장 많이 듣는 '부모가 어떻게 해주면 될까요'라는 질문에 대한 답을 가정에서 할 수 있는 놀이를 통해 찾아보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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